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신항서 마약 100㎏ 적발… 시가 3500억원 상당

부산신항에 입항한 화물선에서 코카인 약 100㎏이 발견돼 해경이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사진은 8일 부산 동구 남해지방해양경찰청에서 화물선에서 압수한 코카인 100㎏(시가 3500억원 상당)을 공개하는 모습. / 사진=뉴시스

부산신항에 입항한 화물선에서 코카인 약 100킬로그램(㎏)이 적발됐다. 해경은 인터폴 등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마약류 유통 관계를 추적하고 있다.

8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남해지방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달 15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에 정박 중인 화물선 A호에서 발견한 코카인 100㎏(시가 약 3500억원)을 압수하고 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코카인은 필로폰, 헤로인과 함께 3대 마약류로 알려져 있다. 발견된 코카인은 1㎏ 단위로 압축 포장된 100개의 뭉치로 나뉘어 가방 3개에 담겨 있었다. 압수한 코카인은 부산시 전체 인구인 33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해경은 전했다.

지난달 15일 오후 3시35분쯤 해경은 수중 선저 검사 중 시체스트(Sea Chest)에 마약류 의심 물질이 담긴 가방 2개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시체스트는 선박의 바닥 부분에 선박 운행에 필요한 해수가 유입되도록 만든 공간이다. 신고받고 현장에 출동한 해경은 마약수사대와 수중과학수사요원을 동원했다. 이들은 수중 감식을 통해 은닉된 가방 1개를 추가로 발견하며 총 3개의 가방을 찾아냈다.

해경은 부산지법으로부터 압수수색 검증 영장을 발부받아 선박을 정밀 수색했다. 선원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도 실시했다. 또 A호 승선원 총 23명(한국 11명, 필리핀 12명)의 DNA를 채취하고 소변과 모발을 통한 마약류 생리 검사를 시행했다. 검사 결과 전원 음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이번 사건이 중남미 마약 조직과 연관돼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코카인 포장지 내·외부에는 돌고래 사진과 세 가지 모양의 각인 등 특정 표식이 있다. 해경은 해외 정보망과 유엔 국제마약 사무소의 보고서, 관련 첩보에 따라 중남미 국가에서 해당 표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코카인 내부 포장지에서 DNA와 지문 등 50여점을 추가로 발견했다. 이는 한국인과는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카인 안에서 위치 추적 장치 8개도 발견됐다. 해경 관계자는 "한국에서 다량의 마약이 발견됐으나 한국인과의 연관성은 찾을 수 없어 브라질 등 경유국 관련자에 대한 인터폴 국제 공조 수사를 의뢰한 상태"라고 말했다.

A호는 브라질→ 싱가포르→ 홍콩→ 한국→ 중국 등 순으로 운항하는 정기선이다. 지난해 12월 초 브라질에서 출항해 싱가포르, 홍콩을 경유했고 지난달 부산신항에 입항했다.

김서현 기자 rina236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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