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맨 디즈니 '어닝 서프라이즈'…행동주의펀드 '머쓱'
7000명 감원·인기 시리즈 축소 등 결실 맺어
"배당금 50% 늘리고 자사주 4조원 매입할것"
파업 여파에 미디어·스트리밍 매출 7% 줄고
놀이공원·호텔 등 '경험' 부문 매출 7% 늘어
펠츠 위임장 대결에 '성장전략' 꺼낸 아이거
게임사 지분 투자, 스위프트 공연 '독점' 공개
월트디즈니컴퍼니가 지난해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다. 올해에도 총 10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하고 주당순이익을 전년 대비 20% 이상 높이겠다는 전망을 제시하자 주가는 장외에서 한때 8% 가까이 올랐다.
테마파크·크루즈 매출 늘었지만 파업 여파 못 피해
디즈니는 7일(현지시간)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2024회계연도 1분기) 전년동기 대비 23% 증가한 1.22달러의 조정 주당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월가 전망치인 0.99달러를 웃돌았다.
매출은 235억5000만달러(31조2000억원)로 전년동기 235억1000만달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망치인 236억4000만달러에는 못 미쳤다.
부문별로는 놀이공원, 호텔, 캐릭터상품 등을 포함하는 '경험' 사업 매출이 지난해보다 7% 늘어난 91억3000만달러(약 12조1000억원)로 집계됐다. 미국 플로리다주 디즈니랜드 방문객 수는 감소했지만 체류 시간은 늘어나 전 분기와 비슷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티켓 가격 인상과 여행 일수 증가로 크루즈 사업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스트리밍 및 미디어 사업을 다루는 '엔터테인먼트' 부문 매출은 지난해보다 7% 감소한 99억8100만달러(약 13조2000억원)로 나타났다. 지난해 할리우드 작가·배우 파업의 여파와 텔레비전(TV) 광고 수익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디즈니플러스(+)와 훌루 등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은 15% 증가한 55억4600만달러(약 7조3500억원)를 기록했다.
스포츠 채널 ESPN 담당 부문인 '스포츠' 매출은 40억7300만달러(약 5조4000억원)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메타버스 부문 폐쇄, 7000명 감원 효과 봤다
순이익 증가는 디즈니가 지난해부터 비용 절감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를 뺀 영업 이익은 38억7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7% 늘었다. 디즈니는 지난해 비용 절감을 위해 메타버스 사업부문을 폐쇄하고 인기 시리즈인 마블과 스타워즈 제작 편수도 줄였다. 작년 2월에는 전세계 직원의 3.6%에 해당하는 7000명을 감원해 55억달러(약 7조3000억원)을 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즈니는 올해 회계연도 말까지 비용 총 75억달러(약 10조원)을 절감하는 목표를 달성하거나 초과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회계연도 주당순이익은 전년 대비 20% 이상 높은 약 4.6달러로 예측했다.
아울러 디즈니는 올해 회계연도에 30억달러(약 4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금 배당액은 작년보다 50% 늘린 주당 0.45달러로 결정했다. 이날 디즈니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한때 전거래일보다 7.93% 오른 107.1달러에 거래됐다.
마블·스타워즈 캐릭터 '포트나이트'에 나온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뒤 컨퍼런스콜에서 게임제작사 에픽게임즈에 대한 투자,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 단독 스트리밍 등 투자자를 설레게 할 소식을 연달아 내놓았다.
아이거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1억명이 넘는 인기 비디오게임 '포트나이트'의 제작사 에픽게임즈에 15억달러(약 2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포트나이트에 마블, 스타워즈, 픽사, 아바타 등 디즈니 프랜차이즈 캐릭터를 확대하는 콜라보레이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아이거는 다음달 15일부터 디즈니+에서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투어 전체를 디즈니+에서 독점 공개한다고 말했다. 극장 개봉 버전에서는 빠진 5곡의 미공개 영상도 포함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디즈니의 행보를 "케이블의 쇠퇴, 스트리밍으로의 전환, 최근 몇년 간 부진한 수익 성장 등 아이거가 CEO로 재임하는 동안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아이거의 성장 전략 발표는 그를 겨냥하고 있는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를 의식한 행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펠츠가 이끄는 트라이언펀드는 지난달 18일 펠츠와 제이 라슬로 디즈니 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이사회에 합류시킬 것을 디즈니에 요구했다. 펠츠는 최근 인터뷰에서 "디즈니의 현 이사회의 감독 실적은 최악"이라며 "그들은 (이사회 진입을 요구하는) 나에게 미디어 분야 경험이 없다고 지적하지만, 그들 역시 경험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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