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속에 고립 살려달라” 긴급 출동했더니…술 취해 텐트 속에서 '쿨쿨'

김동욱 2024. 2. 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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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전북지역 한 도립공원 해발 800m 고지에서 고립됐다는 긴급 구조 신고가 접수돼 119구조대원 수십명이 대거 출동했으나, 술에 취한 한 야영객의 허위 신고로 드러났다.

화재·구조·구급과 관련한 119 허위·거짓 신고는 소방력 낭비와 다른 긴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은 셈이 되기 때문에 과태료 부과와 같은 처벌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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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신고’ 과태료 부과

한밤중 전북지역 한 도립공원 해발 800m 고지에서 고립됐다는 긴급 구조 신고가 접수돼 119구조대원 수십명이 대거 출동했으나, 술에 취한 한 야영객의 허위 신고로 드러났다. 소방 당국은 거짓 신고로 소방력 낭비를 초래한 신고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7일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완주군 유명산인 대둔산 도립공원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긴급 구조 신고가 접수된 것은 지난 2일 오후 9시43분쯤. 이 남성은 119에 전화를 걸어 다급한 목소리로 “산 높은 곳에 고립됐다. 살려달라”고 요청하고 끊었다.
지난 2일 전북 완주군 대둔산 도립공원 산 정상 부근에서 119에 허위 긴급 구조를 요청한 50대 남성이 지인과 함께 술에 취해 잠자고 있던 야영 텐트 모습.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이에 119상황실은 고립자의 위급 상황과 구조 위치 등을 파악하기 위해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연락이 두절됐다. 119는 촌각을 다투는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곧바로 완주소방서에 연락해 구조대를 대둔산으로 급파했다.

30여명의 구조대원들은 소방 장비 8종을 나눠 짊어지고 해발 825m에 달하는 가파른 대둔산 정상 칠성봉 부근까지 야간 수색을 병행하며 쉼 없이 올랐다. 작은 랜턴 불빛에 의존한 채 턱밑까지 차오르는 숨을 참으며 2시간여 등반 끝에 신고자를 발견한 구조대원들은 눈앞의 펼쳐진 광경에 당혹감과 함께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위험에 빠졌다고 신고한 한 50대 남성이 지인과 함께 흰 눈이 쌓인 산 정상 부근에 텐트를 치고 야영하며 술에 취해 잠에 빠져든 상태였기 때문이다.

허위 신고임을 확인한 구조대원들이 소방서로 복귀한 시간은 다음 날 오전 2시29분으로 4시간이 넘는 소방력을 낭비한 셈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화재·구조·구급과 관련한 119 허위·거짓 신고는 소방력 낭비와 다른 긴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은 셈이 되기 때문에 과태료 부과와 같은 처벌 대상이다. 이를 반복할수록 처벌 정도는 더욱 무겁게 적용돼 최초 200만원부터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고의성이 입증될 땐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최근 5년간 전북소방에 허위·거짓 신고가 접수된 것은 414건이나 된다. 이 중 2건은 벌금형에 처해졌고 검찰 송치 3건, 불송치(치매) 1건, 수사 중 1건, 수사 종결 1건 등이 이뤄졌다. 지난해 5월 김제에서는 “소방차가 출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이유로 119에 13차례에 걸쳐 허위 신고를 일삼은 30대가 구속돼 징역 1년6개월에 과태료 200만원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전북소방본부는 대둔산에서 이뤄진 이번 허위신고도 명백한 범죄 행위로 보고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할 예정이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장난 전화나 허위 신고는 명백한 범죄행위로 반복될 시 처벌받을 수 있다“며 ”긴급 상황 발생 시 소방력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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