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 '상암 방문' 린가드, FC서울 유니폼 입었다 "사업 때문에 한국행? 제일 중요한 건 축구"

조용운 기자 2024. 2. 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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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C서울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시 린가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린가드는 유니폼을 착용하고 질문에 항상 웃으며 대답했다. ⓒ 곽혜미 기자
▲ FC서울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시 린가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린가드는 유니폼을 착용하고 질문에 항상 웃으며 대답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조용운 기자] '역대 최고 이름값' 제시 린가드(32)가 마침내 FC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서울은 8일 오후 2시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린가드의 공식 입단식을 진행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의 린가드는 새로운 축구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 한국으로 건너왔다. 서울과 계약을 체결한 린가드는 이날 취재진 앞에서 유니폼을 착용하고, 자신의 시그니처 포즈를 보여주면서 활짝 웃었다.

린가드는 기자회견 내내 밝은 표정을 유지했다.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이 설레는 듯 한국어와 영어로 통역을 주고받는 질의응답 시간 내내 흥미로운 반응을 보여줬다. 서울에 합류한 소감으로 "굉장히 흥분이 된다.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고 한국에 왔다. 내 인생에 새로운 챕터이기도 하지만 서울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미소를 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린가드는 이번 겨울 이적 시장 전 세계 25개 구단이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클럽과 비교해 변방이라 할 수 있는 서울 입단 과정에 대해 "다른 구단은 구두로만 계약 내용을 전달했다면 서울은 정식 서류를 만들어서 보냈다. 또 맨체스터 훈련장까지 찾아와서 몸상태를 확인하는 열의를 보여줬다. 그 순간 서울만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유럽을 떠나는 선택을 하면서 한국을 행선지로 삼으면서 연봉도 대폭 삭감했다. 린가드는 유럽에서 뛰는 동안 150억 원의 연봉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서울 선수단의 전체 연봉 지출액이 약 130억 원이었다는 점에서 급여를 대폭 삭감한 것을 알 수 있다.

"계약 조건은 알려줄 수 없다"고 웃은 린가드는 "많이 뛰는 걸 가장 먼저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개인 사업을 위해 한국을 찾았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내게 제일 중요한 건 축구"라고 일축했다.

▲ FC서울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시 린가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린가드는 유니폼을 착용하고 질문에 항상 웃으며 대답했다. ⓒ 곽혜미 기자
▲ FC서울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시 린가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린가드는 유니폼을 착용하고 질문에 항상 웃으며 대답했다. ⓒ 곽혜미 기자

아래는 시종일관 반듯하고 답변에 미소를 보여주며 이어간 린가드의 입단 기자회견 일문일답 전문이다.

Q. 서울을 선택한 이유는.

"지난해 여름에 무수히 많은 구단의 러브콜이 있었다. 다른 구단은 구두로만 계약 내용을 전달했다면 서울은 페이퍼에 써서 알려왔고, 맨체스터 훈련장까지 직접 와서 몸상태를 확인하는 열정을 보여줬다. 그 순간 서울만 생각하게 됐다."

Q. 다음달이 K리그 개막인데 현재 몸상태는.

"지난 8개월 동안 개인적으로도 힘든 시간이었다. 경기를 뛴 지 오래돼서 팬들이 내 몸상태에 대해 걱정하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올해 1월에는 계약한다는 생각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몸상태를 끌어올려왔다. 지난해 10월 말이 마지막 실전이었지만 개막까지 충분히 컨디션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서울에는 프리미어리그 출신 기성용이 있다. 기성용과 어떻게 시너지를 낼 것인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때 스완지 시티에서 기성용과 몇 차례 경쟁한 적이 있다. 상당히 영광이었다. 기성용과 이곳에서 보여줄 시너지에 기대하고 있다. 기성용이 서울의 레전드인 걸 안다. 기대감이 크다."

Q. 서울과 협상 내내 매끄럽게 진행됐는지.

"축구에 있어서 늘 매끄러운 건 없다. 서울에서 굉장히 많은 열과 성의를 보여줬다. 내 주변에 믿을 수 있는 크루가 많은 도움을 줬고, 서울과도 매일 협상을 진행했다. 덕분에 여기에 와서 최종적으로 사인을 하게 됐다. 서울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고 하루 빨리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다. 이곳에서 트로피를 들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이것에 집중하고 있다."

▲ FC서울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시 린가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린가드는 유니폼을 착용하고 질문에 항상 웃으며 대답했다. ⓒ 곽혜미 기자
▲ FC서울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시 린가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린가드는 유니폼을 착용하고 질문에 항상 웃으며 대답했다. ⓒ 곽혜미 기자

Q. 평소 K리그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서울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K리그에 대해 알고 있엇다. 많이 들었다. 서울에 오게 되면서 더 공부를 하고 있다. K리그가 더 발전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도 있을 것이다. 내 개인 목표는 정해놨지만 지금은 팀과 함께 승점 3점을 획득하는 걸 최우선으로 한다. 팀 스피릿에 적응하는 게 우선이다. 팬들의 열정도 인상적이었다. 공항에서 나를 맞이해준 팬들이 많았다. 감사한 마음이 커 더 기대를 하고 있다."

