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올리고 자사주 소각하고… 현대백화점그룹 '밸류업'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등 그룹 내 상장 계열사 10곳이 각각 이사회를 열고 중장기 배당 정책(2024~2026년)을 수립했다고 8일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 환원을 강화하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주주 권익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중장기 배당 정책을 수립해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발표로 3개년의 배당 규모를 선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주주 입장에서 배당 예측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장기 배당 정책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향후 3년간 최소 배당액을 기존 최소 1000원 이상 배당에서 1300원 이상으로 상향했다. 현대홈쇼핑은 앞으로 3년간 주당 2500원 이상의 배당액을 주주들에게 보장하기로 했다.
현대그린푸드와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난해 1월 발표한 배당 정책에 맞춰 배당 총액을 인적분할 및 유상증자 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하기로 했다. 현대그린푸드는 향후 3년간 주당 최소 325원 이상 배당하기로 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도 최소 주당 150원 이상 배당하는 정책을 수립했다. 2023년도 주당 배당액은 50원 상향된 200원을 지급하는 안을 공시했다.
한섬과 현대리바트, 현대이지웰, 대원강업, 현대에버다임 등 5개 계열사는 그룹의 전향적인 주주가치 제고 기조에 맞춰 처음 중장기 배당 정책을 수립했다. 이들 회사는 앞으로 3년간 최소 배당 성향(배당금 비율)을 10~20%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의 올해 영업실적이 변수이긴 하지만 중장기 배당 정책 수립으로 2024년 배당 규모는 지난해 대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2023년 현대백화점그룹 전체 배당 규모는 2022년(1434억원) 대비 16.4% 증가한 1669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와 함께 대표적인 주주 환원 정책으로 꼽히는 자사주 소각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거나 매입을 통해 확보한 자사주를 소각해 유통 주식 수를 줄이는 것을 말한다. 주식 총수가 줄어들면 주주들이 보유 중인 기존 주식의 가치는 상승하게 돼 보통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먼저 한섬은 자사주 추가 매입 후 기존 보유분을 포함해 총 발행 주식 수의 약 5% 수준을 이달 말 소각할 예정이다. 지난 2일까지 자기주식 49만2600주를 장내 매수했으며 기존에 취득한 자기주식 73만8900주를 포함해 총 123만1500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지누스도 최근 이사회에서 총 발행 주식 수의 약 2.3% 수준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새롭게 발표했다. 오는 3월29일까지 자기주식 23만7972주를 장내 매수하고 기존 보유분 23만7972주를 포함해 자기주식 47만5944주를 4월 내에 소각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지누스가 일시적으로 영업실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2023년 배당성향을 직전년도와 동일하게 유지하고 이번 자사주 소각도 진행키로 했다"며 "이렇게 되면 지난해 당기순이익 모두를 주주 환원을 위해 쓰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린푸드의 경우 지난해 1월 발표한 자사주 소각 계획을 구체적으로 명문화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그린푸드는 2028년까지 자사주 10.6%를 신규로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향후 5년간 자사주 소각 진행과 배당에 소요되는 비용을 합치면 매년 약 2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현대그린푸드 당기순이익의 약 50% 수준을 매년 주주 환원에 활용하게 된다.
이에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난해 12월 보유한 자사주 전량(발행 주식 총수의 4.0% 규모)을 소각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중장기 배당 정책 수립, 자사주 소각과 더불어 시장과의 소통 강화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시장의 의견을 수렴해 보다 전향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라며 "단일 지주회사 중심의 새로운 지배구조가 구축된 만큼 그룹 차원에서 자회사의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가치를 높이는데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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