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이 살아났다…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1위 상권’ 탈환

심윤지 기자 2024. 2. 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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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공실률 9.4%
전년 동기 대비 33%P 급감
크리스마스이브였던 지난해 12월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시민들이 가득 채우고 있다. 문재원 기자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서울 주요 상권 공실률이 감소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명동 상권의 회복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명동의 공실률은 9.4%로 전년 동기대비 33.0%포인트 감소했다. 직전 분기(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도 0.8%포인트가 낮아졌다.

이로써 명동은 6대 상권(명동·강남·홍대·가로수길·한남이태원·청담) 중 ‘공실률이 가장 낮은 상권’ 자리를 다시 회복했다. 공실률 하락폭도 6대 상권 중에 가장 컸다. 명동은 2022년 4분기 공실률이 42.4%를 기록하며 6대 상권 평균(23.1%)을 훌쩍 상회할만큼, 코로나19 사태 타격을 가장 크게 입은 곳이었다.

명동의 공실률이 줄어든데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명동은 임대료, 매출 규모, 유동인구 등이 국내에서 가장 높지만 외국인 의존도가 높은 상권으로 분류된다. 이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직격탄을 맞으면서 공실률이 크게 증가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상권이 빠르게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3년 8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09만 803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2% 증가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이었던 2019년의 75% 수준을 회복했다.

코로나 기간 명동 상권이 대대적으로 리뉴얼되면서 ‘체질개선’에 성공한 것도 공실률 급감의 원인으로 꼽힌다. 기존에는 소형 화장품 로드샵 위주의 외국인 수요 중심 상권이었지만, 최근에는 MZ세대들이 선호하는 스포츠·패션 브랜드들이 입점하며 내국인 수요에 초점을 맞춘 상권으로 재편성됐다.

특히 룰루레몬, 무신사스탠다드(오픈예정) 등 명동 안쪽 뿐 아니라 대로변으로도 플래그십스토어들이 확장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해 4분기에는 스포츠 브랜드인 ‘스케처스’(540㎡)와 트립웨어 브랜드인 ‘로우로우 월드와이드 서울’(370㎡)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남신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테일임차자문팀 이사는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며 명동 마켓의 매출은 2023년 6월 기준으로 코로나 이전 매출 최고점이었던 2019년 12월 매출을 회복했다”며 “현재는 매출 최고점을 지속해서 갱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6대상권 공실률. 쿠시먼웨이크필드 제공

명동 다음으로 공실률이 낮은 곳은 한남·이태원(9.9%)이었다. 최근 국내 신진 디자이너 및 뷰티 브랜드들이 신규 진입하고 있다. 홍대는 대로변 신축 빌딩을 중심으로 대형 병원이 들어서는 기류가 감지된다.

엔데믹 이후 리테일 상권이 전반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강남과 가로수길 상권은 공실률이 오히려 상승했다. 비교적 높은 임대료, 인근 세로수길로의 상권축 확장, 성수 등 대체상권 부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팬데믹 여파에서 회복되는 기저 효과가 점차 소멸하면서 주요 상권의 공실률 하락 속도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며 “경기 침체와 고금리·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올해 리테일 시장은 불확실성이 큰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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