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신명 나는 전통 춤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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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차, 갑진년 정월 초하루 새해가 밝았습니다. 여기 모인 모든 이들을 굽어살피소서."
민족대명절 설을 맞아 전통을 되새기며 새해의 안녕을 축원하는 무대가 서울 남산자락에서 열린다.
이어 흰 제례복을 갖춰 입은 단원들이 무대 위로 나오고, '유세차'로 시작해 '상향'으로 끝나는 축문을 읽는다.
이어 작은 북 버꾸를 들고 남성 무용수 9명이 역동적인 군무를 뽐낸 '버꾸춤'(안무 서한우)도 풍물놀이 소리에 맞춰 신명 나는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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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차, 갑진년 정월 초하루 새해가 밝았습니다. 여기 모인 모든 이들을 굽어살피소서."
민족대명절 설을 맞아 전통을 되새기며 새해의 안녕을 축원하는 무대가 서울 남산자락에서 열린다. 7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8~11일 매일 오후 3시 국립극장 하늘극장 무대에 오르는 국립무용단의 '축제'다. 국립무용단의 설 기획공연은 2018년 처음 시작한 이래 평균 98%의 높은 객석점유율을 기록한 인기 무대로, 올해도 우리 전통춤의 격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무대 구성을 선보였다.
총 7개의 작품을 '영신'(신을 맞이함), '오신'(신을 즐겁게 함), '송신'(신을 떠나보냄) 등 3장으로 구성했다. 시작을 여는 건 웅장한 북소리다. 타악기 춤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가진 단원 박재순이 리드미컬한 북 연주를 직접 선보였다. 이어 흰 제례복을 갖춰 입은 단원들이 무대 위로 나오고, '유세차'로 시작해 '상향'으로 끝나는 축문을 읽는다. 전통 방식을 따라 이번 공연이 하나의 극이라기보다 진짜 제례로 느껴지게 하는 대목이다.
7일 첫날 공연에서 하이라이트는 우리 문화의 풍류가 물씬 풍긴 2장 '오신'이었다. 관객까지 절로 어깨춤을 추고 흥겨워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먼저 여성 무용수 9명이 노란 저고리와 파란색 치마를 입고 춘 경남 무형문화재 '진주교방굿거리춤'(안무 박시종)은 마치 종달새가 흥얼거리는 모양을 본뜬 듯 섬세하고 애절하면서도 흥과 멋이 흘렀다. '봄맞이 가세'라는 소리에 맞춰 무용수들은 발소리도 없이 무대 위를 살랑이며 움직였고, 우아한 몸짓에 따라 한복의 아름다운 선도 돋보였다.
그다음 '진쇠춤'은 한국 춤의 대가 조흥동이 안무했다. 꽹과리 소리로 잡귀를 쫓아내는 남성의 춤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엔 남녀 혼성으로 조화롭게 해석했다. 앞선 축원의 무대로 다소 숙연한 분위기이던 관객들도 이 대목에선 경쾌한 꽹과리 가락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이어 작은 북 버꾸를 들고 남성 무용수 9명이 역동적인 군무를 뽐낸 '버꾸춤'(안무 서한우)도 풍물놀이 소리에 맞춰 신명 나는 무대였다. 그 기세에 관객들도 박수로 장단을 맞추거나 환호를 보냈다.
마지막 3장은 한(恨)의 정서가 담긴 여성들의 신칼대신무와 민살풀이춤. 천천히 팔을 들어 올리는 절제된 동작 속에서도 손끝의 떨림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등 무용수들 기량이 뛰어났다. 춤이 끝난 후엔 제례의 마지막 의식 '소지'가 이어졌다. 신에게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종이를 태우는 의식이다. 객석까지 은근한 탄내가 풍겨오기도 했다. 단원들이 커튼콜에서 직접 사물놀이 소리를 들려주며 마이크를 통해 관객들에게 덕담을 건넨다.
공연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돼 남녀노소·국적 불문 보고 즐기기에 부담이 없다. 이날 엄마 손을 잡고 공연장을 찾은 초등학생 진이안 양(9)은 무대 직후 "꽹과리 춤(진쇠춤)이 신기했고 특히 기억에 남는다. 재밌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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