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아메리카 저무나…미국 최대 수입국, 이제 중국 아닌 멕시코

최서은 기자 2024. 2. 8. 15: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 톈진시의 한 항구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미국에 가장 많은 상품을 수출한 국가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에서 멕시코로 바뀌었다.

7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중국에서 4272억달러(약 567조원) 어치를 수입하고, 멕시코에서 4756억달러(약 631조원) 어치를 수입했다. 20년 동안 미 수입국 1위 자리를 지켜왔던 중국을 제치고 멕시코가 처음으로 대미 최대 수출 국가로 올라선 것이다.

미국의 중국 수출액은 1478억달러로 전년 대비 62억달러 줄어든 반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4272억달러로 전년 대비 1091억달러나 줄었다. 이에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적자 폭이 2794억달러로 전년보다 1029억달러(26.9%) 급감했다.

이와 달리 멕시코와의 무역 적자 폭은 1524억달러로, 전년보다 219억달러 늘어 역대 최대 적자 폭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무역 흐름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변화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짚었다. 중국이 미국의 최대 수입국 지위에서 밀려난 것은 미중 갈등이 계속되면서 나타난 양국 간 디커플링(탈동조화)과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여파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중국과의 무역이 감소한 것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하고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유지되고 있는 대중 관세와 연관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술 더 떠 재집권에 성공하면 앞으로 대중 관세율을 60%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랄프 오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이 붕괴된 것은 아니지만, 두 나라 간 무역이 다른 나라와의 무역보다 약 30% 더 느리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18년 양국 간 무역 갈등 고조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경제학자 스텔라 루비노바는 “국제정치가 교역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최근 세계정세의 불안이 이어지면서 각국 간 교역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자동차 부품이나 의류, 장난감 등 각종 공산품의 조달처를 중국이 아닌 멕시코나 유럽, 한국, 인도, 캐나다, 베트남 등으로 다변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멕시코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타격을 받은 이후 생산기지를 주변 국가로 옮기는 ‘니어쇼어링’의 혜택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멕시코는 육로로 상품을 운송할 수 있기 때문에 물류 면에서 미국 국내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캐나다·멕시코 간 자유무역협정(USMCA)도 멕시코의 수출 증가에 공헌한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의 낮은 임금과 저렴한 토지 가격 등도 멕시코의 생산과 수출을 늘린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도 멕시코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기 때문에 관세가 낮아졌으며, 지난 12월 미국의 한국 수입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대미 수출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대중국 수출을 넘어섰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