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언론이 분석한 '이탈리아 남자 테니스'가 잘 나가는 이유

김홍주 2024. 2. 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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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빨간 머리 청년(야닉 시너)이 호주오픈에서 리버스 스윕승을 거두고  이탈리아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호주오픈 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 이탈리아 테니스가 주목 받고 있다.

이탈리아 남자 선수가 마지막으로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한 것은 1960년의 일이고, 그로부터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흘렀으니 그럴만도 하다.

이들 대회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이 바로 시너로, 그는 2년 전 호주오픈 때 이탈리아 남자테니스의 강점에 대해 물었을 때 이렇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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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빨간 머리 청년(야닉 시너)이 호주오픈에서 리버스 스윕승을 거두고  이탈리아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호주오픈 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 이탈리아 테니스가 주목 받고 있다. 이탈리아 남자 선수가 마지막으로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한 것은 1960년의 일이고, 그로부터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흘렀으니 그럴만도 하다.  

최근 이탈리아 남자 선수들 중에서 먼저 눈에 띈 이는 27세의 마테오 베레티니다. 2019년 US오픈에서 베레티니는 강한 서브를 앞세워 이탈리아 남자로는 42년 만에 이 대회 4강에 진출했다. 4강에서 라파엘 나달과의 경기를 앞두고 베레티니가 말한 '라파에 대한 동경'의 이유가 지금 생각하면 상징적이었다. 그것은 그가 불과 9살 때의 추억 한 조각이다.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기 위해 TV를 켰더니 테니스 경기 중계를 하고 있었다. 바로 나달과 기예르모 코리아의 로마 마스터스 결승전이었다. 말도 안 되는 경기여서 정신없이 보고 있었다. 다음날 학교에 갔더니, 모두가 그 경기를 보고 온 듯 화제가 되고 있었다. '그 경기 대단했지! 너도 그 스포츠를 하고 있지?'라고 물으니 자랑스러웠다."

베레티니의 추억에서 알 수 있듯 TV 중계가 아이들에게 주는 임팩트는 크다. 이탈리아 테니스계는 이 점에 착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테니스 미디어 관계자들에게 "현재 이탈리아 테니스 부흥의 이유는?"이라고 물었을 때 누구나 꼽는 것이 테니스 전문 채널 '슈퍼테니스'다.

슈퍼테니스가 출범한 것은 2018년. 데이비스컵과 빌리진킹컵 중계를 시작으로 ATP투어, WTA투어, 그리고 윔블던으로 점차 확장해 2023년부터는 US오픈 방영권도 따냈다.

슈퍼테니스는 지상파나 케이블 채널을 통해 누구나 24시간 공짜로 시청이 가능하다. 그래서 이탈리아 국내에서는 <유로 스포츠>를 웃도는 시청자수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슈퍼테니스 최대의 장점은 이 채널을 '이탈리아테니스협회'가 완전히 소유,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TV를 이용한 테니스 보급 활동은 로마 마스터스의 관객 동원과 티켓 판매 형태로 환원된다. 로마 마스터스 티켓 구매자 수는 채널이 출범한 2008년 9만9000명에서 10년 뒤 배 이상 늘어난 22만4000명에 달했다.

이탈리아테니스협회는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번에는 ATP 챌린저 등의 대회 개설, 운영에 사용했다고 한다. 이들 대회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이 바로 시너로, 그는 2년 전 호주오픈 때 이탈리아 남자테니스의 강점에 대해 물었을 때 이렇게 답했다.

"ATP 챌린저 등 많은 대회가 이탈리아 내에서 열리고 있는 것이 크다. 젊은 선수들은 와일드카드를 얻어 출전할 수 있다. 물론 당장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협회는, 선수들이 진 후에도 대회장에 남아서 다른 상위 랭커들과 연습할 수 있도록 조율해 주었다. 그게 큰 것 같다."

실제로 2019년 이탈리아오픈에서 와일드카드를 얻어서 대회에 출전할 당시 17세의 시너는 2회전 탈락 후 며칠 뒤 대회장에서 니시코리 케이의 히팅 파트너를 하기도 했다.

시너는 이후 급성장 하며 지난해 조국을 47년만에 데이비스컵 정상으로 이끌었다.

올해 호주오픈 트로피에 이탈리아인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새긴 시너는 협회의 후원에 대해 "엄청 크다. 아마도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내가 지난 몇 년 동안 받아온 서포트는 훌륭하다. 그들은 내 등을 밀어줬고 그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나는 내 자신을 믿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 김홍주 기자(tennis@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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