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 목장·코스닥 간 양조장 …'동네명물'이 지역 살린다
지역 자연·문화에 혁신 결합
제주맥주는 코스닥에 입성
평창 산너미목장 전국적 인기
중기부 로컬크리에이터 사업
소상공인에 4천만원 지원
평균 경쟁률 15대1로 인기
강원 춘천시 약사고개 인근에 위치한 '약사천 수공업 팩토리'. 이곳에서는 2월 한 달간 춘천사회혁신센터가 춘천시와 함께 운영 중인 로컬 브랜드 'Made by 약사천'의 팝업 스토어가 열리고 있다. 마을 주민과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기획자가 손잡고 '약사명동 약재마을'만의 매력을 담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약재상이 많았던 약사동 얘기를 담아 쌍화탕과 감자맥주를 블렌딩한 '쌍화맥주'가 대표적이다. 로컬 브랜딩을 통해 지역을 알리면서 지역 상권 활성화와 고용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강원 평창군의 청옥산 산너미목장은 원래 흑염소 목장이었다. 이곳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전국을 대표하는 언택트 여행지로 떠올랐다. 특히 '차박(차에서 하는 캠핑)'을 즐기는 이들의 필수 코스가 됐다. 인디밴드 노래가 울려 퍼지고 MTB 라이딩이 펼쳐진다. 5060세대가 즐겨 찾던 흑염소 목장이 이제는 2030세대 발길이 끊이지 않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산너미목장은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실시한 '로컬크리에이터 페스타'에서 자연친화활동 분야 최우수 팀에 선정됐다.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소재로 혁신 아이디어와 결합해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창업가들이 떠오르고 있다. 8일 중기부에 따르면 정부가 지역 청년의 창업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2020년 신설한 '지역 기반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사업'의 평균 경쟁률은 14.9대1에 달한다. 로컬크리에이터는 지역에 정착하며 지역 가치를 창출하는 청년 창업가를 말한다. 지역의 자연과 문화 특성을 소재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결합해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게 핵심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모집공고에 지원한 이들 가운데 30대 이하가 60%, 비수도권이 60%를 차지하는 등 지역 청년의 관심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지역 기반 상품으로 전국 단위 히트상품을 만들어낸 제조업체도 있다. 현재 국내 4대 맥주회사로 등극한 '제주맥주'는 제주창경센터가 키워낸 유명 스타트업으로 2021년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제주 주산물인 감귤과 제주 천연화산 암반수를 활용해 수제맥주 '제주위트에일'을 만들어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제주맥주는 2020년 로컬크리에이터로 선정돼 제주창경센터 지원을 받아 제주맥주 양조장 투어 등을 포함한 '제주에서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참여자 4명을 모집하는 데 10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로컬크리에이터는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소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성공한 기업가형 소상공인이 지역 소상공인, 주민과 협력해 타 지역에서 많은 사람이 찾아올 수 있게 지방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로컬크리에이터를 지역 대표 기업으로 만들고 지역 대학교 등을 활용해 자율적으로 상권을 조성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중기부는 지난 7일부터 지역 기반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사업에 참여할 창업가를 모집하고 있다. 개인 분야는 로컬크리에이터 조건을 만족하는 소상공인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사업화 자금은 팀당 최대 4000만원까지 지원한다. 협업 분야는 개인과 달리 로컬크리에이터 정의와 요건을 충족하는 소상공인이 대표사가 돼 2개사 이상 팀을 이뤄 사업을 신청할 수 있다. 협업 분야의 사업화 자금은 팀당 최대 7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신사업창업사관학교를 졸업한 창업기업이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사업에 신청하면 우대가점이 부여된다.
인구 감소로 지역소멸 위기를 맞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로컬크리에이터 육성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나섰다. 경상북도는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로컬크리에이터를 체계적으로 키우기 위한 지원 조례를 마련했다. 경북에서는 낙차식 수경재배를 도입한 '젠틀파머스', 양조장을 여행 액티비티 상품으로 개발한 '리플레이스'를 비롯해 이미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로컬크리에이터가 활동 중이다.
경북 문경에 위치한 오래된 한옥을 카페로 바꿔 연 5만명 이상이 찾는 명소로 탈바꿈시킨 리플레이스 관계자는 "외면받고 있는 지역을 새로운 공간으로 바꿔 경제적 가치를 올리고 관광객 등 유입 인원을 늘리면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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