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혐의’ 황의조, 불구속 송치

축구선수 황의조. 연합뉴스

경찰이 축구선수 황의조(32)씨를 성관계 장면을 동의 없이 촬영한 혐의 등으로 검찰에 넘겼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8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및 소지 혐의를 받는 황씨를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상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한 2차 가해 혐의와 관련해서도 황씨와 황씨 법률대리인 ㄱ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황씨는 그간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로부터 암묵적 동의를 받은 합의된 촬영이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해왔으나, 경찰은 “물적·인적 증거를 살핀 결과 혐의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 쪽 변호인은 줄곧 “(촬영에) 동의한 적 없다”고 반박해왔다.

황씨의 불법촬영 사건은 지난해 6월 황씨가 먼저 자신의 사생활 의혹을 제기한 누리꾼을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자신을 황씨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누리꾼이 에스엔에스(SNS)에 ‘황씨가 다수의 여성과 애인 관계인 것처럼 행동하고 성관계를 맺은 뒤 관계 정립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가스라이팅했다’고 주장한 사실이 논란이 되자, 황씨는 이 누리꾼을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황씨의 휴대전화 등에서 불법촬영 정황을 추가 포착해 황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동영상을 올리고 황씨를 협박한 누리꾼이 황씨의 형수로 파악됐고,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형수는 재판 과정에서도 “해킹 당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황씨와 황씨 법률대리인은 피해자 신상 정보를 공개해 성폭력처벌법이 금지하는 피해자 신원 누설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황씨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환은 황씨의 불법촬영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문을 내면서 피해 여성의 직업과 결혼 여부 등 피해자를 유추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