인텔, 독일서 일부 제품 판매 못 한다… 특허침해 소송서 패소

미국의 반도체기업 인텔이 독일 특허침해 소송에서 패소했다. 독일 법원은 인텔이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R2세미컨덕터(R2)의 반도체 전압 조절 기술을 침해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독일에서는 인텔의 일부 제품의 판매가 금지될 전망이다.

인텔 본사 전경. /인텔 제공

7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서부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은 이날 R2가 인텔이 반도체 전압 조절 기술과 관련한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면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법원 대변인은 “인텔은 독일에서 이 특허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법원은 또 인텔에 모든 특허침해 제품에 대한 리콜과 판매금지를 명령하라고 판시했다. 아울러 2020년 3월부터 독일에서 판매한 특허침해 제품에 대한 정보를 R2에 제공해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

FT는 해당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판결이 인텔 반도체를 장착한 HP나 델 제품의 판매 금지로 이어질 수 있는 등 파급효과가 광범위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인텔은 독일 법원의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송은 인텔의 아이스레이크, 타이거레이크, 앨더레이크 등 10∼12세대 프로세서와 아이스 레이크 서버(제온) 프로세서와 관련돼 있다. 이번 소송의 영향을 받은 프로세스 가운데 일부는 이미 단종됐다. 인텔에 따르면 13·14세대인 랩터 레이크와 랩터 레이크 리프레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은 성명에서 “R2가 인텔과 같은 혁신 기업으로부터 거액을 갈취하기 위해 연쇄 소송을 제기했다”면서 “소송이 유일한 비즈니스인 유령회사로 보이는 R2 같은 회사가 중앙처리장치(CPU)와 기타 핵심제품에 대한 금지 명령을 받아내 소비자, 노동자, 국가 안보와 경제에 피해가 발생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R2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피셔는 “인텔이 우리 특허에 대한 반복적이고 만성적인 침해에 책임을 지기보다는 계속해서 거짓 주장을 퍼뜨리는 것이 놀랍지는 않지만 실망스럽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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