Q. 서울에 입단한다고 했을 때 가족이나 측근의 반응은 어땠는지.

"많은 사람이 다양한 의견을 내긴 했지만 나와 가족들의 의견이 중요했다. 협상을 하면서 가장 우선으로 생각했던 건 하루 빨리 뛰는 것이었고, K리그의 글로벌적인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Q. E-스포츠와 같은 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 축구에 집중할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도 있는데.

"축구와 개인 사업은 별개다.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축구다. 서울에 온 것도 많이 뛰고 이바지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지금은 많이 뛰는 걸 목표로 한다."

Q. 계약 규모가 궁금하다. 또 한국에는 가족과 함께 왔는지.

"계약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다. 아까 말했던 크루와 함께 왔다.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향후에는 딸, 가족을 데리고 올 것이다."

Q. 한국 팬들에게 단소를 선물받았는데 불어보긴 했는지.

"아직 단소는 불어보지 못했다. 한국에서 아주 유명한 피리라고 들었다. 나중에 불어보겠다. 한국에 와서 팬들로부터 많은 선물을 받았다. 지금도 거리를 걷다보면 팬들이 사진 요청을 하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요구를 들어주는 부분은 내가 해야 할 태도라고 생각한다."

▲ FC서울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시 린가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린가드는 유니폼을 착용하고 질문에 항상 웃으며 대답했다. ⓒ 곽혜미 기자
▲ FC서울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시 린가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린가드는 유니폼을 착용하고 질문에 항상 웃으며 대답했다. ⓒ 곽혜미 기자

Q. 한국에 대한 느낌이 어떤지.

"계약 마무리와 클럽 관련된 일 때문에 밖에 돌아다니지 못했다. 그러나 화려하고 웅장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팬들의 열정도 대단해 하루빨리 팬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다."

Q. 외국인 선수는 적응력이 관건인데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다른 나라를 많이 돌아다녔고 적응에 문제 없다는 생각이다. 향후 가족이 와서 적응하는 건 별개의 문제겠지만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만들어 간다는 게 설렌다."

Q. 서울과 계약하기 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동료인 박지성과 같은 인물과 상의를 한 게 있는지.

"축구 관계자에게는 자문을 구하지 않았다. 내 주변에 있는 크루를 가장 믿고 있다. 그들 중 일부가 한국에 와서 즐겼고, 이곳이 좋다고 말해줘서 안심하고 오게 됐다."

Q. 서울에서 함께하게 될 김기동 감독에 대해 어떻게 알고있나.

"말씀드렸다시피 한국에 적응하는 기간이다. 김기동 감독에 대해 듣기로 이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들었다. 일례로 조제 무리뉴 감독도 이기는 것에 집중하는 지도자라 개인적으로 존경한다. 그런 점에서 김기동 감독님도 기대하고 있다."

Q.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 골을 넣는다면 새로운 세리머니를 준비할 것인지.

"어렸을 때부터 가장 많이 뛰었던 포지션은 10번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그리고 왼쪽 윙어로도 많이 뛰어 가장 익숙한 자리다. 더불어 중앙과 스트라이커도 소화 가능하다. 세리머니는 시그니처인 JL을 고려하지만 하루빨리 몸 컨디션을 끌어올려서 경기장에 복귀하는 게 먼저라 이 부분에 집중하겠다."

▲ FC서울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시 린가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린가드는 유니폼을 착용하고 질문에 항상 웃으며 대답했다. ⓒ 곽혜미 기자
▲ FC서울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시 린가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린가드는 유니폼을 착용하고 질문에 항상 웃으며 대답했다. ⓒ 곽혜미 기자

Q. 크루에 대해 많이 언급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해줄 수 있나.

"소니라는 친구는 9살 때부터 알고 지낸 가족보다도 친하다. 내 사생활부터 매니저 역할을 해준다. 프란은 사업관련된 일을 주관한다. 앤디라는 친구는 재정적인 부분, 클럽 계약과 관련된 부분을 맡고 있다. 이 세명이 한국에서 다시 미소를 가지고 축구에 집중할 수 있게 일을 해주고 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Q. 언제쯤 경기를 뛸 수 있을지.

"최상은 아니지만 컨디션은 좋다. 두바이에서 피나는 노력을 했고, 식단을 지키고 음주를 하지 않는 등 자기 관리도 해왔다. 빨리 전지훈련으로 넘어가서 팀 훈련에 가담하고 싶다. 서울의 서포터인 수호신도 빨리 만나고 싶다."

