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마스 가자 지도자 신와르 조건부 망명 허용 용의”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의 망명을 조건부로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미국 NBC뉴스가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자와 정부 고문들을 인용한 이 보도에 따르면 신와르의 망명 조건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억류된 모든 인질의 석방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통치 종식입니다.

당초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을 감행한 신와르와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의 무함마드 데이프 사령관을 제거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하마스와 전쟁이 4개월을 넘기고 130여명의 인질이 여전히 석방되지 못한 가운데 이를 해결할 대안으로 신와르 망명 방안이 제기된 것입니다.

이는 1982년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의 망명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이스라엘군이 PLO의 본부가 있는 레바논 베이루트를 포위하자 아라파트 의장은 미국 등의 주선으로 그 곳을 떠나 튀니지에서 망명 생활을 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한 고문은 “아라파트가 레바논을 떠난 것처럼 신와르가 떠나도 우리는 개의치 않는다”며 “모든 인질이 석방되는 한 그런 일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와르 망명안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민간인 지도자로 대체하고 현지 교육 시스템을 개혁하는 것을 포함해 이스라엘이 미국에 제시한 일련의 제안 가운데 하나라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카타르, 이집트는 지난달 28∼29일 프랑스 파리에서 단계적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팔레스타인 죄수 교환을 골자로 하는 중재안을 마련해 하마스에 전달했습니다.

이에 하마스는 3단계에 걸친 총 135일간의 휴전과 인질·수감자 교환,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등을 역제안했지만, 신와르의 망명이나 하마스의 가자지구 통치 종식에 대해선 어떤 언급도 없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역제안을 거부했습니다.

파리 회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신와르와 데이프 사령관을 포함한 하마스 지도자 6명을 가자지구 밖으로 내보내는 방안을 미국에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하마스가 망명 구상을 이미 배제했기 때문에 하마스에 공식적으로 제안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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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호 기자 (oasi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