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에 반색… 외인들 ‘사자’ 행렬 [韓·美 증시 '훈풍']
현대차 등 저PBR 종목 위주 관심 증폭
국내 증시 PBR 1.05배… 코스피 0.95배
美 4.55배·대만 2.41배 비해 턱없이 낮아
금융권 “테마주 같은 쏠림현상 나타나
주주환원 기업 선별작업 필요해” 지적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방송 담화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주식시장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글로벌 스탠더드를 재차 강조하면서 증권가 안팎에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 당국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 발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자자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19일부터 15거래일 동안 단 하루를 빼고 모두 ‘바이 코리아’(국내 주식 매수)에 나섰다.
뉴욕發 낭보에 코스피도 ‘방긋’ 하나은행 직원이 8일 서울 중구 명동 본점에서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74포인트 오른 2620.32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66포인트 상승한 826.58에 거래를 종료했다. 뉴시스 |
국내 증시는 주요국보다 PBR이 낮은 수준이다. 국내 증시 전체 PBR은 1.05배 수준이며 코스피는 0.95배에 그친다. 이에 비해 미국은 4.55배에 달하고 영국(1.71배)과 일본(1.42배), 대만(2.41배) 등도 우리 증시보다 높은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의 회복세에도 전날 기준 KRX유틸리티(0.37배), KRX은행(0.44배), KRX보험(0.45배), KRX증권(0.47배), KRX철강(0.53배), KRX건설(0.59배), KRX자동차(0.71배) 등 주요 업종 지수의 PBR은 1배에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시장에서는 낮은 수준의 PBR이 추가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PBR 1배 기업 밸류 업 프로그램의 성과는 6개월간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몇몇 기업은 최근 자사주 소각정책을 잇달아 발표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기아는 연내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상반기 50%, 나머지를 조건부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도 7677억원 규모의 소각 계획과 더불어 2026년까지 1조원 규모로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하나금융도 연내 3000억원 규모로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과 HD현대건설기계도 첫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수치로, 투입한 자본 대비 이익을 얼마나 거두는지를 나타낸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후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종목은 가치 하락을 자사주 매입 및 소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다만 이런 방식은 자본금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이익 성장력이 뒷받침돼야 순이익 증가에 따른 배당성향 상승, 자사주 매입 및 소각정책의 적극적 활용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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