서울과 공식 입단식을 마친 린가드는 2차 동계 훈련지인 일본 가고시마에 합류한다. 린가드 영입에 성공한 서울은 일본 캠프지에서도 기대감에 들썩였다. 서울은 공격진 핵심이었던 나상호가 일본으로 이적하면서 전력에 공백이 생겼다. 돌파 능력과 골 결정력을 갖춘 린가드가 합류한다면 나상호의 자리를 즉시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기동 감독조차 처음 내부 소식으로 들었을 때 믿지 않을 정도였다. BBC가 게재한 김기동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2~3주 전에 린가드 이야기를 들었는데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 단장에게 이에 대해 물었고 접촉한 것이 맞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린가드가 온다면 더 많은 해외 팬들이 K리그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한동안 경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영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시간을 줘야 한다"라고 점차 구체화된 시선으로 달라졌다.

그만큼 린가드는 역대 K리그 외국인 선수들 중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세계 최고의 무대라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통산 182경기를 소화했다. 2선 미드필더로 29골 14도움을 올리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커리어 대부분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보냈다. 유스 출신으로 2014년 1군에 공식 데뷔하며 모두가 주목하는 유망주로 우뚝 섰다.

▲ FC서울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시 린가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린가드는 유니폼을 착용하고 질문에 항상 웃으며 대답했다. ⓒ 곽혜미 기자

남다른 재능을 발휘하며 2017년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핵심으로 뛰기 시작했다. 프리미어리그 33경기에 출전해 8골 6도움을 쌓았다. 이러한 활약을 통해 잉글랜드 국가대표에도 뽑혔다. 무려 32경기에 나섰다. 국제축구연맹(FIFA)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서 4강행을 이끌기도 했다. 이때 린가드는 무려 6경기에 출전했고 그중 4경기를 풀타임으로 뛴 주축이었다.

좋았던 폼을 오래 지속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슬럼프가 길어진 린가드는 2020-21시즌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로 임대 이적했다. 후반기 잠깐 뛰면서 프리미어리그 16경기에서 9골 4도움으로 임대생 신화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반등의 시간은 길지 않았고, 2022년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하며 위상이 하락했다. 노팅엄과 연장 계약에 실패한 지난해 여름부터 둥지없이 몸을 만들었고 서울과 마음이 맞았다.

린가드는 사흘 전 입국해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5일 검은색 후드에 검은 캡모자를 쓰고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린가드는 입국장에 모인 수많은 팬의 환호성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미소와 손 인사로 화답했고, 팬들이 가져온 유니폼에도 흔쾌히 사인을 해줬다. 서울행을 반긴 팬들도 린가드에게 단소를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린가드는 골을 넣은 뒤 피리를 부는 듯한 세리머니로 유명하다. 팬들은 피리 대신 단소를 택해 센스 넘치는 환영 인사를 한 셈이다.

이후 린가드는 구단 지정 병원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가졌고, 서울과 2+1년의 계약서에 사인했다. 린가드는 축구 외적으로 한국 문화에도 관심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에도 일가견이 있는 린가드는 패션 브랜드와 레스토랑, E-스포츠 팀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린가드가 서울행을 택하는데 있어 세계에 주목받는 한류 콘텐츠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 FC서울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시 린가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린가드는 유니폼을 착용하고 질문에 항상 웃으며 대답했다. ⓒ 곽혜미 기자

그래도 핵심은 축구다. 린가드는 한국에서 커리어를 마감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려는 각오다. 서울 구단은 "K리그의 흥행은 물론 대한민국 축구의 발전까지 견인해 줄 만한 임팩트 있는 시도를 꾸준하게 해왔다. 이번 영입 역시 서울과 린가드 양측의 미래지향적인 비전과 목표가 맞아 떨어지면서 이뤄졌다"라고 했다. 린가드의 K리그행을 본 영국 언론 '팀토크'도 "린가드는 남은 선수 생활을 서울에서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서울은 린가드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에 맞춰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비전을 담아 이번 이적을 성사시키게 됐다. 흥행에 있어 린가드 효과를 기대한다. 서울은 2023시즌 프로스포츠 한 시즌 최다 평균 관중 신기록(22,633명)을 세우며 대한민국 최고 인기구단이 됐다. 서울 관계자는 "팬들의 아낌없는 성원에 희망과 기대감으로 보답하기 위한 구단의 의지를 담은 영입 결과물"이라는 설명이다.

린가드도 프로 첫 해외 무대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연고로 하며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부분을 고려했다. 축구만 바라보는 린가드는 "빨리 전지훈련지로 건너가 팀 훈련에 참가하고 싶다. 그라운드에도 빨리 복귀해 서울 서포터인 수호신과 만나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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