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영업손실'에 장사 없다?…빗썸, 무료 수수료 넉달만에 종료

지웅배 기자 2024. 2. 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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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지난 넉 달간 유지해 온 무료 거래수수료 정책을 거둬들였습니다.

실적 악화가 계속되면서 결국 백기를 든 모양새입니다.

이에 따른 거래소 간 점유율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빗썸의 기업공개, IPO 전망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이 내용 지웅배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빗썸이 다시 부과한 거래 수수료율이 얼마인가요?

[기자]

네, 여전히 업계 최저 수준인 0.04%이긴 합니다.

지난 5일 자정부터 원화마켓의 260여 개 모든 가상자산 거래에 대해 적용됐습니다.

앞서 빗썸은 지난해 8월부터 매주 가상자산 10종씩에 대해, 10월부터는 가상자산 종목 전체에 대해 기존 0.25%던 거래 수수료의 무료화를 실시한 바 있습니다.

이후 5대 원화 거래소 중 코빗이 같은 달 뒤따라 수수료 무료 맞불을 놨습니다.

그 결과 무료 수수료 정책 이전까지 10% 안팎이었던 '빗썸 점유율'은 지난해 10월쯤 20%대 중후반까지 커졌습니다.

급기야 지난해 말에는 빗썸이 시장 점유율로 업계 1위인 업비트를 앞지르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넉 달 만에 다시 유료화 카드를 꺼낸 건 그만큼 실적 부담이 컸다는 뜻이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시장점유율은 높아졌지만 빗썸이 적자행진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가상자산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2분기부터 순손실 86억 원을 기록했고, 일부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정하기 시작한 3분기에는 106억 원으로 적자 폭이 더 커졌습니다.

더욱이 전체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를 없앤 지난해 4분기 역시 적자를 피해 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수익의 99%가 거래 수수료에서 난다는 점을 생각하면 빗썸은 사실상 4분기 수익을 포기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유동성이 풍부한 업비트조차 수수료율 0.05%가 마지노선인 만큼 일각에선 빗썸이 향후 수수료율을 다시 인상할 것이란 예상도 벌써 나옵니다.

[앵커]

그럼 가상자산 업계 시장점유율 변동은 어떻게 전망되나요?

[기자]

일단은 빗썸과 업계 의견이 나뉩니다.

빗썸은 업계 최저 수수료율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존 업계 최저 수수료율인 업비트보다 더 낮은 데다가, 거래금액별 등급에 따라서 요트 투어나 골프장 이용권 등을 제공하는 차등화된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결과적으로 이전에 매기던 수수료율 0.25%보다 낮아졌고, 한번 유입된 고객이 머물게 되는 '락인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냐는 예상이 나옵니다.

반면 아무리 적더라도 무료에서 유료로 거래수수료가 생긴 만큼 빗썸을 이용할 유인이 떨어졌단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현재 빗썸 점유율에는 거품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수수료 무료로 단기 고객 위주로 유입됐을 수 있다는 겁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 : 늘어났던 점유율 자체가 실거래자들의 거래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벤트 하니까 그걸 체리피킹 하기 위해서 들어왔다거나 똑같은 가격에 들어왔다가 (나가는 식의 거래로) 그냥 거래의 흔적만 남기는 거죠.]

빗썸 거래량은 무료 기간인 지난 넉 달 동안 일평균 약 2조 원 수준이었는데, 지난 5일 유료 전환 직전에는 일평균 6조 원까지 몰리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거래량이 1조 원 밑으로 다시 떨어졌는데, 하루 이틀 사이 편차가 크기 때문에 한 달 정도는 지켜봐야 이번 유료화 전환에 따른 영향을 좀 더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이렇게 빗썸이 실적을 개선하려 하는 데에는 기업공개도 배경으로 꼽히죠?

[질문]

네, 빗썸은 지난해 11월부터 IPO 추진 계획을 밝혀왔는데요.

주식시장에 신규로 상장하려면 수익성이나 매출액 등 외형적인 기준들을 갖춰야 합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최근 사업연도 말 기준 법인세 차감 전 이익이 50억 원 이상이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20억 원 이상이면서 자기자본이 30억 원 이상인 조건 등을 하나라도 충족하면 됩니다.

지난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빗썸은 법인세비용차감전손익이 240억 원을 기록했으나 적자가 예상되는 4분기 실적이 변수일 것으로 보입니다.

빗썸은 내년까지 이런 실적을 개선해 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단 계획입니다.

[앵커]

현재 진행 중인 대주주의 사법리스크도 상장 걸림돌 중 하나죠?

[기자]

네, 빗썸의 대주주로 알려진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의장은 1100억 원대 코인 사기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데요.

앞서 이 전 의장은 지난 2018년 BK그룹 회장 김 모 씨에게 빗썸의 인수와 공동 경영을 제안하면서 가상자산을 상장시켜 주겠다고 약속한 뒤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후 1, 2심에서 무죄로 판결받았지만 검찰이 지난달 24일 상고해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는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가능성은 아주 작지만 혹시라도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IPO는 물론이고 오는 11월쯤 돌아오는 가상자산 사업자 갱신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이제 특금법은 형식적인 요건뿐 아니라 실질적인 요건도 (담는 방향)으로 바뀌는 단계(예요. 가상자산사업자 자격을) 갱신할 때 대주주에 대한 이슈가 있다면 당연히 영향을 많이 미치는 거죠.]

[앵커]

빗썸의 IPO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있어 보이는군요.

잘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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