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비정규직 쉼터 ‘꿀잠’서 함께 설 음식…“고향 못 가는 분들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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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이틀 앞둔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골목길에 고소한 전 부치는 냄새가 진동했다.
이날 '꿀잠' 주방이 위치한 건물 1층에는 세종호텔 지부 노동자, 택시 노조 노동자,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 10여명이 모여 함께 설음식을 만드느라 왁자지껄하고 분주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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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이틀 앞둔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골목길에 고소한 전 부치는 냄새가 진동했다. 비정규노동자들의 쉼터인 ‘꿀잠’의 주방에서 흘러나온 냄새였다.
이날 ‘꿀잠’ 주방이 위치한 건물 1층에는 세종호텔 지부 노동자, 택시 노조 노동자,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 10여명이 모여 함께 설음식을 만드느라 왁자지껄하고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들은 설 당일 고향에 가지 못하고 농성 중인 투쟁 현장에 가져갈 설음식을 함께 만들었다.
커다란 식탁에 둘러앉아 우엉 전, 호박전, 동그랑땡을 함께 부치고 그날 차례상에 올린 나물 등을 다듬었다. 오전 내내 음식을 만들면서 서로의 음식 솜씨를 타박하기도 하고, 막 만든 음식을 나눠 먹기도 하며 즐거운 명절 분위기가 이어졌다.
김소연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 운영위원장은 “꿀잠이 마련된 뒤로 명절 때면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고 농성장에서 고생하는 노동자들이 마음에 걸려 함께 음식을 마련하고 나눈 지 벌써 7년이 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면서 연대하고 싶은 마음에 모이게 됐다”고 말했다.
해고노동자인 허지희 세종호텔 지부 노조원은 “21년도에 해고된 뒤로 5번째 이곳에서 함께 명절 맞이 음식을 준비하러 왔다.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고, 이번 설에는 당일 농성장을 지키는 대신 엄마를 뵈러 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노조원 김종현 씨는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부당해고와 임금체불에 항의하며 방영환 열사가 분신하고 다시 맞은 명절이다. 당사자인 사업자 처벌 등 해결된 것인 하나도 없어 씁쓸하지만 동지들과 함께 명절을 보내게 되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다. 다음 명절에서 이곳을 찾아야겠다”고 말했다.
함께 전을 부치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힘을 북돋우는 이들은 10일 오전 택시노조 방영환 열사 분향소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농성장 그리고 세종호텔지부 농성장에 이날 만든 음식으로 함께 차례를 지낼 예정이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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