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독일에서 열린 '은밀한 회동'···"이민자 배경 독일인까지 추방"

윤영균 2024. 2. 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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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극우주의당 고위급 정치인-신나치주의자-유명 기업가들 비밀 회담, 이민자 수백만 명 추방 계획 세워···독일 전역에서 극우주의 항의 시위 이어져

2023년 11월 독일의 한 호텔에서 독일 극우주의당의 고위급 정치인과 신나치주의자, 유명 기업가들이 비밀 회담을 했다는 사실이 한 탐사보도 매체에 의해 폭로됐습니다. 이 회동에서 이민자 수백만 명을 추방할 계획을 세웠는데요, 망명자에서 시작해 거주권이 있는 비독일인, 이민자 배경의 독일인까지 차례로 추방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마치 나치가 1940년에 유대인 4백만 명을 추방하려 했던 계획과 유사한데, 회동을 한 장소가 나치가 그 계획을 세웠던 장소에서 8km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고 합니다. 독일 전역에서 극우주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현지원 대구MBC 통신원에게서 자세한 소식 들어봤습니다.

Q. 세계 각지의 뉴스 현지 통신원을 통해 직접 듣는 월드 리포트 시간입니다. 오늘은 독일 베를린 현지원 통신원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A. 네, 안녕하세요?

Q. 독일 연방정부 예산안이 통과됐다는데 지금 해가 바뀐 지 두 달이 됐는데 이제 통과가 된 거예요?

A. 네, 2월 2일 독일 연방의회가 연방 정부의 2024년 예산안을 승인했는데요. 약 4,770억 유로의 지출과 390억 유로의 신규 부채가 계획되어 있습니다.

Q. 예산안 통과가 대한민국도 늘 시한을 넘기기는 합니다만 이렇게 2024년 예산안이 이만큼이나 늦게 책정된 이유가 있을까요?

A. 지난 2023년 11월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연방정부의 2023년과 2024년 예산안에 대해 위헌 판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연방정부의 예산안이 헌법에 명시된 부채 제동장치를 우회하고 있다는 기민·기사당 연합의 제소에 대해 헌재가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이에 따라 신호등 연정에서는 600억 유로, 그러니까 한화 84조 원에 해당하는 예산 공백이 발생하게 되었는데요. 연방정부는 2023년 예산안에 대해서는 추경 예산을 편성했지만, 2024년 예산안은 연정에 참여한 세 당이 새로운 합의를 거쳐서 꾸려야만 했습니다.

이에 따라 사민당의 올라프 숄츠 총리와 녹색당의 로버트 하벡 부총리, 그리고 자민당의 크리스티안 린트너 재무부 장관이 모여서 12월까지 3자 협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원래대로라면 전년 12월에 승인되었어야 할 예산안이 2024년에는 1월 말이 되어서야 조정회의를 통해 확정될 수 있었고, 2월 2일에 비로소 연방의회 승인을 거쳐서 통과되었습니다.

Q.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거군요. 그럼 전년도에 비해서 2024년도 예산은 어떤지 올 예산안의 특징도 함께 설명해 주시죠.

A. 거대한 예산 공백이 생겼기 때문에 연정이 계획했던 정책의 여러 분야에서 예산 삭감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새롭게 합의된 예산안에 따르면 항공권에 대한 세금이 인상되고 농업용 경유에 대한 세제 혜택이 점진적으로 폐지될 예정입니다. 또한 시민수당과 연금의 축소 등 여러 가지 긴축 조치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Q. 독일도 어려운 상황이군요. 유럽 극우주의자들이 갈수록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하는데, 독일에서는 극우주의자들이 비밀 회동한 사실도 드러났다고요?

A. 네, 독일의 탐사보도 매체 코렉티브는 2023년 11월 포츠담 인근의 호텔에서 독일 극우주의당의 고위급 정치인과 신나치주의자, 그리고 유명 기업가들이 비밀리에 모여 독일에서 수백만 명의 이민자를 추방할 계획을 세웠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참석자는 25명으로, 이들은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당'의 핵심 인사이거나 독일과 오스트리아 극우단체들의 수장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Q. 참석자들의 숫자는 25명에 불과하지만 면면을 들어보니 독일 사회 내에서 어느 정도 힘과 지위를 가진 인물들인 것 같네요. 맞나요?

A. 네, 맞습니다. 이들은 모임을 통해서 '재이민'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이주 정책의 기본 계획을 논의했는데요. 이 계획에 따르면 이주되어야 할 사람은 세 그룹으로 나뉜다고 합니다.

첫째는 망명자, 즉 난민이고 둘째는 거주권이 있는 비독일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일 사회에 동화되지 않은 이민자 배경의 독일인으로 각 그룹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독일에서 순차적으로 추방한다는 계획입니다.

