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성과급 달라"…현대차그룹 노사, 설 이후 갈등 불거질까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현대차그룹 노조가 사측에 특별성과급을 요구했다. 설 연휴가 끝난 뒤 지급 규모와 시기 등을 놓고 노사 간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 2일 사측에 "2023년도 최대 성과에 대해 공정한 분배를 하라"며 특별성과급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 기아 노조도 지난 7일 공문을 통해 사측에 특별성과급을 공식 요청했다.

기아 노조는 설 연휴가 끝나고 오는 13일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인다.

특별성과급은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으로 정하는 일반성과급과 달리 경영진 재량으로 지급한다. 그룹 차원에서 성과주의 문화 정착을 위해 2022년 처음 도입했다.

현대차·기아는 특히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 26조7348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노조로부터 특별성과급 지급 압박을 받고 있다.

현대차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특별성과급 규모로 600만원에 자사주 15주(약 360만원 상당) 정도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지급된다면 시기도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배당 기준일인 오는 29일 이전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이는 지난해 특별성과급(400만원+주식 10주)보다 6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노조는 아직 사측으로부터 특별성과급 관련 어떤 제안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 관계자는 "아직 특별성과급 관련 어떤 제안이나 협상도 없었으며, 사측에 특별성과급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이 전부"라며 "설 연휴 이후 관련 일정 등도 정해진 바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와 기아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노조도 입장이 심상치 않다. 이들 노조는 현대차 노사의 협상 과정을 지켜보며 자신들도 특별성과급 요구 강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아직 지난해 임금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현대제철 노조는 오는 22일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옥 앞에서 파업까지 벌일 예정이다. 노조의 확대 간부가 우선 파업을 하고, 점차 강도를 높일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지만, 노조는 전년(2022년) 실적을 기준으로 임금 인상과 특별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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