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피해자 신상공개 혐의’ 황의조 불구속 송치

황씨 변호인도 함께 송치

축구대표팀 황의조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싱가포르전에서 승리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1.16 정지윤 선임기자

‘성관계 불법 촬영’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은 축구선수 황의조씨(32)가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8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소지 및 비밀누설 등 혐의로 황씨를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황씨 측 변호인 A씨도 불법촬영 피해자의 신상공개를 한 혐의로 함께 송치됐다.

황씨는 성관계 상대방의 동의 없이 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황씨와 변호인 A씨는 지난해 11월 낸 입장문에서 피해 여성의 신분과 관련한 내용을 언급하며 신상을 공개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앞서 황씨는 지난해 6월 황씨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며 황씨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네티즌을 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황씨의 불법 촬영 정황을 포착해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해당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린 유포자는 황씨의 형수 B씨로 밝혀졌다. B씨는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황씨 측은 “당시 연인 사이에 (촬영이) 합의된 영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 C씨의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두 사람의 지난해 6월27일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황씨가 “찍을 때 이런 일 생길 지 나도 몰랐다”라고 하자 C씨는 “내가 싫다고 분명히 얘기를 했잖아”라고 답했다.

경찰은 “황씨가 수 차례 출석을 요구해도 불응했다”며 법무부에 요청해 지난달 16일 황씨를 출국금지 했다. 이튿날 황씨 측은 경찰의 출국금지에 반발해 ‘과잉 수사로 경기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수사관 기피 신청서를 경찰에 제출했으나 각하됐다.

황씨 측은 수사 정보 유출을 문제 삼으며 전날 서울경찰청 청문감사인권담당관실에 수사관 기피 신청서를 한 차례 더 제출했다.

축구대표팀 황의조 불법촬영 혐의 피해자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가 23일 서울 서초구 소재 사무실에서 황의조 측 입장문에 대한 반박 기자간담회 중 황의조와 피해자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2023.11.23. 조태형 기자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