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은 내 시험대, 끝나고 비판하라” 클린스만, 귀국 후 무슨 말 할까

허윤수 2024. 2. 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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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과 일부 선수, 8일 오후 9시 15분 귀국
지난해 9월 유럽 원정 평가전을 마치고 인터뷰 하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 사진=연합뉴스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에서 0-2로 패배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을 안아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아시안컵은 내 시험대다. 당연히 결과가 좋지 않으면 질타를 받을 것이고 감독의 숙명이다”.

호기롭게 아시안컵 우승을 외쳤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8일 오후 9시 15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클린스만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하며 탈락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역대급 전력으로 임했으나 졸전 끝에 대회를 마쳤다. 1960년 이후 64년 만에 우승을 노렸던 꿈도 산산조각났다.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은 거세다. 지난해 3월 감독 선임 전부터 지도자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불거졌으나 대한축구협회는 선임을 강행했다. 클린스만호 출범 후에도 전술 부재와 함께 색깔이 없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그때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우승 목표를 밝히며 대회 후 판단해 달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유럽 평가전을 마친 뒤 귀국 인터뷰에서 아시안컵 결과에 따라 거취가 달라질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아시안컵이 나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 클린스만 감독은 “당연히 결과가 좋지 않으면 질타를 받고 시험대에 오르는 게 감독의 숙명”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원하는 결과가 안 나왔을 때 그때 질타, 비판을 해도 늦지 않다”라며 “말하고 싶은 건 아시안컵까진 언론과 팬 모두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었을 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라고 응원을 당부했다.

이후 클린스만호는 연승을 달렸다. 팬들은 국내에서 열린 경기마다 관중석을 가득 채웠다. 언론 역시 외유 논란, 대표팀 명단 발표 간소화 같은 이례적인 일에 불만을 느끼면서도 대회를 앞둔 클린스만호를 배려했다.

모두가 봤다시피 반전은 없었다. 거듭된 명승부에 가렸으나 경기력은 처참했다.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당장이라도 사퇴 발표를 할 것 같았던 클린스만 감독은 태도를 바꿨다. 그는 요르단전이 끝난 뒤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 축구 실력이 평준화됐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라며 “특히 동아시아 팀들이 중동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는지 배웠다”라며 한국이 아닌 동아시아 팀을 묶어서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도 일찍 귀국했고 우리도 오늘 안타까운 결과로 귀국하게 됐다”라고 일본을 끌어들여 논점을 흐리려는 모습을 보였다.

잦은 외유 논란이 불거졌을 때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이 K리그 감독이 아닌 대표팀 사령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메이저 대회는 해외에서 경기한다”라고 말했으나 요르단전 이후에는 중동 대회에서 겪는 어려움을 배웠다고 했다. 결국 해외를 다닌 게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해석밖에 되지 않는다.

또 대표팀 명단 발표는 A매치를 앞둔 감독의 계획과 선수 선발 배경에 관해 물을 수 있는 기회다. 새 얼굴이 합류한다면 더더욱 중요한 자리다. 클린스만 감독이 소통의 폭을 줄였기에 언론, 팬들이 갖는 궁금증도 해소할 수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더 거센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클린스만 감독은 직접적으로 감독직 유지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어떤 조치도 생각하고 있는 게 없다”라며 “한국으로 돌아가서 이번 대회를 분석하고 협회와 어떤 게 좋았고 좋지 않았는지를 논의하고자 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2년 반 동안 북중미 월드컵을 목표로 팀이 더 발전해야 한다”라며 “매우 어려운 예선도 치러야 한다”라며 월드컵을 향한 각오를 드러냈다. 또 “우리 앞에 쌓인 과제가 많다”라며 계속해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 입맛대로 해왔던 클린스만 감독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인터뷰할 예정이다. 5개월 전 같은 장소에서 “아시안컵이 나의 시험대”라고 당당히 말했던 그가 어떤 말을 꺼낼지 관심이 쏠린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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