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박재정 "자카르타에서 떼창, 모든 인류의 고음 사랑 덕"

김선우 기자 2024. 2. 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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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년만에 골든디스크 음원 부문 본상 첫 수상
단독 콘서트까지 마친 후 올 봄 입대 앞두고 있어
"실제 경험을 가사로 쓰는 경우 많아" "엔믹스 설윤 커버 감사해"
가수 박재정이 6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38회 골든디스크 어워즈 with 만디리' 백스테이지에서 트로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 2024.01.06/
골든디스크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박재정은 자작곡 '헤어지자 말해요'로 뜻깊은 2023년을 보냈다. 데뷔 10년 만에 드디어 대표곡이 생겼고 음원차트와 노래방차트에서도 장기집권 중이다.

최근 군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를 마친 박재정은 "공연 보러 오는 분들이 다양해졌다고 들었다. '헤어지자 말해요'로 유입된 팬도 있고 남성 분들끼리 보러 온 분들도 있다더라. 신기하다. 듣고 싶은 노래를 넘어 부르고 싶은 노래를 만든 게 통한 거 같다"고 미소 지었다.

성과도 값지다. 제38회 골든디스크 어워즈에서 디지털음원 부문 본상을 받았다. 박재정은 "전설 같은 시상식 아닌가. 가수들에게는 꿈이다. 10년 만에 골든디스크 어워즈에서 수상을 하게 되다니. 유튜브든 버스킹이든 '헤어지자 말해요'를 부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불렀는데 그 효과를 본 거 같다. 보람된다. 또 올 수 있을까. 또 초대 받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따스한 봄, 잠깐의 이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박재정은 "아직 입대 영장이 나온 건 아니지만 아마도 4~5월엔 나라가 부르면 잠시 떠나야한다. '가수 박재정'이 아닌 '인간 박재정'의 시간을 잘 보내고 오겠다. 가기 전에 신곡도 발표하고 가려고 한다"고 노래 선물을 예고했다. 각인이 된 트로피를 가운데 두고 마주한 박재정은 사뭇 진지하다가도 유머러스한 매력이 더 돋보이는 사람이었다.

가수 박재정이 6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38회 골든디스크 어워즈 with 만디리'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치고 있다. 특별취재반 / 2024.01.06/
-새해를 골든디스크 어워즈와 함께했다. 어떤 마음이었나.
"너무 벅찼다. 골든디스크는 누구에게도 성대한 느낌이다. 인정을 받고 싶은 감정은 누구나 있는데 그것에 대한 가장 큰 보상이자 성공이다. '골든디스크'라는 단어를 듣자 마자 감동이 벅차올랐다. 올해 가장 잘 만든 음악 중 하나면서 이 음악을 가지고 열심히 홍보했고 열심히 알렸음에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보람찼다."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를 받으니 어떤가. 보관은 어디에 할 계획인지.
"신기하다. 트로피도 상당히 무겁다. 더 좋은 음악을 해야하지 않을까. 보관은 어머니가 트로피를 모아두는 장을 만들었다. 거기에 잘 넣어둘 듯 하다."

-수상자 중 유일한 발라더였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감사하다. 곡을 내 목소리에 어울리게 쓰고 따라부르고 싶게 썼다. 아이돌 시장 자체가 잘되고 있는 것에 대이 너무 좋다. 골든디스크를 통해 엄청난 경험을 했고 마치 다들 올림픽에 나간 국가대표 선수 같더라. 무대 하나하나 올림픽의 한 경기처럼 보였다. 나 역시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 현장에 갔던 보람이 컸다. '노래만 부르고 상 받으러 가는거야'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얻을 것들이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귀중했다. 시상식도 그런 맛이 있다. 배움의 맛이랄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도 '헤어지자 말해요'를 불렀다. 후렴구에서 폭발적인 반응이던데 체감하나.
"모든 인류는 고음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고음에 대한 특별성에 박수쳐주는 무언가가 있다. 그거야 말로 공통분모가 아닌가 싶다. 한국에서도 같은 포인트에서 환호해주는데 세상은 하나다. 자카르타 분들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골든디스크 어워즈에 이어 감격의 콘서트도 마쳤다.
"'헤어지자 말해요'는 도전 의식을 유발하는 발라드 곡이다. 실제로 들었을 때 '박재정이 저 고음이 될까'라는 의문으로 온 젊은 남성들이 많았다는 데이터를 봤다. 내 곡 중에 신나는 곡이 없지만 마지막 쯤에 '헤어지자 말해요'를 부르면 좋은 반응이었던 기억이 난다. 콘서트 온 분들 감사드리고 최근에 공연을 많이 했다. 팬들과 2시간 가량 만날 수 있는 상황과 순간을 보내서 의미있다."

