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세포도 ‘전기자극’으로 죽인다··· 국내 첫 시술 치료 성과
국내 최초로 고압 전기를 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치료법을 통해 간암 환자를 치료한 사례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김만득 교수와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는 간암 2기 환자 A씨(76세)에게 ‘비가역적 전기 천공법(IRE)’ 시술을 시행했다고 8일 밝혔다. 환자 A씨는 현재 퇴원 후 일상생활 중이며 향후 추적관찰을 받을 예정이다.
비가역적 전기 천공법은 암 주변 피부에 2㎜가량의 틈을 만들어 직접 침을 꽂은 후 고압 전기를 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치료법이다. 가정용 전압(220볼트)의 10배가 넘는 최대 3000볼트 전기를 사용한다. 이 치료법은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 효과가 적은 환자를 위해 미국에서 처음 개발됐다. 암이 발생한 부위에 고강도의 전기를 쏘면 암세포의 세포막에 미세한 구멍이 여러 개 생기면서 암세포 내외부의 균형이 무너져 사멸하는 메커니즘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치료 후 암세포는 죽지만 체내 면역세포의 활동은 촉진되는 효과도 있다.
이번에 IRE 치료를 받은 A씨는 장과 간 사이의 혈관인 간문맥 등 주변 장기와 간암 조직이 닿아 있었다. 때문에 치료진은 고주파나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한 기존의 간암 국소 치료법으로는 치료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기존 치료법이 높은 열을 일으켜 주변 장기에 피해를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IRE는 시술 과정에서 열에너지를 만들어내지 않고 암세포 자체만 타격해 암 주변 혈관과 조직이 안전할 수 있었다.
IRE는 이전까지 췌장암, 전립선암 등에 사용됐지만 간암 환자에게 사용된 것은 이번이 국내에선 처음이다. 김만득 교수는 “비가역적 전기 천공법은 미국에서 개발돼 현재는 유럽 등 선진국에서 암 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신치료기술”이라며 “현재까지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 40여 명이 치료를 받았고 이번에 간암 환자에 국내 최초로 시행한 만큼 앞으로도 대상 암종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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