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생신인데 돈 없어서...” 외상 요구하며 음료까지 시킨 손님

배달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외상을 요청한 사례. /온라인 커뮤니티

“엄마 생신인데 현금이 없어서 나중에 보내드려도 될까요.” 배달 앱에서 음식을 주문하며 외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자신의 어려운 사연을 전해 동정심을 유발하며 ‘돈이 생기면 나중에 드리겠다’는 식이었다.

7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자영업자 A씨는 “아침에 포스기를 켜자마자 이런 주문이 들어왔다”며 주문서 사진을 공개했다. 주문서의 주문 내역을 보면, 7일 오전 9시 4분경 주문이 들어왔는데 1인 삼겹 국밥 곱빼기, 1인 수육 국밥 보통, 콜라, 사이다 등 총 2만6700원어치 음식을 주문했다.

일반적인 주문서와 달랐던 점은 ‘요청 사항’에 다소 과한 요구사항이 적혀있었다는 것이다. ‘죄송한데 제가 당장 현금이 없어서 2월 10일 날 들어오면 보내드려도 될까요. 오늘 엄마 생신이어서’라는 내용이었다.

이를 본 카페 이용자들은 “그 와중에 곱빼기에 음료까지 시켰다” “돈이 없으면 먹지 말아야지” “이런 사람들이 먹튀랑 다른 게 뭔가. 신고할 수 없나” “엄마 생신인데 아침부터 국밥을 먹인다고? 케이크도 아니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

어떤 이용자는 댓글로 “순간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에 A씨는 댓글로 “저도요. 남편도 ‘진짜일지도 모르니 보내 보라’고 하더라”며 “보낼까 하다가 배달 대행 대표에게 물어보니 보내지 말라더라. 한 번 보내면 계속 그런다고 한다”고 했다.

배달 앱을 통한 외상 요구는 드문 일이 아니다. 주문 요청 사항에 동정심을 유발하는 내용을 적어 놓고 나중에 결제하겠다고 약속하는 방식이다.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임신한 아내가 굶고 있다거나, 밥을 먹지 못했다는 이유로 외상을 요청하는 사례가 올라온 바 있다.

상습적으로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대금을 지불하지 않는 경우, 사기 혐의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실제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한 뒤 계좌이체로 돈을 주겠다고 속인 30대 여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4월 부산지법 형사6단독(사경화 판사)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 B씨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하고, 배상신청인에게 500만원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B씨는 2021년 6월부터 7월까지 스마트폰 배달 앱으로 54차례에 걸쳐 초밥, 햄버거, 맥주, 커피, 디저트 등을 주문하고 음식값을 내지 않아 음식점들에 207만원 상당의 재산상 피해를 안긴 혐의를 받았다. B씨는 배달원에게 “계좌번호를 알려주면 음식값을 송금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하며 범행을 이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