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축하드립니다... 해결사 이지아라는 판타지의 실체('끝내주는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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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변호사 정도로는 안된다.
해결사 정도는 있어야 피해자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다.
김사라는 그래서 가해자인 배우자와 이혼을 원하는 피해자들에게 그 불행한 결혼을 '끝내주는' 해결사이며, 나아가 그 해결과정 또한 '끝내주는' 방식으로 보여주는 히어로다.
옛 연인이었지만 헤어졌던 동기준이 변호사로서 이 해결사 그룹인 '솔루션'에 합류하고 그래서 함께 피해자들을 구원하는 일을 해가면서 동시에 그들의 행복을 찾아가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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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정덕현] 이제 변호사 정도로는 안된다. 해결사 정도는 있어야 피해자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다. JTBC 수목드라마 <끝내주는 해결사>는 그런 현실 인식에서부터 시작한다. 그 현실은 한 때는 변호사였지만 빌런 남편 노율성(오민석)에게 뒤통수를 맞고 심지어 감옥까지 가게 된 이 드라마의 주인공 김사라(이지아)가 먼저 보여준다. 변호사면서도 법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이혼 당해 아이까지 빼앗긴 김사라는 그래서 법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현실을 뼛속 깊이 경험한다.
그런 그녀에게 한때 그녀의 도움으로 막대한 이혼 위자료도 받고 전 남편에 시원한 일격을 가할 수 있었던 손장미(김선영)가 손을 내민다. 자신들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해 이혼을 하고 싶지만 이혼할 수 없는 이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하자고. 물론 법적으로 이혼을 처리하기 위해서 동기준(강기영) 같은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변호사가 필요하지만, 승소를 위해 법 테두리 안에서만이 아닌 그 바깥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해결사가 되자는 것. 여기에 <끝내주는 해결사>라는 드라마가 주는 판타지가 있다.
첫 번째 사례로 그려진 에피소드를 보면 이 드라마가 억울한 피해자에 대해 얼마나 진심인가가 느껴진다. 뉴스앵커지만 상습적인 성희롱에 성폭행으로 피해자 서민희에게 미투 폭로까지 당한 장재국(이도엽)과 이혼소송을 하려는 이주원(심이영)의 사례는 피해자들의 연대를 통해 이뤄낸 정의와 승리라는 메시지로 이 작품이 앞으로 펼쳐나갈 이야기가 어떤 것인가를 명확히 보여준다.
장재국이라는 빌런과 맞서기 위해 함께 힘을 합친 이주원과 서민희 그리고 김사라는 모두 같은 처지를 겪은 피해자들이다. 남편의 미투 사건이 터졌을 때 딸이 너무 괴로워하는 걸 보다 못한 이주원은 서민희와 남편이 나눈 대화를 공개함으로써 서민희를 꽃뱀으로 몰아버린다. 하지만 이주원 역시 서민희처럼 과거 성폭행을 당하고 아이가 생겨 어쩔 수 없이 장재국과 결혼해 살아왔던 피해자였다. 결국 이주원은 서민희 앞에 무릎꿇고 사죄했고, 김사라와 함께 장재국과 맞서게 된다.
권력을 쥔 가해자들인지라 법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현실과 맞서기 위해 생겨난 피해자들의 연대. 이것이 김사라라는 해결사 판타지의 실체다. 김사라는 그래서 가해자인 배우자와 이혼을 원하는 피해자들에게 그 불행한 결혼을 '끝내주는' 해결사이며, 나아가 그 해결과정 또한 '끝내주는' 방식으로 보여주는 히어로다. 피해자들이 가하는 회심의 반격은 그래서 이 드라마의 카타르시스를 주면서 동시에 이러한 피해자들을 만든 가해자들의 세상을 폭로한다.
여기서 드라마는 하나 더 나아가 가해자에 대한 단죄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피해자들이 진정한 행복을 되찾는 이야기까지 그리려 한다. 옛 연인이었지만 헤어졌던 동기준이 변호사로서 이 해결사 그룹인 '솔루션'에 합류하고 그래서 함께 피해자들을 구원하는 일을 해가면서 동시에 그들의 행복을 찾아가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워낙 많은 변호사 이야기 아니 이혼 전문 변호사들의 이야기가 나온 바 있어 <끝내주는 해결사>는 사실 제목처럼 완전히 '끝내주는' 법정물이라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변호사의 차원을 넘어서 법망 바깥에서도 펼쳐지는 해결사의 면면까지 담았다는 점에서 좀더 실제적인 사이다가 담긴 드라마라는 건 분명하다. 또 드라마 판타지 문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김사라와 동기준의 달달한 멜로까지 더해져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다만 이 판타지를 통해 시원한 사이다 끝에 남는 헛헛한 뒷맛은 어쩔 수 없다. 오죽 피해자들이 오히려 고통받는 세상이면 해결사까지 필요하게 됐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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