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억 이상 수주 건설업체 '자격' 전수조사한다

서울시, '부실 건설업체' 조사 대상 올해부터 하도액 1억원 이상 업체로 확대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서울 시내의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가 일을 하고 있다. 2024.1.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A 건설회사는 전문건설면허 3개로 기술자 6명을 상시 보유해야 했지만, 실제로는 필수 인력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술자 중 1명은 개인사업을 운영하면서 소득 6000만원을 올리는 등 상시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업체는 서울시로부터 '등록기준(기술자) 미달'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B사는 사무실을 불법 건축물에 설치해 부적절하게 운영해오다가 서울시 현장 조사에서 적발됐다. '등록기준(사무실) 미달'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적합한 건축물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하도액 1억 원 이상 수주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부실 여부를 점검·단속한다고 8일 밝혔다. 조사 지역도 지난해 6개 자치구에서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된다. 시공 능력이 없는 부실 건설업체를 퇴출하고, 제대로 된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지난해 시 발주 건설공사의 하도급업체 10곳을 대상으로 한 시범 단속에서는 2곳이 건설업 등록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에 따르면 2020년 2월 부실 건설업체 단속 이후 지난해까지 4년여간 954곳의 건설업체를 조사, 부적합업체 총 175곳을 적발·조치했다. 적발된 업체는 영업정지(151곳), 과징금·과태료 부과(4곳), 시정명령(3곳), 등록말소(1곳) 처분을 받았다. 나머지 16곳은 행정처분을 위한 청문 절차가 진행 중이다.

부실 건설업체 조사 대상은 시가 발주한 공사에 입찰한 건설업체 중 하도액 기준 1억원 이상을 수주한 업체다. 건설업을 이어 나가기 위한 최소 기준인 기술인력, 자본금, 사무실 등' 건설업 등록기준'에 알맞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서류와 현장 조사를 통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올해부터 시·구 합동으로 '25개 자치구 발주공사'도 점검한다. 구별 1~2건의 공사를 선정해 조사할 예정이다. 시는 조사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건설업 등록기준 조사 지침서(매뉴얼)'를 자치구에 배포할 계획이다. 단속에 앞서 건설업체가 자체적으로 등록 기준에 적합한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개정된 주요 적발 항목이 담긴 '자가진단표'도 배포한다.

김성보 서울시 재난안전관리실장은 "부실 건설업체는 건설업의 공정한 경쟁을 막고 품질 저하, 안전사고 등으로 시민과 업계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며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부실 건설업체는 업계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철저히 단속하는 한편 건실한 업체는 더 많은 현장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