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남북회담 상향식이면 가능...한·중, 대외기조 다르지 않아”

2024. 2. 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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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북과 인도적 협력관계 구축이 우선
원칙은 톱다운 아닌 보텀업식으로
보여주기식 외교나 정치일정 안해
‘미래 준비한 대통령’ 기억되고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박장범 KBS 앵커와 대담을 하고 있다. 대담은 사전녹화 및 편집을 거쳐 7일 밤 KBS 1TV를 통해 94분간 방송됐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남북정상회담 추진 문제와 관련해 ‘보텀업’(bottom-up·상향식) 방식이면 가능하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독자적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비현실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KBS1TV를 통해 방영된 ‘특별대담-대통령실을 가다’에서 “북이 핵을 포기하든 안 하든 정상회담은 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인도적 협력 관계가 필요하고, 톱다운(top-down·하향식) 방식으로 해선 곤란하고 보텀업 방식으로 준비를 해놓아야 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지난해 1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원칙을 이번에 재확인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보여주기식 외교나 정치 일정은 안 하겠다”고 전제하면서도 “그걸(보텀업 방식을) 거부하지 않는다면 저희는 양측의 실무자들 간의 소통과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도적인 협력 관계가 구축된 이후 보텀업 방식으로의 남북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다만 윤 대통령은 북한이 민생경제를 도외시하고 핵 개발에 몰두하는 ‘비(非)이성적 집단’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는 국가를 경영하는 정치집단으로서 저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제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북한 정권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한 비이성적 집단”이라고 규정했었다.

윤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남북관계를 동족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로 규정한 것과 관련해 “단일민족이든 두 개의 국가이든 간에 (북한이) 대한민국을 70여년 이상 공산주의로 적화(赤化)시키려고 한 것은 변함이 없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 재래식 무기를 개발하다가 힘에 부치니까 핵을 개발하고 고도화해 우리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의 주장보다 북한의 군사력과 경제상황, 과학기술 역량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독자적 핵무장론에 대해 “지금 핵을 개발한다면 북한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경제제재를 받게 되고, 우리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현실적이지 못한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국가운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NPT(핵확산금지조약)의 철저한 준수가 국익에 더 부합된다”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미일에 대한 여전한 신뢰를 드러내면서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대만해협 문제나 인권 등 민감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고 보다 열린 입장을 취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중국 간의 기본적인 각각의 국정 기조, 대외관계 기조는 다르지 않다”며 “요소수 사태 같은 것은 있었지만 빠른 시간 내에 관리가 되고 있고, 한중 관계에서 우려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다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즉답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동안 백악관뿐만 아니고 민주당, 공화당 양당과 많은 상하원 의원들도 만났다”며 “여야가 따로 없이 미국의 대외 기조에 대해선 큰 변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30%대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에 대해 국제 경기가 위축되는 등 이유로 다른 나라 정상의 지지율도 하락한 추세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때그때 지지율보다 전체적으로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까지 갈 수 있기 위해선 결국 손에 잡히는 체감하는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약 94분간 방영된 대담의 마지막 질문은 ‘어떤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바라느냐’였다. 윤 대통령은 웃으면서 “어린이를 많이 아낀 그런 대통령, 따뜻한 대통령,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서 미래를 준비한 대통령이라는 인상을 가지셨으면 하는데 얼마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은지·박상현 기자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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