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걷힌' 국세 56.4조원…'쓰지 못한 돈' 수십조원 발생한 이유는

정현수 기자 2024. 2. 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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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부의 불용액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결산산 불용액은 45조7000억원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세수가 부족했던 2013년, 2014년에는 결산산 불용액이 각각 18조1000억원, 17조5000억원이었다.

여기에 16조4000억원 규모의 정부 내부거래도 불용액에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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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청사/사진=뉴스1

지난해 정부의 불용액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불용(不用)액은 말 그대로 쓰지 못한 돈이다. 지난해 세수결손에 따른 교부세와 교부금 감액조정, 예비비 지출 축소 등이 불용액을 늘렸다. 정부는 일시적인 현상 등을 배제한 '사실상 불용액'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8일 오전 한국재정정보원에서 '2023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을 마감했다. 정부는 총세입·총세출 마감을 시작으로 국가결산보고서, 감사원 결산검사 등 회계결산을 본격화한다.

지난해 총세입과 총세출은 각각 497조원, 490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세입은 예산(534조원)에 반영된 것보다 37조원 감소했다. 특히 총세입 중 국세수입은 344조1000억원으로 예산(400조5000억원)보다 56조4000억원 감소했다. 그만큼 세금이 덜 들어왔다는 의미다.

총세출과 총세입의 차액인 결산상 잉여금은 6조5000억원이다. 여기에서 이월액(3조9000억원)을 뺀 세계잉여금은 2조7000억원이다. 세계잉여금은 일반회계에서 364억원, 특별회계에서 2조6000억원 발생했다. 2022년 9조1000억원 규모였던 세계잉여금은 지난해 상당수 줄었다.

결산산 불용액은 45조7000억원이다. 결산산 불용액은 예산현액 540조원에서 총세출(490조4000억원)과 이월액(3조9000억원)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예산현액은 정부의 한해 예산에서 전년도 이월액과 초과지출승인액 등을 합산한 금액이다.

결산산 불용액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세수가 부족했던 2013년, 2014년에는 결산산 불용액이 각각 18조1000억원, 17조5000억원이었다. 경제규모의 확대로 매년 예산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난해 결산산 불용액은 급증했다.

결산산 불용액이 급증한 이유 중 하나는 지방재정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액조정이다. 정부는 지난해 세수 재추계를 통해 교부세와 교부금을 18조6000억원 감액했다. 교부세와 교부금은 국세수입에 연동해 일정 비율로 각각 지방자치단체, 교육청에 자동 배부하는 돈이다.

여기에 16조4000억원 규모의 정부 내부거래도 불용액에 반영됐다. 교부세, 교부금 감액조정과 내부거래를 제외할 경우 불용액은 10조8000억원이다. 기재부는 이를 '사실상 불용액'이라고 표현했다. 예산현액에서 '사실상 불용액'의 비율은 2.0%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관련 비율이 각각 2.6%, 2.1%였다.

김윤상 기재부 2차관은 "정부는 지난해 국세수입 감소에도 불구하고 기금여유재원, 세계잉여금 등을 최대한 활용해 민생 및 경제활력 지원을 차질 없이 집행했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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