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체질개선에 10년...정부·기업 일관성 중요” [Bye 디스카운트, Buy 코리아]

2024. 2. 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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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와 기업은 '이번이 우리에게 밀려오는 '캐피털(자본)'을 위대하게 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공감대가 강했다."

이미 10년 전부터 일본 금융청과 상장사는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며 공감대를 형성해왔다는 것이다.

일본 거래소 역시 PBR 정량 지표 개선뿐만 아니라 ▷기업 내 지배구조 위원회 기능을 명확히 하고 ▷사외이사 역할 확립 등 지속가능성과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는 질적 향상에도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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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본 한국증시 밸류업 전략
일률적 ‘PBR 1배’ 저평가 구분 비판
수익성·주주환원 ROE 집중 진단도

“일본 정부와 기업은 ‘이번이 우리에게 밀려오는 ’캐피털(자본)‘을 위대하게 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공감대가 강했다.”

유럽 최대 연기금인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에서 아시아 책임투자를 총괄하는 박유경 전무는 작년 8월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일본 증시가 되살아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이미 10년 전부터 일본 금융청과 상장사는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며 공감대를 형성해왔다는 것이다. 박 전무는 15여 년간 한국·일본 등 아시아 기업의 의사결정, 주주를 대하는 자세를 지켜봐 왔다. 당시 그는 “일본과 달리 한국 지배구조 정책은 정권마다 연속성이 떨어지고 주체 기관도 모호해 기업의 혼란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새해 들어 정부가 일본의 ‘주주친화정책’을 벤치마킹한 정책 도입을 예고했다. 일본처럼 지배구조가 건강한 상장사만 솎아 지수도 개발하고 ETF(상장지수펀드)도 출시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는 지배구조 정책은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제도라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일본 금융당국 역시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정량적 지표 개선뿐만 아니라 주주권익·이사회 체제 강화 등 질적 개선에도 수년에 걸쳐 공을 들였다는 분석에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7일 기업들의 주가 제고 유도 방안인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주가를 포함한 기업가치를 제고할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상장사는 앞으로 기업가치(PBR, ROE 등)가 저평가된 이유를 분석하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등 계획을 기재해야 한다. 적용 대상은 아직 미정이다. 다만, 시총 5000억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와 코스닥 시총 상위 150개사 등이 유력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정부는 자사주 정책을 손보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뒷받침하려는 모습이다. 밸류업 발표 뒤 금융위는 자사주 관련 공시 의무도 강화했다. 자사주 보유 비중이 일정 수준 이상인 경우 이사회가 자사주 보유 사유, 추가 매입 계획 등을 검토하고 이를 사업보고서에 공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자사주 처분 시 목적과 상대방을 선정한 이유 등도 구체적으로 담도록 했다. 증권가에선 당국이 자사주 규정을 까다롭게 만들어 기업들이 자사주를 소각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밸류업’은 전용 플랫폼을 운영하기보다 기업의 자율공시 방향으로 추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PBR 1배 미만 기업들의 목록을 공개하는 이른바 ‘네이밍 앤드 셰이밍’(공개 거론해 망신 주기)도 추진한다. 다른 관계자는 “벌점 페널티가 없더라도 성실히 수행하는 곳과는 최소한의 차별성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률적으로 ‘PBR 1배’를 기준으로 저평가 기업을 구분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렇다 보니 정책 발표 이후 최근 저PBR이 마치 일종의 테마주처럼 치솟고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도 ‘주주가치’, ‘고배당’ 테마에 거래량이 폭증했다.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가업가치 제고가 ‘배당 확대’로 좁혀서 논의되는 흐름에도 우려를 제기한다. 일본 거래소 역시 PBR 정량 지표 개선뿐만 아니라 ▷기업 내 지배구조 위원회 기능을 명확히 하고 ▷사외이사 역할 확립 등 지속가능성과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는 질적 향상에도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2015년 ‘기업지배구조 코드’를 책정하고 주기적으로 점검하며 2~3년 단위로 개정안을 내놓았다. 밸류업 정책이 시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진단도 많았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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