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3’에 권병준···‘쓸모 없는 로봇’의 무대극
국립현대미술관은 SBS문화재단과 공동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3’ 수상자로 권병준 작가를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권병준은 입체음향이 적용된 소리 기록과 전시 공간에서의 재현·기술 개발에 관심을 두고 음악과 연극, 미술을 아우르는 뉴미디어 퍼포먼스를 기획·연출하는 작가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 중인 후보작가 전시에서 신작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로봇’(2023)을 비롯 ‘오체투지 사다리봇’(2022), ‘부채춤을 추는 나엘’(2021) 등을 선보였다. 풍경 소리와 빛, 그림자를 활용해 로봇이 추는 춤을 그림자 연극처럼 표현한 작품이다. 쓸모와 효용을 위해 디자인된 산업용 로봇과는 전혀 다른 ‘쓸모 없는 로봇’을 통해 기계와 자동화로 노동력의 가치를 잃은 인간 노동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심사위원단은 “권병준의 작업이 기술을 통해 인간성에 질문을 던지고, 이를 통해 감동을 전하며 사람들 간의 이해에 관한 날카로운 울림을 준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밝혔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권병준은 몰입적인 로봇 종합극을 이용하여 인간 공동체의 무한 확장의 가능성을 질문하고, 거침없이 직진하는 현대 문명의 흐름에 다양한 갈래를 제시하는 아름다운 작품을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올해의 작가상’은 동시대의 미학적,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역량 있는 시각 예술가 4명을 선정해 신작 제작·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그중 한 명을 최종 수상자로 선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후보작가에게는 신작 제작을 위해 각 5천만원이 지원되며 수상자에게는 추가 후원금 1천만원이 주어진다.
권병준의 작품을 포함해 함께 후보작가에 오른 갈라 포라스-김과 이강승, 전소정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는 다음 달 3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계속된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402071631001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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