Q. 독일은 메르켈 총리 때부터 이례적으로 대규모 난민을 수용하면서 아주 포용적인 국가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지금 말씀하신 그 비밀 회동 이민 정책을 들어보면 마치 좀 나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A. 네, 맞습니다. 이 계획은 나치가 1940년에 400만 명의 유대인을 마다가스카르 섬으로 추방하려고 했던 계획과 유사합니다. 또한 회동이 열린 장소는 나치가 유대인 학살 계획을 수립한 베를린 반제(Wannsee) 회의가 열렸던 장소에서 8k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한편 회동에 참석한 연사 중에 한 명은 독일을 위한 대안당의 대표 알리체 바이델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다는 것이 추가로 밝혀져서 독일 전역에서 극우주의에 항의하는 시위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Q. 그나마 또 기대해 볼 수 있는 건 시민들이 이런 극우주의 움직임 확산에 좀 반대하는 그런 시위를 자발적으로 열고 있다는 그런 소식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유럽의회가 소비자의 수리할 권리를 도입하기로 했다는데 이 소식은 또 어떤 내용인가요?

A. 네, 유럽의회와 EU회원국의 협상 대표들이 EU 차원에서 소비자의 수리할 권리를 도입하기로 합의한 내용입니다. 이 법은 소비자를 보호하고 수백만 톤의 폐기물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데요. 2년의 법정 보증 기간 안에 가전제품이 고장나면 업체가 제품을 수리해 주어야 하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새 기기를 제공할 수 있다는 법안입니다. 또한 특정 기기의 경우 수리 보증 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수리받을 권리가 유지되고, 제조업체는 소프트웨어 특수키를 사용하여 개별적인 독립업체에서 제품을 수리하는 것을 고의적으로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Q. 무조건 새 상품을 사는 게 아니라 갖고 있는 걸 고쳐 쓸 수 있게, 결국에는 이제 온실가스 감축하려는 기후 위기 시대의 정책이다 싶습니다. 모든 제품에 해당해요?

A. 모든 가전제품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헤드폰이나 가구와 같은 일부 상품들은 제외되었고 정확한 법률은 협상단의 합의를 거쳐서 몇 주 뒤에나 발표될 예정입니다.

협상 대표 레파시 의원의 말에 따르면 백색 가전이나 스마트폰과 같은 일반적인 일상용품의 수리에 대한 법적 권리가 도입되는 것이 처음이며, 앞으로는 새 제품을 구입하는 대신 수리를 받는 것이 더 쉽고 저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Q. 실제로 온실가스 감축 자원 재활용의 효과가 클 것 같은데 의회 전망은 어때요, 유럽의회에서?

A. 해당 법안의 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유럽의 소비자들이 제품을 수리하는 대신에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데에서 매년 3,500만 톤의 폐기물이 배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위원회는 버려지는 제품이 줄어들면 폐기물이 줄어들고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자원의 사용량도 줄어들 것이며, 이것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위원회에 따르면 15년 동안 1,850만 톤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180만 톤의 자원을 절약하고 300만 톤의 폐기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Q. 유럽의회의 수리할 권리였고요. 독일의 육류 제품이 5단계로 나눠서 유통 판매된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굉장히 세분화되네요?

A. 네, 2025년 8월부터 독일 육류 제품에 대해서 다섯 단계의 축산 라벨링이 의무화될 예정입니다. 이 법은 우선 돼지고기부터 시작해서 추후 소고기나 가금류 등의 다른 육류와 가공육으로까지 확대될 예정인데요.

연방 농업부가 제시하는 기준에 따르면 각각의 라벨링은 동물의 사육 환경에 따라서 구분됩니다. 즉 동물이 최소한의 공간과 사료만을 공급받는 축산 방식이 가장 낮은 라벨을 받고, 또 동물이 야외에서 활동하고 유기농 사료를 공급받는다면 가장 높은 라벨을 수여받는 등 단계적으로 구분을 짓는다는 뜻입니다.

Q. 아무래도 사육 환경이 좋고 단계가 높으면 가격도 높아질 텐데 독일 국민들은 또 이걸 선택한다는 자신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A. 네, 아무래도 독일 연방센터에 따르면 약 61%의 독일인이 고기를 살 때 동물 친화적인 축산업으로 제품이 생산되었는지에 대해서 고려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연방농업부와 동물복지단체는 라벨링의 의무화를 통해서 동물 사육 방식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고 또 동물 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동물을 종에 적합한 방식으로 사육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축산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동물 복지 부담금 또한 논의되고 있습니다.

Q. 독일 베를린에서 현지원 현지 통신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A.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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