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출발"…설 연휴 하루 앞둔 역·터미널 '북적'
(전국종합=연합뉴스) 나흘간의 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전국 버스터미널과 기차역, 항구는 일찍이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로 활기를 띠었다.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서는 오후 들어 정체가 빚어졌고, 주요 공항도 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버스터미널에 귀성 행렬…'설레는 고향길'
전국 주요 도시의 버스터미널은 커다란 여행용 가방과 가족에게 전할 선물꾸러미를 든 인파로 가득 찼다.
청주에서 부산, 광주, 강원으로 향하는 버스는 노선별로 종일 10∼15석만 남기고 모든 좌석이 매진됐다.
비교적 짧은 설 연휴에 이날 오후 반차를 내고 귀성길에 오른 직장인 진모(36) 씨는 "표 구하기가 쉽지 않아 버스표 시간에 일정을 맞췄다"며 "지난해보다 연휴가 짧아 올해는 선물을 많이 준비했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인천종합버스터미널을 찾은 귀성객들도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를 만날 생각에 설레는 표정으로 고속버스를 기다렸다.
이날 오전 기준 인천에서 다른 지역으로 가는 고속버스는 86%의 예매율을 보였다. 시외버스의 예매율은 43%다.
인천 버스터미널 관계자는 "충남 천안 방향 버스 노선 예매율만 30%로 비교적 낮고 나머지 노선은 거의 다 매진"이라며 "이번 설은 연휴가 짧아 일찍 고향에 갔다가 오려는 귀성객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이나 대전에서 전주로 오는 오후 버스표도 대부분 동이 났다.
수도권에 있는 아들, 딸을 보러 역귀성길에 오른 노부모도 많았다.
이날 오전 대전복합터미널에서 만난 김모(84) 씨는 "작년 추석에는 바빠서 아무도 못 왔다. 대전에서 쭉 혼자 지내다 이번 설 맞아서 딸이랑 사위, 손자, 손녀까지 볼 생각하니 너무 설렌다"며 금색 보자기로 정성스레 싼 짐을 들어 보였다.
기차역도 '북적'…하행선 열차표 대부분 매진
주요 기차역에도 이른 오전부터 반가운 가족을 만나러 가는 귀성 행렬이 줄을 이었다.
동대구역 곳곳에 마련된 대기석은 열차를 기다리거나 귀성하는 가족을 기다리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이곳에서 아들 내외를 기다리던 최미란(67) 씨는 서울에서 달려온 열차에서 6살 손자가 내리자 함박웃음과 함께 끌어안았다.
최씨는 "작년 연말에 손자를 만났는데도 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모르겠다"며 "맛있는 걸 많이 먹이고 싶다"고 웃었다.
광주송정역은 이날 오전부터 하행선 열차가 대부분 매진된 가운데 30분∼1시간 간격의 열차 도착 시간에 맞춰 승강장에 귀성객들이 북적였다.
이날 오전부터 수원역을 지나는 부산, 대구행 열차도 모두 매진됐으며, 호남 방면 열차도 대부분 예매된 상태이다.
수원역 관계자는 "연휴 전날인 만큼 아침부터 평소보다 열차 이용객이 많이 늘어난 모습"이라며 "오후에는 본격적인 귀성 행렬이 시작되면서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서울로 향하는 KTX 경부선 상행선 표는 아직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서울에서 내려오는 하행선 표는 대부분 매진됐다.
서울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KTX 열차도 좌석표도 대부분 매진돼 입석만 남았고, 동해와 평창, 원주로 향하는 표도 매진됐다.
경남 창원중앙역 매표소 인근에서는 원하는 시간대의 기차표를 구하지 못해 발길을 돌리는 시민도 이따금 보였다.
'연휴 맞아 여행 가자'…하늘길·뱃길 '활기'
주요 공항은 귀성객에 더해 연휴를 이용한 여행을 즐기려는 관광객까지 모여들면서 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제주공항 1층 도착장은 나흘간의 연휴를 제주도에서 보내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커다란 골프백을 카트에 싣고 나오는 이들이 많았고, 등산이나 낚시를 즐기기 위해 등산복과 배낭을 갖춰 입은 이들도 눈에 들어왔다.
가족과 함께 제주를 찾은 관광객 A씨는 "나흘간 제주에 머물며 힐링할 예정"이라며 "맛난 음식 먹고 예쁜 자연경관 둘러보며 푹 쉬다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설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항공편과 선박을 이용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19만5천여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2023년 1월 20∼24일) 5일간 15만8천658명이 제주를 방문한 것에 비해 22.9% 증가한 것이다.
김해공항에도 설 연휴를 맞아 따뜻한 동남아 국가로 떠나려는 여행객 발길이 이어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날부터 여행을 떠나는 시민들이 본격적으로 공항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휴가 길지 않은데도 일본과 동남아 국가는 일찍부터 매진됐고 다른 나라들 역시 높은 예매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인천과 인근 섬을 잇는 모든 항로 여객선은 차질 없이 운항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인천운항관리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인천∼백령도 항로의 코리아 프라이드호(1천680t) 등 13개 항로에서 여객선 15척이 정상 운항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이날 2천명을 포함해 설 전후 5일 동안 모두 1만4천명이 여객선과 도선을 타고 인천과 인근 섬을 오갈 것으로 내다봤다.
고속도로 일부 구간 정체 시작
전국 주요 고속도로에서는 오후 들어 일부 구간에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전국 교통량은 542만대로, 이 가운데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50만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42만대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귀성 방향의 경우 오전 7∼8시 정체가 시작돼 오후 6∼7시 절정에 달하며, 이튿날까지 도로가 많이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방향으로도 오전 7∼8시 정체가 시작돼 오후 5∼6시 가장 붐빌 것으로 보인다. 정체는 오후 10∼11시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후 2시 승용차로 서울 요금소를 출발해 전국 주요 도시까지 걸리는 최대 소요 시간은 대전 5시간 5분, 부산 8시간 10분, 광주 7시간, 강릉 3시간 40분으로 각각 예상된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오늘 서울요금소를 기준으로 오후 3시에 출발하는 시민들이 가장 심한 정체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에 참고해달라"고 했다.
(김용태 박성제 강태현 나보배 윤관식 박세진 장아름 천경환 정종호 이주형 변지철 손현규 김솔 기자)
s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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