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정원 늘린다고 의사가 지방 오나…전남 의료공백 해소 대책 시급”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전화연결 : 주상윤 전남 국립의과대학유치 범도민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정상문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aOuhCoNArGY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정부가 내년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려 오는 2035년까지 1만 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고 발표했지요. 의대 정원 확대가 제주대 의대가 신설됐던 1998년이 마지막이니까요. 27년 만에 정원이 느는 셈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전라남도의 숙원인 전남 지역 국립의대 설립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으면서 지역민들의 실망감이 크다"고 합니다. 주상윤 전남 국립 의과대학유치 범도민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주상윤 전남 국립의과대학유치 범도민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이하 주상윤):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먼저 전남국립의과대학 유치 범도민추진위원회가 언제 왜 만들어졌는지 또 어떤 분들로 꾸려졌는지 궁금하네요?
◆ 주상윤: 지난해 11월 도민의 역량과 염원을 결집하여 대내외적으로 한목소리로 의대 신설을 촉구하기 위해서 도내 기관과 단체의 대표 333명으로 구성된 범도민 추진위가 출범하게 되었고요. 정부에 의대 신설을 건의하고 국회에서 범도민 서울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도민의 역량을 결집하여 의대 유치를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 윤주성: 최근 정부가 내년 대학 입시부터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를 했지요. 의대 정원은 27년 만에 이루어지는 셈인데요. 이번 정부의 발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 주상윤: 정부가 오랜만에 19년 만에 의대 정원 확대를 확정한 것은 대단히 환영할 일입니다. 이는 의료 여건을 개선하고 의사 수요가 부족한 우리 전남의 병·의원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요. 그러나 "신설에 대한 내용이 없어 전남도민의 상실감과 아쉬움이 아주 크다"고 볼 수 있고요. "기존 의대 증원만으로는 수도권 의사 인력 쏠림 현상과 취약한 의료 접근성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요. 의대가 없는 전남에 도민의 건강을 지킬 거점, 국립의과대학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윤주성: 저희가 알기로는 "제주대 의대 신설이 마지막 의대 정원 확충 아니었나"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19년 만이라면 그 이후에도 정원이 늘어난 적이 있었던가요?
◆ 주상윤: 통계적으로 봤을 때 그전에는 약간의 그런 것이 있었다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 윤주성: 지금 말씀하신 것은 "의대 정원이 2,000명가량 확충이 되더라도 전남 지역의 의료 여건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내용인 것 같은데요. 왜 그렇게 생각을 하십니까?
◆ 주상윤: 의사들이 지방으로 오려고 하지 않지 않습니까? 항간에는 "KTX, SRT가 개통되면 서울에서 의사들도 많이 출퇴근할 수 있어서 올 것이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는데 사실은 거의 철도망이 잘 구축돼도 아예 "지역 여건으로 봤을 때 의사들이 생활하기 불편해서 거의 안 온다"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 윤주성: 정부가 대학 신설 계획은 내놓지 않아서 전남도민들의 실망감이 너무나 클 텐데요. 현재 전남 지역의 의료 여건이 얼마나 취약한 상황인가요?
◆ 주상윤: 이루 말할 수 없지요. 전남은 노인, 장애인 인구 비율이 전국 1위로 의료 공백이 가장 크고요. 우리 전남 276개 유인도서가 있는데 그중에 의사가 없는 섬이 164개소, 60%가 되고요. 22개 시군 중 17개의 시군은 모두 응급 의료 취약지로 전국 최다인 상태입니다. 한번 예를 들어 볼까요? 몇 년 전에 해남에 사는 제 친구가, 이것은 실제로 있었던 상황인데요. 친구들과 놀다가 "갑자기 물고 있는 담배가 입에서 빠지고 손에 잡고 있는 담배가 툭 떨어지고 갑자기 쓰러지려고 한다"고 전화가 와서요. 제가 급하게 목포에서 해남으로 태우러 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목포 병원에 한 시간 만에 와서 갔더니 뇌출혈이 의심된다"고 큰 병원으로 광주병원으로 가보래요. "여기에서는 왜 안 되냐"고 그랬더니 "토요일이라 수술할 의사가 없다"고 합니다. 목포에서는 큰 병원이라고 하는 병원인데도. 그래서 병원에서 보내줘서 광주 대학병원으로 갔는데 광주 대학병원에 가서 접수를 하니까 119차를 타고 갔어도 응급 환자인데도 대학병원 응급실에서는 대기해요. "자리가 없다" 이 말이지요. "순서가 안 됐다" 이 말이지요. 그래서 주사 한 대 꼽아놓고 응급실 복도, 응급실도 자리가 없어요. "복도에다 뉘어 놓고 수술은 오늘 못 한다" 이것이에요. 그러면 뇌출혈 환자들이 어떻게 됩니까? 골든타임을 다 놓치는 것 아닙니까? 지금 그 친구는 현재도 많이 안 좋은 상태지요. 그때 골든타임 안에 수술을 하고 정상적인 혜택을 받았다면 지금과 상태가 다를 것 아닙니까? 이렇게 전남의 의료 여건이 너무나도 말할 수 없는 취약한 상태라고 생각이 들고요. 의료 인력이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필수 응급 의료 자원 부족, 상급 종합 병원 부재로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제공이 아주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중증 응급 외상 환자 등 타 지역 유출이 전국에서 최고이며 지방 의료원과 지역 병원은 아무리 고액 연봉을 제시해도 의사를 구하지 못해 의사 구인난이 아주 심각하고요. 그동안 농어촌 의료 공백을 메꿔왔던 공중 보건의마저 해마다 줄어들어서 순회 진료 확대, 보건지소 통·폐합 등 자구책 마련에도 의료 공백 해소가 역부족이며 공중 보건의가 2020년도에 637명에서 3년 뒤인 2023년도에는 586명으로 51명이나 줄어든 상태입니다.
