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 자존심 싸움’ 게레로 주니어 연봉 조정 이겼다… 이제 토론토는 어떤 선택할까

김태우 기자 2024. 2. 8. 15: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토론토와 2024년 연봉조정에서 끝내 승리를 거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 185만 달러라는 적지 않은 금액 차이 속에 조정위원회는 게레로 주니어의 손을 들어줬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연봉을 놓고 합의를 이루지 못해 결국 연봉조정까지 갔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5‧토론토)가 끝내 승리했다. 자신이 원했던 연봉을 받으면서 마지막 연봉조정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씁쓸하게 패배를 맛본 토론토는 앞으로 게레로 주니어를 둘러싼 ‘돈 싸움’에서 하나의 고민을 더 추가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현지 언론들은 게레로 주니어가 연봉조정위원회에서 승소했다고 8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게레로 주니어는 2024년 연봉으로 1990만 달러(약 264억 원)를 주장한 반면, 토론토는 1805만 달러(약 240억 원)를 제시해 그 이상은 줄 수 없다고 버텼다. 생각보다 차이가 커 일찌감치 조정위원회로 갈 것이라는 예상 속에 실제 그런 일이 벌어졌는데 게레로 주니어가 승리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연봉조정위원회는 총 3인의 협의체로 구성되며 중재안이 아닌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게 되어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선수들과 구단이 조정위원회로 가기 전 중간 지점에서 타협을 보는 경우가 많다. 조정위원회로 가면 서로의 논리를 깎아내려야 하는 만큼 감정이 상할 때도 적지 않다. 하지만 185만 달러(약 25억 원) 차이는 타협으로 좁힐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고 끝내 게레로 주니어가 승리하며 일단락됐다.

게레로 주니어의 연봉은 수직 상승이다. 2022년에는 790만 달러를 받았고, 2023년에는 1450만 달러를 받아 단번에 고액 연봉자 대열에 올라섰다. 그리고 올해는 사실상 2000만 달러에 가까운 돈을 받았다. 올해 연봉이 내년 연봉의 기준이 되는 만큼 185만 달러를 더 받은 건 꽤 의미가 크다는 지적이다.

게레로 주니어는 이른바 ‘슈퍼2’ 대상자로 일반적인 다른 선수들에 비해 연봉조정자격을 1년 더 일찍 얻었다. 게레로 주니어는 내년이 마지막 연봉조정 대상이며, 2025년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빠른 FA 자격 취득이다. 게레로 주니어는 만 27세 시즌에 FA 시장에 나갈 수 있으며, 공격력을 더 끌어올린다면 좋은 대우를 받을 것이 확실시되는 선수로 분류된다.

메이저리그 이적시장을 주로 다루는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는 게레로 주니어의 승리 소식을 전하면서 ‘게레로 주니어의 연봉조정사건은 이번 오프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였다. 청문회에 나온 선수들 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었다. 그의 서류 제출 수치와 팀이 제출한 수치의 차이인 185만 달러는 이번 오프시즌 중 두 번째로 컸다. 텍사스와 아롤디스 가르시아 사이에 190만 달러의 차이가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는 이어 ‘올스타 3회 선정 과정을 거친 게레로 주니어에게 네 번째 연봉조정 중 세 번째였다. 그와 토론토는 지난해 1450만 달러의 계약에 합의했지만 올해는 서로 합의할 수 있는 가격대를 찾지 못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비해 540만 달러의 연봉을 더 받는 게레로 주니어다. 지난해 그의 기량은 스포츠계에서 가장 재능 있는 공격적 선수로부터 상상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면서 지난해 부진에도 불구하고 연봉이 많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 2025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게레로 주니어
▲ 2021년 정점을 찍은 게레로 주니어의 타격 성적은 점차 내리막을 걷고 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했던 ‘괴수 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아들로 유명세를 탄 게레로 주니어는 어린 시절부터 천부적인 타격 재능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마이너리그 레벨을 차례로 폭격하며 토론토 야수진 리빌딩의 핵심으로 뽑힌 게레로 주니어는 만 20세였던 2019년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해 123경기에 나갔다. 이후 팀의 주전 내야수로 자리하며 팀 타선을 이끌어왔다. 처음에는 3루로 분류됐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공격에 전념하기 위해 1루로 자리를 옮겼다.