가수 박재정이 6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38회 골든디스크 어워즈 with 만디리' 백스테이지에서 트로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 2024.01.06/
-자작곡을 잘 쓰는 가수로 성장했다. 곡 쓸 때 영감은 어디서 받나.
"실질적인 경험을 가사로 쓰는 때가 많다. 실마음의 힘듦이 도드라졌을 때 행동으로 옮기고 싶다 생각들 때 그러는 편이다."

-'헤어지자 말해요' 탄생기도 궁금하다.
"대중적인 곡과 타이틀 곡이 나와야 하는 압박감이 있었다. 잘 때도 그 생각만 했다. 그러다 아침에 깼는데 꿈에서 본 게 생각나고 한 번에 써졌다. 어느덧 가수 10년차였고 인정 받고 싶은 욕구가 컸다. 그 모든 에너지가 모였다. 이 노래가 대박나기까지 회사의 도움도 컸다. 내 간절한 욕심도 있었다. 주우재 형 유튜브에 나가서 노래하고 노래를 하는 채널이 아니어도 부르고 버스킹도 했다. 장비가 없어서 이어폰을 꽂고 한 적도 있다. 그저 그게 너무 좋고 이 노래의 도달을 위해 SNS에도 많이 업로드했다. '헤어지자 말해요'를 부를 수 있으면 계속 했다. 그렇게 한달 정도 있다가 반응이 왔다. 누군가는 노래 내고 1시간 만에도 반응이 오니까 사실 많이 초조하기도 했지만 길게 봤다."

-노래방 차트 부동의 1위다.
"멜로디의 힘 때문인 듯 하다. 이별과 그리움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해소적인 측면에서 '헤어지자 말해요'가 도움이 된 듯 하다."

-목상태를 걱정하는 팬들도 많다.
"이비인후과에 자주 가서 검사 받는다. 그래도 물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행복할 정도로 노래를 많이 불렀는데 그 대신 신체에 한계가 있다 보니 그게 온 듯 하다."

-저작권도 많이 들어오지 않나.
"많이 들어오는데 (나를 위한 플렉스는) 없다. 가끔 마시고 싶은 꼬냑을 즐기는 정도다."

-'헤어지자 말해요'는 많은 스타들이 커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커버는.
"엔믹스 설윤 씨다. 너무 잘하더라. 잔떨림이 있는데 그마저도 좋았다. 또 잔나비 (최)정훈이 형 버전도 좋았다. 다 감사하다."

-항상 '노래하는 박재정입니다.'라고 소개하는 게 인상에 남는다.
"사실 처음엔 큰 뜻 없이 배우 박재정 형님이 있어 나를 '노래하는 박재정'으로 표현했다(웃음). 노래로 잘 안풀렸을 때 여러 일이 들어왔는데 결국은 노래하는 사람으로 각인시켜야 겠다는 마음이었다."

-노래하는 삶, 여전히 좋은가.
"50%는 좋다. 보람이 있다. 그렇다고 집착하면서 하고 싶진 않다. 누군가 분명히 더 좋은 사람들이 나타나고 나도 노래를 할 수 없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그저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하려는 것이다."

-벌써 2월이다. 군입대를 앞두고 더욱 하루하루가 소중할 듯한데.
"콘서트 끝내고 사흘간 휴가를 가졌다. 혼자 가파도에 다녀왔다. 청보리밭 걷고 짬뽕 먹고 생각도 많이 하고 왔다. 생각이 너무 많다. 일 생각으로 가득하다."

-그래도 얼굴에서 밝음이 느껴진다.
"심적으로 무거움이 사라지고 조금 여유가 생겼다. '헤어지자 말해요'는 생각지 못한 성공이다. 시간이 많이 남진 않았지만 신곡에 대한 준비를 하고는 있다. 확신만 있으면 금방 만들지 않을까 싶다. (곡을 통해) 좀 더 솔직한 얘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입대로 인해 1년 6개월이라는 공백이 생기는데 그걸 조금이라도 좁히려면 노래를 들려주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10년간 버틴 원동력은 무엇인가.
"가족과 주변 친구들, 음악하는 동료들이 많이 챙겨줬다. 사실 버티지 못했다. 힘들었다.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었다. 힘들지만 슬프진 않았다. 그저 힘든데 이유를 모르니까 괴로움이었다."

-마지막으로 늘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너무 감사하다. 내 공연 뿐만 아니라 기죽지 말라고 여러가지 다양한 활동도 해줘서 감사하다. 내가 어떤 음악을 하든, 상황이 되든 늘 지지해 주고, 응원해주시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당분간 떨어져 있어야 하지만 주변에 있는 친구들과 동료들의 음악도 많이 들어주시면 좋겠다. 감사하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골든디스크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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