◇ 윤주성: 전남 지역의 의료 여건을 말씀 들어보니까 정말 심각한 상황인 것 같은데요. 왜 전남 지역에 의사들이 오지 않는지 또 의사들이 오도록 하는 그런 제도적인 방안은 없을까요?
◆ 주상윤: 그래서 "의대 정원이 아니라 우리 전남에 의대 신설이 필요하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윤주성: "의대를 신설하면 의사 인력이 전남 지역에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것이에요?
◆ 주상윤: 먼저 "지역 인재들을 신설된 의대에 오게 해서 그 인력들이 졸업 후에 우리 지역에서 의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런 것이 제일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 윤주성: 그동안 "전남 지역에 의대를 신설하자"는 목소리에는 힘이 실렸는데요. "한목소리로 다 의대 신설이 필요하다" 이렇게 주장을 해왔는데 정작 실제 문제는 "목포로 의대를 유치하느냐 혹은 순천으로 의대가 가느냐" 이것을 놓고 또 지역 내에서 논란이 있어 왔잖아요. 이 부분은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 주상윤: 그동안 "목포대를 중심으로 한 우리 전남의 서부권과 또 순천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동부권이 지역 논리에 따라 의대를 서로 자기 지역에 유치한다"고 이야기를 많이 해왔지요. 또 "정치권에서 선거철만 되면 정치하시는 분들이 자기 지역에 의대 유치한다"고 이렇게 양쪽에서 서로 아주 안 좋은 현상들이 많이 일어났는데요. 전남도와 양 대학이 이견을 좁히기 위해서 그동안 부단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고요. 최근 지난달에 1월 25일 목포대학교와 순천대학교가 공동 단일 의대를 추진하기로 합의를 했었습니다. 발표가 됐고요. 이에 대해 범도민추진위를 비롯한 도내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이를 적극 지지하며 한목소리로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 윤주성: 지리적으로 혹은 물리적으로 떨어진 두 곳에 의대를 설립하는 것이 가능한지 현실적으로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요. 해외에도 이런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까?
◆ 주상윤: 지난 1월 15일 김영록 도지사님께서 공동 단일 의대 설립 성공 사례인 캐나다 NOSM대학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 방문을 하셨습니다. NOSM대학은 의료 취약 지역의 여건 개선을 위해서 1개 대학이 아니라 2개 대학이 연합하여 설립한 공동 단일 의과대학으로서 우리 도의 상황과 아주 유사하다고 합니다. 도에서 NOSM대학 성공 사례를 전남도의 실정에 맞게 적용하여 전라남도 국립의과대학을 반드시 유치할 것이라고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윤주성: 그동안 유치 활동을 해오면서 전남의대 신설에 대한 보건복지부나 정부 여당의 입장도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 어떤 입장이던가요?
◆ 주상윤: 보건복지부에서 오신 분들과 간담회도 해봤는데 의대 증원에 대해서는 무조건 밀어붙이고 공감을 하고 현재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의료 상황을 보니까 필수 의료가 많이 필요하니까 당연히 할 것 같은데 전남의대 신설에 대해서는 많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하고 확답은 못 들었지요. 못 들었고 또 어떤 분은 정부에서 모르는 실무자들을 보면 광주에 전남대학병원이 있지 않으냐. 전남대학교를 전남으로 착각하는 분도 있고 "전남대학교 화순병원이 있으니까 전라남도 화순에 병원이 있지 않으냐" 이렇게까지 어이없는 말씀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실질적으로 전남도의 심각한 의료 환경을 모든 분이 인식하고 있지 않은 느낌이 많이 들었고요. 저희가 앞으로 도민들이 다 결집해서 더 많은 의대 신설을 위해서 큰 목소리를 내고 힘을 보태야 될 것 같습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맞습니다.
윤주성 기자 (y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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