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메시 거짓말 들켰다, 입국 거부해야" 맹비난... 홍콩 노쇼→日서 출전, 중화권은 '분노 대폭발'
월드투어 중인 인터 마이애미는 지난 7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J리그1 챔피언 비셀 고베와 친선전을 0-0으로 마무리한 뒤 이벤트로 열린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날 가장 큰 관심사는 메시의 출전 여부였다. 메시는 지난 4일 홍콩의 홍콩스타디움에서 열린 홍콩 베스트11와 경기에서 노쇼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과 3일 뒤 일본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후반 교체투입되며 홍콩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이날 메시는 후반 15분 교체 투입돼 활발한 몸놀림을 보였다. 특유의 자로 잰듯한 날카로운 패스로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때리기도 했다.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골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일본 팬들의 함성을 이끌었다.
경기 후 일본 매체는 찬사를, 중화권 매체는 비난을 퍼부었다. 중국 '소후닷컴'은 이날 "메시는 거짓말을 들켰다"며 "경기 전 훈련에서 메시는 마치 다른 사람처럼 말하고 웃었다. 부상으로 인한 불편함과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홍콩에서 뛰기를 거부한 그의 오만한 행동은 팬들의 분노를 샀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오는 3월 중국 항저우에서 친선전을 치를 예정이라고 언급하며 "메시의 중국 입국을 허락해야 하는가. 국가대표든 클럽팀이든 중국에 오면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일본 '코코카라'는 이날 "분홍색 등번호 10번 유니폼이 일본을 뜨겁게 달궜다"면서도 "중국과 홍콩의 분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메시가 이번 월드투어에서 결장한 유일한 경기가 홍콩 베스트11과 경기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아르헨티나를 상징하는 하늘색-흰색 줄무늬 유니폼과 인터 마이애미의 연분홍색 유니폼을 입은 홍콩팬 4만여 명이 가득 들어찼다. 하지만 후반 중반까지 메시가 나오지 않자 팬들은 "메시 나와라"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이어 후반 35분쯤에는 "환불, 환불"을 외치는 성난 목소리로 바뀌었다. 하지만 메시는 관중들의 야유에 아랑곳없이 벤치에 앉아 동료 선수들 경기를 묵묵히 지켜봤다. 결국 메시가 출전하지 않자 경기 후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한 팬은 "이번 경기 티켓값이 5000홍콩달러(약 85만원)이었다. 80홍콩달러(약 1만3000원)짜리 홍콩 축구 리그 경기와 다를 게 없는데 왜 비싼 가격에 구입했나"라고 분노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에는 팬들이 메시의 대형 입간판을 발로 차 부수는 영상이 올라왔다. 메시의 입간판 얼굴 부분이 사라진 모습도 있었다.
헤라르도 마르티노 인터 마이애미 감독이 경기 후 메시가 뛰지 않은 이유를 해명했지만 소용없었다. 메시는 내전근, 수아레스는 무릎 부상이었다. 마르티노 감독은 "많은 팬이 실망했다는 것을 안다. 용서를 구하고 싶다. 메시를 잠깐이라도 뛰게 하고 싶었지만 위험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 의료팀으로부터 이들이 경기를 뛰면 부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보고 받았다"고 전했다.
태틀러 아시아는 메시를 내세워 이번 친선전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메시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메시를 보기 위해 880달러(약 15만원)부터 최대 5000홍콩달러를 기꺼이 지불했다. 태틀러 아시아는 "우리도 메시와 수아레스가 경기에 뛰지 못한다는 것을 경기 직전까지 몰랐다. 매우 실망스럽다"고 해명했다.
이어 "홍콩에 많은 팬이 있었고 그들을 위해 경기를 뛰고 싶었지만 어려웠다. 이런 일은 축구와 경기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기대한 팬들이 많았던 만큼 정말 저도 실망스러웠다. 홍콩에서 뛸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콩 팬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고 비셀 고베전에 출전하자 분노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됐다.
한편 메시는 올 시즌 파리생제르맹(PSG)에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해 '축구의 신' 다운 활약을 이어갔다. MLS 무대에서 11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리그스컵 10골 1도움, US 오픈컵 2도움, 리그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데뷔전 이후 9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MLS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고 최하위권 인터 마이애미를 북중미 리그스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로써 메시는 통산 8번째 발롱도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지난 2009년 발롱도르를 처음 받았던 메시는 2012년까지 4년 연속 수상했다. 이후 2015년, 2019년, 2021년, 그리고 올해 영예를 안았다. 축구계 전무후무한 업적을 남기게 됐다. 라이벌인 호날두와 격차를 더 벌렸다. 호날두는 2008년. 2013년, 2014년, 2016년 2017년까지 5회 수상한 바 있다. 당시 메시는 "제게 투표한 많은 분께 감사하다. 그 덕에 제가 이 자리에 다시 서게 됐다"며 "아르헨티나 동료들과 영광을 나누고 싶다. 그들 때문에 이 상을 받게 됐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메시의 지난해 가장 큰 업적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조국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끈 것이다. 메시는 월드컵 7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7골 3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프랑스와 결승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메시는 월드컵 5수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대회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도 수상했다.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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