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지난해 순익 15조 'KB 1등'…충당금 확대에도 주주환원 지속
충당금 전년 대비 40~112% 늘려…주주환원정책은 확대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합산 15조원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6% 가량 줄어든 실적을 거뒀다. 정부의 상생금융 노력에 동참하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영향이다. KB금융지주(105560)는 전년 대비 순이익이 늘어난 반면 신한금융(055550)·하나금융(086790)·우리금융(316140)은 모두 순이익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KB금융이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지난 2022년 신한금융에 빼앗겼던 '리딩금융' 자리를 다시 찾아왔다. 이들 금융지주는 모두 수천억원대 자사주 소각계획을 밝히면서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주 4곳 합산 순이익 14조9682억원…KB, '리딩금융' 1년만에 탈환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까지 실적발표를 마무리한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합산 당기순이익은 14조9682억원으로 집계됐다. 종전 최대였던 전년(15조5309억원)보다 5627억원(3.62%) 줄었지만 사상 2번째 규모다.
1위 '리딩금융' 자리는 KB금융에 돌아갔다. KB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4조6319억원을 거두면서 전년 대비 11.5% 순이익을 늘렸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한 실적성장세를 나타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4조3680억원을 거두면서 전년 대비 6.4% 실적이 감소했다. 다만 2022년 당시 증권 매각에 따른 세후이익 3220억원 등 일회성 이익을 고려하면 순이익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하나금융은 전년 대비 3.3% 감소한 3조451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 대비 20%에 가까운 순이익 감소폭을 나타내면서 순이익 2조5167억원을 거둔 우리금융은 '3조원 클럽' 탈락과 함께 3위 하나금융과 격차도 1조원 가까이 벌어지게 됐다.
◇시장불안 대비 '역대급' 충당금 쌓아…4대 금융 합계 9조원
4대 시중 금융지주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시장위기에 대비해 모두 충당금 전입 규모를 대폭 늘렸다. 금융당국이 미래 손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충분하게 쌓으라고 주문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선 KB금융은 지난해 3조1464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이는 전년 대비 70.3% 늘어난 수준이다. 신한금융은 전년 대비 70.8% 증가한 2조2512억원을, 하나금융은 41% 늘린 1조7148억원을 각각 인식했다. 우리금융은 전년 대비 112.4% 늘어난 1조8807억원을 충당금으로 새로 인식했다.
금융당국은 PF 부실 등에 대비해 충분한 충당금을 쌓을 것을 금융권에 지속해서 주문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2024년 금감원 업무 계획 기자간담회'에서 "면밀한 사업장 평가 등을 통해 위험 요인을 철저히 점검해 PF 구조조정 및 재구조화가 속도감 있게 추진되도록 유도하겠다"며 "정당한 손실 인식을 미루는 등의 그릇된 결정을 내리거나 금융기관으로서 당연한 책임을 회피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시장에서의 퇴출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4대금융 모두 자사주 소각 예정…주주환원 확대기조 유지
충당금 적립 압박에도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규모는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KB금융은 연간 총배당금은 주당 3060원으로 정하고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의결했다. 연간 총주주환원율은 38.6%이다.
신한금융은 연간 배당금을 2100원으로 의결하고 1분기 안에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총주주환원율은 36%다.
하나금융의 기말 주당 배당금은 연간 34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초 실시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까지 고려하면 총주주 환원율은 32.7%이다.
우리금융은 연간 1000원의 배당을 결의했으며 총주주환원율은 33.7%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예탁결제원이 보유한 잔여지분 1.24%를 연내 매입하고 소각할 방침이다. 예상 소각규모는 약 1400억원이다.
ze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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