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꾹꾹 눌러담은 밥그릇 …"잊고지낸 가족 떠올라"

박동환 기자(zacky@mk.co.kr), 지혜진 기자(ji.hyejin@mk.co.kr) 2024. 2. 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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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자 씨(80)는 남편과 사별하고 큰아들을 사고로 잃고 혼자 산 지 올해로 13년째다.

이곳은 마포구가 노인들을 대상으로 점심 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효도밥상의 지정 식당이다.

효도밥상은 주로 혼자 사는 75세 이상 노인에게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무상으로 점심 식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곳은 탑골공원과 담장 하나를 두고 떨어져 있는데 배식을 기다리는 줄이 탑골공원 내부까지 U자형으로 길게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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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앞둔 노인 무료급식소
종로·마포 300명 이상 긴 줄
"일주일에 2~3번씩 꼭 찾아"
방문간호사 건강체크는 '덤'
최근 물가 뛰는데 지원 줄어
정치권은 선심성공약 남발만
8일 서울 마포구 성산1동에 있는 효도밥상 지정 식당 '아빠밥상'을 찾은 노인들에게 자원봉사자가 국을 떠주고 있다. 이곳에서는 매일 점심 식사를 무상 지원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변양자 씨(80)는 남편과 사별하고 큰아들을 사고로 잃고 혼자 산 지 올해로 13년째다. 하나 있는 딸은 전라도에 거주해 명절에도 만나기가 어렵다. 그에게는 '효도밥상'에서 함께 둘러앉아 먹을 수 있는 점심 식사가 하루 온기를 지펴주는 시간이다. 변씨는 "혼자 살아 여러 반찬을 해 먹기 어려운데 여기는 매일 메뉴가 바뀌고 사장님과 직원들도 친절해서 좋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의 안부를 살피고 든든한 한 끼를 책임지는 곳들이 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매일경제가 찾은 이곳은 평소보다 더 활기차고 분주해 보였다. 8일 기자가 찾은 서울 마포구 성산1동 소재 식당 아빠밥상에서는 노인들을 위해 돈가스, 떡볶이, 깻잎무침, 잡채, 미역국을 푸짐하게 준비했다. 이곳은 마포구가 노인들을 대상으로 점심 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효도밥상의 지정 식당이다. 효도밥상은 주로 혼자 사는 75세 이상 노인에게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무상으로 점심 식사를 지원하고 있다.

식당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한 작은 병원이자 소통 창구가 되기도 한다. 마포구 소속 간호사가 식당에 정기적으로 방문해 어르신들의 혈당·혈압을 체크하고 건강 상담을 해준다. 또 구청과 주민센터 관계자가 식당에 모인 어르신들의 민원 사항을 듣고 현업 부서에 전달한다.

같은 시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무료급식소인 사회복지원각에도 점심 식사를 위해 들른 노인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이곳은 탑골공원과 담장 하나를 두고 떨어져 있는데 배식을 기다리는 줄이 탑골공원 내부까지 U자형으로 길게 만들어졌다. 이날 방문한 노인들만 어림잡아 300명이 훌쩍 넘어 보였다. 자원봉사자들은 배식 시간인 오전 11시 30분이 되자 노인들을 맞이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답십리에서 왔다는 이용우 씨(78)는 "일주일에 2~3번 정도 온다"며 "음식 맛이 좋아 앞으로는 더 자주 오게 될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다만 무섭게 치솟는 식재료비는 이들 급식소에 부담 요인이다. 체감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전체적인 후원금마저 예년에 비해 다소 줄어드는 추세다. 효도밥상 역시 사업에 참여할 식당을 구하는 것이 녹록지 않았다. 식자재 가격이 상승해 마포구가 책정한 5000원에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식당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노인들에게 한 끼 식사를 제공하겠다는 정치권 공약도 쏟아지고 있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판박이처럼 쏟아지는 노인 정책의 추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앞서 국민의힘은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의 점심 제공을 주 7일로 단계적으로 늘리고, 점심을 제공하는 경로당 수를 확대하는 '어르신 든든 내일' 공약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최소 주 5일 경로당에 점심을 제공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박동환 기자 / 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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