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니폼 입은 린가드 "새로운 도전…트로피 들어 올리고파"(종합)
"축구와 사업은 별개…지금은 축구에 집중"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축구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거가 된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제시 린가드(31)는 한국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기쁘게 받아들이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린가드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입단 기자회견에서 "굉장히 기대되고 흥분된다. 내게는 큰 새로운 도전이며, 그것을 받아들이고 한국에 왔다"면서 "인생의 새로운 챕터이며, 한국과 서울의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웃음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200경기 이상 뛰고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월드컵에도 출전한 린가드는 이달 초 영국 언론 보도로 K리그 진출설이 제기되며 기대를 모았고, 이날 오전 서울 입단이 공식 발표됐다.
맨유 '성골' 유스 출신이며,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포함해 2021년까지도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뛴 그는 41주년을 맞이한 K리그 역사상 가장 이름값이 높은 선수다.
선수 생활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맨유를 비롯해 잉글랜드 클럽을 벗어난 적이 없는 그는 EPL 노팅엄 포리스트에서 2022-2023시즌을 보낸 뒤 유럽이나 중동 쪽의 제안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낯선 한국, 그중에서도 서울을 택했다.
100여명의 취재진이 몰린 이날 기자회견장에 남색 후드 집업과 베이지색 조거 팬츠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시작에 앞서 여은주 서울 대표이사에게서 받은 유니폼으로 갈아입고선 여유로운 미소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린가드는 "다른 클럽에선 구두로만 협상 내용이 오갔으나 서울은 문서로 다 마련했고, 맨체스터까지 와서 내 몸 상태를 체크하는 등 열정을 보여줬다"면서 "그 순간 마음의 결정을 내렸고, 다른 클럽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과 K리그에 대해선 이전부터 많이 들어왔으나 서울에 오게 되면서 더 많이 공부하고 문화 등을 알아가는 중"이라며 "리그가 더 발전하고 세계적으로도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밖에 많이 돌아다니진 못했지만, 서울의 첫인상은 화려하고 웅장한 것 같다"는 그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엔 큰 문제가 없다.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한다는 자체가 설레고 기대된다"며 미소 지었다.
세계적인 선수인 건 분명하나 노팅엄과 계약이 끝난 이후 반년가량 소속팀 없이 지낸 터라 나오는 몸 상태와 경기력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인데, 린가드는 이에 대해 "알고 있다"며 몸을 잘 만들어왔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1월쯤엔 팀을 찾아 계약할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인 트레이너와 매일 2회 훈련하며 몸 상태를 끌어 올렸다. 운동, 식단, 금주 등 선수로서 관리를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면서 "(3월 1일) K리그 개막까지 충분히 몸을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고, 빨리 경기장에 서고 싶다"면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이기는 것이 목표다. 개인적인 목표도 있지만, 우선은 팀이 승점 3을 따고 이기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패션과 e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사업 활동도 하는 만큼 한국에서 축구에 집중할 수 있겠느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으나 린가드는 "하루빨리 경기장에 돌아가서 뛰는 것이 내게 최우선이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축구와 개인 사업은 별개"라며 "제게 가장 중요한 건 축구이며, 경기에 뛰고 이바지할 수 있기에 온 것이다. 지금은 축구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서울과의 계약을 위해 5일 오후 입국한 인천국제공항에서부터 큰 환영을 받은 린가드는 기자회견에서 팬들에 대해 특히 여러 차례 언급하며 경기장에서의 만남을 기다렸다.
"공항에서 팬들의 많은 선물을 받았는데, 사랑에 무척 고마웠다. 지금도 돌아다니다가 팬들이 사진 등을 요청하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응해드리고 있다"면서 "팬들이 정말 열정적인 것 같고, 하루빨리 나가서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종료 때는 발언을 자청해 "'수호신'(서울 서포터스) 팬들을 만나는 것을 기대하고 있고, 하루빨리 경기장에서 뵙고 싶다"고 따로 밝히기도 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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