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뿜고 뒷발로 서서 달린다…현실의 ‘용’은 이렇게 생겼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용의 특징 보이는 동물 7종 소개
용은 12간지 가운데 유일하게 실존하지 않는 ‘환상의 동물’이다. 각기 다른 모습이지만, 용은 동서양 문화에서 모두 그려지는 동물이다. 동서양의 선조들은 어떻게 용을 상상하게 됐을까.
청룡의 해, 음력 설을 맞아 살아있는 동물 가운데 전설의 용을 떠올리게 하는 동물을 소개하는 보도가 나왔다. 과학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은 8일(현지시각) ‘이 용들은 불을 뿜지는 못하지만 실존한다’는 제목의 온라인판 기사에서 실제 용은 아니지만, 용과 매우 유사한 특징을 가진 신비한 동물 7종을 모아 전했다.
뒷발로 서서 달리는 ‘작은 용’
캥거루도마뱀(Kangaroo lizard)은 ‘작은 용’이라고 불린다. 지난해 1월 인도 남부의 서고츠 산맥에서 처음 발견됐는데, 평균 몸길이가 10㎝에 불과하다. 자그마한 몸집을 자세히 보면, 날카로운 발톱과 뾰족한 주둥이, 긴 꼬리가 신화 속 용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비록 이 ‘작은 용’은 날아오르지는 못하지만, 뒷발로 똑바로 서서 달리는 능력을 지녔다.
붉은 몸이 검은빛으로…위장 전술 ‘끝판왕’
붉은 몸색을 띤 루비해룡(Ruby seadragon)도 비교적 최근에야 알려진 동물이다. 2015년 신종으로 등록된 루비해룡은 해마와 같은 실고기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당시 박물관에 보관 중이던 표본에 대한 디엔에이(DNA)테스트를 거쳐 신종으로 등록이 됐고 이듬해(2016년) 실제로 서호주 러쉐어쉐이 군도에서 살아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연구자들은 루비해룡의 강렬한 몸 색깔이 위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신비롭게도 실제 수중에서는 붉은 몸색이 검은색으로 보여 포식자를 피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학계에 발표된 해룡은 단 3종인데, 루비해룡은 나뭇잎해룡이나 풀잎해룡보다 더 깊은 수심에 서식하며 관찰이 힘든 종으로 꼽힌다.
이름 자체가 청룡
태평양과 대서양, 인도양에 분포하는 푸른갯민숭달팽이(혹은 푸른바다민달팽이)는 영문명 자체가 블루드래곤(Blue dragon sea slug)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체동물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갖고 있지만, 무심코 손에 올리거나 잡으면 큰코다치는 수가 있다.
갯민숭달팽이 전문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앙헬 발데스 연구원은 “푸른갯민숭달팽이는 일생을 몸을 뒤집은 채 수면에 떠서 살아간다. 그러면서 독이 있는 해파리를 잡아먹는데, 독특한 점은 해피리의 독을 특수 기관에 저장해 다시 사용한다는 점”이라고 내셔널지오그래픽에 설명했다. 달리 ‘청룡’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이 아니라는 것.
독을 내뿜는 핑크 드래곤
2007년 태국 메콩강에서 발견된 핑크 용 노래기(Pink dragon millipede)는 선명한 핑크색 몸색이 아름다운 동물이다. 성체의 몸길이는 약 3㎝ 정도로 이 지역의 석회암 동굴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동물 또한 용처럼 불을 뿜지는 못하지만, 아몬드 냄새가 나는 독을 내뿜으며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방어한다.
진짜 사람을 해칠 수도 있다
코모도왕도마뱀(Komodo dragon)은 환상 속 용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동물 가운데 하나다. 사람을 잡아먹을 수도 있을 정도로 강력하기 때문이다. 독한 독과 날카로운 이빨을 지닌 코모도왕도마뱀은 사슴, 산돼지는 물론 자신보다 몸집이 큰 물소도 쉽게 사냥해 잡아먹는다. 몸길이는 3m에 몸무게도 100㎏ 이상 나간다. 후각 기능이 뛰어나 12㎞ 밖에서도 먹이 냄새를 맡으며, 시속 20㎞로 달릴 정도로 지구력도 강하다.
더 무시무시한 점은 같은 종족도 먹이에 포함한다는 점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로버트 에스피노자 박사는 “왕도마뱀의 주요 포식자는 다른 왕도마뱀이다. 성체가 새끼를 잡아먹기 때문에 어린 왕도마뱀을 만나기가 굉장히 힘들다”고 전했다.
무시무시한 이빨, 빛나는 몸
심해어 블랙드래곤피시(Black dragonfish)는 날카로운 이빨과 빛을 내는 몸으로 유명하다. 또 성체가 되기 전 단계의 암컷 블랙드래곤피시는 몸길이에 절반에 달하는 긴 눈자루를 지닌다. 성장하면서 눈자루가 짧아지고, 턱에 가늘고 긴 턱수염이 생겨난다. 성적 이형성(같은 종의 두 성별이 생식기 이외의 다른 부분에서도 다른 특징을 보이는 것)이 뚜렷한 종으로, 암컷의 경우 몸길이가 40㎝ 이상 자라지만 수컷은 5㎝밖에 되지 않는다.
날으는 작은 용…50종의 날도마뱀
동남아시아와 인도에 서식하는 날도마뱀은 갈비뼈가 확장된 형태의 날개인 비막(Patagia)을 지녀 나무에서 나무로 ‘날아서’ 이동한다. 실제 날갯짓을 할 수는 없지만 활공을 통해 이동을 하는 것이다. 주로 열대우림에 서식하며 개미와 같은 곤충을 먹이로 삼는다. 현재까지 알려진 종은 총 50여 종인데 저마다 다른 색과 무늬, 비막을 지녔다. 날도마뱀의 비막은 포식자를 피할 때도 사용되지만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를 할 때도 유용하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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