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끝까지 가겠다” 하마스 역제안 거부…무엇이 협상을 어렵게 하나
블링컨 “계속 노력” 강조했지만 불쾌감 드러내
NYT “휴전 기간 견해차 해소가 관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7일(현지시간) 하마스가 역제안한 ‘3단계 135일 휴전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중동에 급파하며 중재에 힘썼던 미국 정부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면서도 이스라엘을 향한 불쾌감을 숨기지 못했다. 결국 휴전 기간에 대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견해차를 어떻게 좁히느냐가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블링컨 장관과 회동한 뒤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완전한 승리 외엔 다른 해결책이 없다”며 “우리는 끝까지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 석방을 위해선 군사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며 “하마스의 기이한 요구에 굴복한다면 인질들의 귀환은커녕 또 다른 대학살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일제히 네타냐후 총리가 앞서 하마스가 역제안한 휴전안에 퇴짜를 놨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네타냐후 총리와 블링컨 총리 회동 전 미국·이스라엘·카타르·이집트 등 4개국이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마련한 휴전안에 대해 하마스가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수정안을 제출했다며 그 내용을 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는 총 3단계에 걸친 135일간의 휴전 기간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맞교환하는 동시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작전 중인 이스라엘 지상군 철수를 요구했다. 하마스는 여기에 “이번 전쟁의 완전한 종료에 대한 합의도 기대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후 이스라엘 정부와 정보기관 모사드는 카타르로부터 하마스 역제안을 전달받아 검토에 들어갔고, 네타냐후 총리는 최종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나아가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을 비공개로 독대하고 싶다는 블링컨 장관의 요청을 거부한 사실도 공개했다.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협상 가능성을 타진했던 블링컨 장관은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중단된 인질 석방이 재개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여지는 여전히 충분하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7일 가장 끔찍한 방법으로 비인간화됐다”면서도 “그것이 다른 사람을 비인간화하는 면허가 될 수는 없다”고 이스라엘을 에둘러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중재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이스라엘에 대해 미국 정부가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계속 평행선을 달리는 이유가 휴전 기간 설정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미국 정부의 압박과 블링컨 장관의 다섯 차례 중동 방문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견해차가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결국 휴전 기간에 대한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NYT도 “주요 쟁점은 휴전 기간”이라며 “하마스는 영구 휴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완전한 승리를 거둘 때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하마스가 역제안을 통해 ‘즉각 종전’ 요구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고, 이스라엘군도 단계적 철군 계획을 세우는 등 양측의 태도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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