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쟁의행위" 연세대 청소노동자 판결내용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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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학생이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시위로 수업권을 침해받았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미신고 집회라 하더라도 정당한 쟁의행위라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고, 집회 소음이 학습권을 침해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판단하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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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8월 점심시간 '시급 인상' 집회
확성기 이용 민중가요 재생…꽹과리 활용
法 "정당한 쟁의행위…집시법 위반 아냐"
"학습활동에 심각한 장애 될 정도 아냐"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
연세대학교 학생이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시위로 수업권을 침해받았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미신고 집회라 하더라도 정당한 쟁의행위라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고, 집회 소음이 학습권을 침해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판단하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36단독 주한길 판사는 지난 6일 연세대 재학생 이모(25)씨가 청소·경비 노동자 김모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628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도 모두 원고가 부담하라고 명했다.
청소·경비노동자들, 구호 외치고 꽹과리 치기도
1심 판결문을 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분회 소속 청소·경비 노동자 20~30명은 지난 2022년 3월부터 4월까지 시급 440원 인상과 퇴직자 인원 충원, 샤워실 설치 등을 요구하며 점심시간을 쪼개 1시간 가까이 피켓팅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집회를 하면서 확성기를 이용해 민중가요를 크게 틀고, 조합원이 대표 발언을 하면 참여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꽹과리를 쳤다. 이후 소음 민원이 제기되자 2022년 8월까지는 학생회관 앞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2022년 5월 이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현장 소음을 측정한 결과 평균 63.3데시벨(㏈), 최고 75㏈로 나타났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14조는 집회를 할 때 소음이 등가소음(1분 평균소음도)는 65㏈, 최고소음도는 85㏈ 이하여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法 "학습활동에 심각한 장애 될 정도 아냐"
법원은 미신고 집회에 따른 '집시법 위반 여부'와 학생들에 대한 '수업권 침해 여부' 등 크게 두 가지를 검토한 뒤, 원고 패소 판결했다.
우선 청소노동자들의 집회가 미신고 집회지만, 사업장 내 정당한 쟁의 행위 차원에서 이뤄진 정당 행위로 봤다. 주 판사는 "이 사건 집회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에 의한 쟁의행위로 진행됐다"며 "목적이 시급 인상 등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위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지 않고 피케팅이나 구호 제창, 확성기를 통한 민중가요 틀기와 노조원 연설 등으로 진행됐으므로 전체적으로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한다"며 "미신고 집회라도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될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나 형사처벌이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집회 소음이 학생들의 학습활동에 심각한 장애가 될 정도로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주 판사는 "집회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정도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직접적·구체적으로 침해하는 형태로 이뤄진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학습활동에 심각한 장애가 될 만큼 수인한도를 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연세대 율사들 "헌법 정신 확인" 환영…원고는 항소
청소·경비노동자 측 소송대리인단은 판결 직후 "피고들은 헌법상 보장된 노동3권을 정당하게 행사했다"며 "법원 판결은 이러한 헌법 정신과 대법원 판례 법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어 "원고 역시 이 사건을 통해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책으로 배울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얻었길 바란다"며 "청소노동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면서도 학내 구성원들 간의 갈등을 방관하고 조장했던 연세대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노동자들의 소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김남주 변호사 등을 포함한 26명의 연세대 출신 법조인들이 나서 무료로 대리했다.
한편 재학생 이씨는 1심 선고 다음날인 7일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z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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