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우 선배님과 동명이인 맞대결 꿈 꿔” 9사단 조교 출신 KIA 1R 예비역, ‘함평 승락스쿨’로 눈 뜬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4. 2. 8.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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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투수 박건우가 ‘함평 승락스쿨’을 통해 1라운더 재능을 만개할 수 있을까. 군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온 박건우는 미래가 좀처럼 보이지 않았던 과거와 달라진 퓨처스팀 시스템에 희망을 얻었다. 동명이인 선배인 박건우(NC 다이노스)와 맞대결도 박건우에게 충분히 그릴 수 있는 꿈이 됐다.

박건우는 2021년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박건우는 2021시즌 1군에 데뷔해 3경기 등판(3이닝)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박건우는 2021시즌 퓨처스리그에서 25경기 등판(65.2이닝) 2승 3패 6홀드 평균자책 6.30 51탈삼진 57볼넷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2021시즌 이후 박건우의 공식 등판 기록은 없었다. 박건우는 2022시즌 중반 현역으로 입대해 군 문제를 해결했다. 2023년 12월 제대한 박건우는 함평 챌린저스 필드로 곧바로 합류해 복귀 준비에 나섰다. KIA 손승락 퓨처스팀 감독은 박건우를 고치 퓨처스 스프링캠프 명단에 넣은 뒤 투수조장에도 임명했다. 그만큼 박건우를 향한 현장의 기대치를 잘 보여주는 그림이다.

KIA 투수 박건우. 사진(함평)=김근한 기자
KIA 손승락 퓨처스팀 감독. 사진(함평)=김근한 기자
최근 함평 챌린저스 필드에서 MK스포츠와 만난 박건우는 “9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조교 직책을 맡아 군 생활을 보냈다. 국방부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말처럼 진짜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웃음). 신기하게 LG 투수 김진수 선수와 같은 팀 내야수 장시현 선수와 같은 곳에서 근무했다. 또 내가 이승재, 장재혁 선수도 나중에 이곳으로 오라고 했는데 같이 복무하게 됐다. 이들과 캐치볼을 하면서 함께 운동까지 했으니까 확실히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좋았다”라고 전했다.

박건우는 2021시즌 입단 첫 해부터 1군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박건우는 이 기억을 ‘전혀 준비되지 않았던 데뷔전’이라고 평가했다.

박건우는 “팀에 입단한 뒤로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정말 좋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스프링캠프 때도 발목을 다치면서 마음도 조급해졌다. 입단 동기들은 이미 1군에서 공을 제대로 던지는데 나만 뒤처진단 느낌이었다. 1라운더에 맞는 기량을 빨리 보여줘야한단 압박감 속에 조급하기만 했다. 내가 전혀 준비가 안 됐는데 1군 마운드에 올랐던 셈”이라며 되돌아봤다.

박건우는 군대를 다녀온 뒤 확 달라진 함평 육성 시스템이 감탄했다. 손승락 감독 지휘 아래 트레이닝 파트와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과정을 직접 겪으니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희망찬 미래가 박건우 머릿속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박건우는 “솔직히 군대 가기 전에는 너무 암울했다. 문제점은 알고 있지만, 정확한 해결 방안을 알 수 없었다. 예를 들어 투구할 때 왼쪽 어깨가 일찍 열리는 게 문제점인데 보통은 ‘왼쪽이 일찍 열리니까 최대한 닫고 던져라’라는 조언이 끝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우선 다양한 신체 측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부위를 강화하고 보완하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식의 상세한 피드백이 온다. 그렇게 하면 되겠다는 희망과 확신이 드니까 야구하는 게 재밌더라. 예전과 달리 선수단과 감독님 코치진 사이에 엄청난 신뢰가 생겼다”라며 미소 지었다.

2021시즌 1군 데뷔전을 치렀던 투수 박건우. 사진=KIA 타이거즈
2021시즌 1군 데뷔전을 치렀던 투수 박건우. 사진=KIA 타이거즈
손승락 감독도 제대한 박건우를 눈여겨보고 퓨처스 스프링캠프 투수조장에 임명했다. 박건우는 제대 뒤 손 감독에게 들은 한마디에 야구를 대하는 자세에 변화를 줬다.

박건우는 “제대 뒤 함평에서 훈련하는데 감독님께서 내가 운동하는 게 간절함이 없어 보인다고 말씀하셨다.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먼 목표를 세우는 것보단 지금 있는 상황에서 100% 전력을 쏟아붓는 게 감독님 지론이라 나도 운동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박건우는 최고 구속 150km/h를 목표로 2월 9일부터 시작하는 고치 캠프에서 여러가지 과제를 완수하고자 한다. 손승락 감독에게 서클 체인지업 수업도 받을 계획이다.

박건우는 “최근 투구했을 때 145km/h까지 나왔다고 들었다. 조언받은 트레이닝과 꼬임 동작 수정에 성공한다면 150km/h까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치 캠프에서 주자 견제를 위한 슬라이드 스텝 수정과 써클 체인지업을 감독님께 배우려고 한다. 물론 속구가 먼저 통해야 한다. 육성선수라 당장 1군에 올라갈 상황이 아니니까 항상 100%로 야구를 하다가 기회가 오면 꼭 잡겠다”라고 강조했다.

박건우는 ‘1라운더’로서 자신의 가치를 꼭 KIA 팬들에게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동명이인 박건우(NC)와는 승부도 기대했다.

박건우는 “지난해 (황)동하나 (최)지민이처럼 꼭 1군 마운드에서 팬들에게 인정받을 만한 투구를 보여드리고 싶다. 이제 주말 더블헤더 규정도 생기니까 시즌 중간 나에게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믿는다. 이번엔 완벽히 준비된 상태로 올라가서 타자들을 공격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투수라는 걸 증명하겠다. 또 리그를 대표하는 수위 타자인 박건우 선배님과 동명이인 맞대결도 꼭 펼치고 싶다. 예전에 동명이인 맞대결 사례에서 홈런을 맞았다는 얘길 들었는데 나는 전력으로 투구해서 꼭 삼진으로 이기는 기록을 남기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함평=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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