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2구' 친모 이달 말 구치소 출산…1심 징역 8년(종합)

수원지법 "보통동기 아닌, 참작동기 살인 적용"
고씨, 이달 말 출산예정…法, 구속집행정지 기각

영아 2명을 살해하고 냉장고에 시신을 유기한 친모 A씨가 지난해 6월3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A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아이를 출산해 살해한 뒤, 이를 검은봉지에 담아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소재 자신의 거주지 아파트 냉장고에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3.6.3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영아 2명을 살해하고 냉장고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친모가 징역 8년을 선고 받았다.

수원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황인성)는 8일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된 친모 고모씨(37)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분만직후 범행에 따른 살인죄가 아닌 영아살해죄, 사체은닉죄 또한 사체를 주거지 내에서 옮기는 행위일뿐이며 추후 장례를 치러주겠다는 생각 등 (죄명이 변경돼야 한다는) 고씨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고씨와 남편 B씨의 관계가 돈독해 보이고 의료진의 도움으로 출산했으며 잠시나마 보호를 받았던 점에 비춰 분만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심리상태에 있었다는 '분만직후' 살인이 아니라고 법원은 해석했다.

또 사체를 검은봉지에 넣어 보이지 않게 한 후, 냉동칸으로 이전해 보관한 점을 보면 가족들로 하여금 사체 발견을 불가능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으로 사체은닉죄의 성립을 알렸다.

종전기일 결심공판 때 고씨에 대한 정신감정 전문의로부터 회신된 정신감정 결과서가 공개됐는데 고씨에 대해 '현실검증 능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증상은 범행 당시나 입원 생활에 하던 중에 보인 것은 드물었다'고 기재됐다.

이를 염두해 "고씨가 또 주장하는 '범행당시의 심신미약'에 대해서는 이미 세 자녀를 키우고 있었던 상황도 있다. 공판과정에서 우울증 치료 등 진단을 받았을뿐이며 과거 어떤 우울증, 망상 등 정신병 치료 이력은 없었고 그런 증상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양형사유에 대해서는 "고씨의 경제상황, 범행동기, 범행까지 시간을 종합하면 '보통동기 살인'이 아닌, '참작동기 살인'으로 인정된다"며 "살해된 두 아이는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라는 특별양형인자 중 가중요소를 적용해 고씨에 대해 보통동기 살인의 가중영역에 해당하는 판단을 내렸다"고 판시했다.

양형위원회가 정의한 살인범죄 양형 기준을 살펴보면 총 5가지로 구분된다. 참작동기 살인의 가중요소 형량은 징역 5~8년인 반면, 보통동기 살인의 가중요소인 경우는 징역 15년~무기징역형이다.

고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아이를 출산해 살해한 뒤, 이를 검은봉지에 담아 경기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소재 자신의 거주지 아파트 냉장고에 보관한 혐의로 기소됐다.

고씨는 살해한 아이에 앞서 이미 세 명의 자녀를 양육 중이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혐의를 시인했다. 현재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이며 이달 말 출산을 앞두고 있다.

구치소 측은 '고씨의 태아가 저체중인 점 등의 이유로 외부시설이 필요하다'면서 구속집행정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보냈고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 측에 이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양측이 제출한 출산대책, 고씨의 심리상태를 종합하면 구속집행정지를 하지 않고 구치소 보호 아래 출산과 치료가 이뤄지는 것이 아이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더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검찰과 구치소 측은 고씨에 대해 안전하고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지원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B씨에 대해서는 경찰이 영아살해방조 혐의로 입건 했지만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