게레로 주니어가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킨 건 2021년이다. 당시 161경기에 나가 타율 0.311, 출루율 0.401, 장타율 0.601, OPS(출루율+장타율) 1.002, 48홈런, 111타점을 기록하는 대활약을 펼쳤다.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에 올랐으며 출루율과 장타율, 그리고 득점(123개)까지 모두 아메리칸리그 1위였다. 그러나 다소 운이 없었다. 이런 대활약을 하고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은 투‧타 겸업을 현실로 만든 오타니 쇼헤이(당시 LA 에인절스)에게 넘어갔다. MVP 투표 당시 아무리 오타니가 대단해도 게레로 주니어가 1위표를 하나도 얻지 못한 게 맞는 것이냐는 논란이 거세기도 했다.

다만 게레로 주니어는 이후 2021년만한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2022년에는 160경기에 나갔으나 타율 0.274, 출루율 0.339, 32홈런, 97타점, OPS 0.818로 성적이 떨어졌다. 홈런은 그럭저럭 유지했는데 타율과 출루율이 모두 떨어지며 공격 생산력이 큰폭으로 처졌다. 지난해에도 156경기에서 타율 0.264, 출루율 0.345로 2021년 수준을 되찾지 못했다. 여기에 홈런도 26개로 줄면서 OPS는 0.788까지 떨어졌다. 한창 공격력보다 못하다는 평가다. 그래서 이번 연봉조정이 더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제 토론토도 서서히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왔다. 게레로 주니어가 딱 한 번의 연봉 조정을 남겨놓고 있다는 것은, 그가 FA 시장에 나갈 때가 다가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게레로 주니어는 2025년 시즌을 마치면 FA 시장에 나갈 수 있다. 즉, 토론토가 그를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2년이 남았다. 게레로 주니어를 잡으려면 그 전에 연장 계약을 하는 게 유리하다. 향후 2년간 어떤 성적을 낼지는 미지수지만, 기본적으로 시장에 나가면 다시 데려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좋은 공격력에 스타성까지 갖추고 있는 게레로 주니어라면 더 그렇다. 게레로 주니어는 최근 3년 내리 올스타에 선정됐다.

즉, 토론토는 올해나 늦어도 내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 게레로 주니어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한편으로 보 비셋 또한 문제다. 현재 토론토 타선을 이끌어가고 있는 두 축이자 팀이 어린 시절부터 애지중지한 두 선수는 나란히 2025년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비셋은 연봉 조정 3년을 커버하는 3년 3360만 달러의 계약을 해 연봉조정을 놓고 머리가 아플 이유는 없지만 어쨌든 게레로 주니어와 같이 FA 시장에 나간다. 토론토는 두 선수의 미래를 두고 이제는 슬슬 계산기를 두드려야 한다. 실제 토론토 언론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토론토가 이 두 선수를 장기 계약으로 잡을 것이냐다.

반대로 게레로 주니어도 그래서 2024년 시즌이 중요하다. 만약 최근 2년 정도의 공격 생산력에 그친다면 게레로 주니어도 협상 테이블에서 큰소리가 어렵다. 게레로 주니어의 지난 2년간 OPS는 비교군 평균 대비 25% 정도 좋은 수준이었고, 지난해는 17%만 좋았다. 리그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계약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성적이다. 하지만 올해 성적이 2021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단번에 협상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잡음과 동시에 대형 계약 흐름을 만들어갈 수 있다. 팬들의 여론도 생각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는 ‘로스터 시소스가 계산한 토론토의 연봉 범위는 2억4000만 달러 수준이다’면서 토론토가 막 돈을 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충분히 미래 계획을 세우고, 기존 선수들의 연봉을 덜어내는 작업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토론토가 앞으로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어떤 계산을 들고 나올지도 주목된다.

▲ 토론토는 2025년 시즌 후 나란히 FA 자격을 얻는 게레로 주니어(왼쪽)와 보 비셋의 거취를 이제 진지하게 생각할 때가 됐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