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비용에 4대 금융 실적 뒷걸음… KB 웃고, 우리 울었다

강유빈 2024. 2. 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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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금융그룹의 지난해 실적이 2022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뒷걸음쳤다.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과 민생 금융지원으로 비용이 늘어난 탓인데, KB금융만 두 자릿수 순이익 성장률을 기록하며 새 역사를 썼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이 8일까지 각각 발표한 경영실적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은 총 14조9,682억 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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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금융 지난해 순익 15조... 3.62% ↓
대규모 대손충당금·상생금융 비용 영향
KB '리딩금융' 탈환, '리딩뱅크'는 하나
4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 신한·우리·KB·하나금융그룹 제공

국내 주요 금융그룹의 지난해 실적이 2022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뒷걸음쳤다.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과 민생 금융지원으로 비용이 늘어난 탓인데, KB금융만 두 자릿수 순이익 성장률을 기록하며 새 역사를 썼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이 8일까지 각각 발표한 경영실적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은 총 14조9,682억 원으로 집계됐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힘입어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간 2022년 15조5,309억 원(새 국제회계기준 소급 적용)보다 3.62%(5,627억 원)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순이익 성장세를 지켜낸 건 KB금융이 유일했다. KB금융은 전년 대비 11.5%(4,789억 원) 증가한 4조6,31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2022년 신한금융에 내줬던 ‘리딩 금융’ 자리를 되찾아왔다. 역대 최고 실적이다. KB국민은행 당기순이익(3조2,615억 원)이 8.9% 늘었고, KB증권(3,896억 원)은 107.5% 성장하는 등 주요 계열사가 고루 기여한 결과다. 다만 4분기 순이익이 2,615억 원에 그치면서 ‘5조 클럽’ 입성은 불발됐다. 그룹 희망퇴직 비용 2,000억 원, 민생금융 지원 2,450억 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비 추가 대손충당금 5,550억 원 등 일회성 비용 탓이 컸다는 게 KB금융 설명이다.

4대 금융그룹 당기순이익. 그래픽=박구원 기자

신한금융 당기순이익은 4조3,680억 원으로 2022년 대비 6.4%(2,976억 원) 감소했다. 지난해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각각 10조8,179억 원과 3조4,2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 51%씩 상승했다. 하지만 2022년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매이익 효과(세후 3,220억 원)가 소멸되고, 4분기 선제적 충당금 적립(7,668억 원)과 상생금융 지원 비용(2,939억 원) 등 거액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연간 당기순이익을 끌어내렸다.

하나금융은 전년 대비 3.3%(1,190억 원) 감소한 3조4,51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마찬가지로 4분기 PF 부실 우려에 대비한 충당금 3,709억 원을 선제 적립하고, 상생금융 비용 2,041억 원을 반영한 영향이 컸다. 그래도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이 1조9,070억 원으로 65.3% 늘면서 견고한 실적을 냈다는 평가다. 계열사 중에선 하나은행이 전년 대비 12.3% 증가한 3조4,766억 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 2년 째 ‘리딩 뱅크’ 자리를 수성했다.

우리금융 당기순이익은 2조5,1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9.9%(6,250억 원) 급감해 3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상생금융(1,700억 원)과 충당금 확대(5,250억 원) 비용을 고려해도 감소 폭이 크다. 증권·보험사가 없어 우리은행 순이익(2조5,159억 원)이 그룹 순이익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점은 특히 문제로 지적된다.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선 이유다.

주주환원 확대엔 모두 한 목소리를 냈다. KB금융은 연간 총배당금을 주당 3,060원으로 정하고, 3,2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의했다. 연간 총주주환원율은 38.6%다. 신한금융은 연간 배당금을 2,100원으로 의결하고, 1분기 안에 1,500억 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연간 총주주환원율은 36%다. 하나금융의 연간 배당금은 주당 3,400원, 총주주환원율은 32.7%다. 우리금융은 연간 배당금 1,000원, 총주주환원율 33.7%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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