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 후보, 장인화…이전 회장들과 다른 점은?
철강 이해도 높은 엔지니어 출신 전통 부활
민영화 이후 굳건한 포스코 순혈주의 지속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포스코의 새 회장 후보에 장인화 전 사장이 낙점됐다. 장 전 사장은 2018년 권오준 전 회장의 사임 이후 두번째 회장직 도전 끝에 포스코를 이끌 새로운 리더로 뽑혔다.
그는 철강을 비롯해 신사업, 재무,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포스코 조직 내 그를 신임하는 직원들이 많다는 후문이다.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면서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키워달라는 주문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는 지난 7일과 8일에 걸쳐 파이널리스트 6명에 대한 심층 면접을 실시한 뒤 이날 오후 임시이사회 결의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 1인으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최종 6인 후보에 오른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4대 김만제 회장 이후 2번째 외부인사 출신 회장으로 거론됐지만 후추위 최종 선택은 철강 사업 비중이 큰 것을 고려해 내부 인사로 기울었다.
장 전 사장이 포스코 회장에 오르면 서울대 엔지니어 출신이 회장에 다수 올랐던 전통을 이어가게 된다. 정치 중립적인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외풍에 자유로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 회장=서울대 출신' 공식 재등장
3대 정명식 회장(서울대 토목공학과), 5대 유상부 회장(서울대 토목공학과), 6대 이구택 회장(서울대 금속공학과), 7대 정준양 회장(서울대 공업교육학과), 8대 권오준 회장(서울대 금속공학과)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2대 황경로 회장은 서울대 정치학과, 4대 김만제 회장은 경제기획원 장관 겸 부총리 출신 정치인으로 서울대와 엔지니어 출신이 아니였지만 2000년 포스코 민영화 이전에 회장직을 역임했기 때문에 예외로 취급한다.
민영화 이후 회장에 오른 유상부(서울대 토목공학과), 이구택(서울대 금속공학과), 정준양(서울대 공업교육학과), 권오준(서울대 금속공학과) 전 회장은 모두 서울대 이공계 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민영화 이후로는 최정우 회장(부산대 경제학과)이 유일한 비(非) 서울대 출신이었다.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출신인 장 전 사장이 회장에 오를 경우 '포스코 회장=서울대 출신'이라는 공식을 다시 이어갈 전망이다.
철강 이해도 높은 엔지니어 출신 전통 부활
포스코그룹이 엔지니어 출신 회장을 선호하는 이유는 철강 사업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포스코 그룹의 매출에서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51.6%, 영업이익은 71%에 달한다.
포스코그룹이 비철강(배터리 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핵심 사업은 역시 철강 부문이다. 장 전 사장은 2018년 최정우 회장과 치른 선거에서 패배했지만 포스코 철강II부문장(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는 등 철강 사업 이해도가 뛰어나다.
또 성장투자부문 신사업실장(상무), 재무투자본부 신사업관리실장(전무), 철강사업본부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전무) 등을 역임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최 회장이 추진했던 배터리 소재 사업 강화를 이어갈 수 있는 인재로 꼽힌다.
민영화 이후 굳건한 포스코 '순혈주의' 지속
후추위가 최종 6인을 발표했을 때 내부인사 3명, 외부인사 3명 등 대결구도가 형성돼 업계 안팎에선 처음으로 포스코에서 근무한 적 없는 인물이 회장을 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후추위의 선택은 내부인사인 장 전 사장으로 기울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철강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위기감을 고려해 철강과 포스코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인사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순혈주의는 지속했지만 포스코 개혁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포스코 회장 선출 과정에서 포스코의 보수적인 문화에 대한 비판이 많이 제기된 만큼 조직 개편과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해 경쟁력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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