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꼬마들 몰려가는 1000원숍에 외국인이 왜…요즘 K쇼핑 달라졌다는데
명품·고가 화장품 인기 뚝
올리브영·다이소 방문 늘어
가성비 생활용품에 지갑 활짝
지난달 서울 중구에 있는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에서 만난 미국인 그레이스씨(16·뉴욕 거주)는 관광 중 올리브영에 방문하게 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최근 방문한 명동타운점 1층 마스크팩 구역엔 10~20명의 외국인이 멈춰 서 장바구니를 채우고 있었다. 명동타운점의 하루평균 방문객수는 약 3000명, 방문객의 90%는 외국인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관광 행태가 바뀌면서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이 면세점 대신 저렴하게 한국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을 찾기 때문이다. 면세점이 고가의 명품, 화장품을 구매하던 중국 보따리상의 공백과 단체관광객의 더딘 회복에 고전하고 있다. 반면 다이소·편의점·올리브영은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에서 ‘한국 관광 필수 코스’로 거론되면서 외국인 가성비 소비의 수혜를 누리는 모양새다.
8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외국인 1인당 면세 소비액을 살펴보면 매출을 떠받치던 중국 보따리상과 ‘유커(중국 단체관광객)’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났다. 외국인 1인당 면세 소비액은 2019년 104만원 선에서 관광이 어려워진 팬데믹 기간 보따리상이 늘면서 2021년 2555만원까지 뛰었다. 그러다 2022년 1049만원으로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143만원까지 주저앉았다. 외국인들이 면세점에서 예전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의미다.
내국인들의 전유물 같았던 국내 편의점도 외국인 관광객이 저렴하게 쇼핑을 즐기는 장소로 등극했다. 한국 인기 유튜버들의 ‘먹방’ 콘텐츠에 등장하는 컵라면, 디저트, 음료, 스낵 등을 구매하기 위한 외국인들의 소비가 늘고 있어서다. 편의점 GS25의 지난해 외국인 매출(위챗페이·알리페이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성장했다.
면세점 소비는 감소하고, 가성비 위주의 소비가 늘어나는 건 달라진 외국인들의 소비 경향이 반영된 결과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방한 중국관광 트렌드 변화 분석’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의 주요 목적에서 쇼핑의 비중이 2019년 95.1%에서 2023년 68.2%로 감소했다. 쇼핑 장소도 2019년 시내 면세점(54.9%), 공항 면세점(40.5%) 순에서 2023년 시내 면세점(43%), 백화점(35.8%) 순으로 변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더 오른 한국의 물가도 외국인들의 가성비 소비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개발은행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3년 아시아 경제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3.6%로 아시아 지역 물가상승률인 3.5%를 웃돌았다.
유통업계는 내수 소비 침체의 대체재로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꼽고 상품과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GS25는 지난해 1월 김포공항점에 도입한 ‘외화환전키오스크’를 올해 부산, 제주 등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은 거점 매장으로 확대한다. 올리브영은 매장 방문 외국인 고객을 온라인몰로 유도하고 있다. 명동타운점에 ‘글로벌 서비스 라운지’를 마련해 글로벌몰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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