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서 재밌게 야구 했는데” 한화 37세 외야수는 2017년 AVG 0.332 잊었다…안치홍도 끄덕끄덕[MD멜버른]
[마이데일리 = 멜버른(호주) 김진성 기자] “KIA에서 재밌게 야구했다.”
이명기(37, 한화 이글스)는 2017년 KIA 타이거즈, 2020년 NC 다이노스에서 각각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꼈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06년 2차 8라운드 63순위로 SK 와이번스에 입단해 2017시즌 초반까지 10년간 몸 담았으나 정작 우승은 고향팀이 아닌 이적한 팀에서 경험했다.
이명기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멜버른볼파크에서 “SK 시절 잘 했고 자신도 있었다. 성적도 좋았다. KIA에 있었을 때 좋은 선배가 많았고 팀 성적도 좋았고 감독 코치님 좋아서 재미있게 야구 했다”라고 했다.
2017시즌 초반 4-4 트레이드로 광주에 갔다. 리드오프로 뛰며 115경기서 타율 0.332 9홈런 63타점 79득점 OPS 0.820으로 펄펄 날며 KIA의 통합우승을 견인했다. 당시 KBO리그가 타고투저가 심했지만, KIA 타선이 막강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명기가 기름을 부었던 것 역시 사실이다.
2019시즌을 끝으로 NC로 이적했고, 2020년에도 타율 0.306에 2홈런 45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또 한번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후 하락세를 탔다. 코로나19 술판파동 탓에 2021시즌 56경기서 타율 0.293, 2022시즌 94경기서 타율 0.260에 그쳤다.
NC는 2022-2023 FA 시장에 나간 이명기에게 관심이 없었다. 퓨처스 FA 한석현과 계약했고, 군 복무를 마친 김성욱이나 타격 재능이 있는 천재환 등을 활용할 계획을 잡았다. 결국 이명기는 1년 1억원에 NC와 계약한 뒤 한화로 트레이드 됐다.
2023시즌에 제대로 보여줬다면 연봉이 대폭 올랐을 텐데, 4월7일 대전 SSG랜더스전서 도루를 하다 발목을 다치면서 6개월간 재활해야 했다. 14경기서 타율 0.175 5타점 2득점 OPS 0.414 득점권타율 0.200. 결국 올해 반드시 보여줘야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다.
그런데 이명기의 생각이 좀 바뀌었다. 우선 자신이 꼭 경기에 나가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팀에 좀 더 헌신하는 자세가 돋보인다. 그리고 과거의 좋았던 점을 굳이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는 “과거의 좋은 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잘 안 되더라. 나이를 막으면 신체가 계속 변한다”라고 했다.
KIA 시절 한솥밥을 먹은 안치홍과 6년만에 재회했다. 안치홍 역시 그 시절이 최전성기였다. 이명기는 “치홍이랑 얘기했는데,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현재에 맞는 폼으로 치는 게 맞다고 얘기했다. 기본적인, 중요한 것 빼고는 지금 상황에 맞춰서 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책임감도 더 커졌고, 후배들이 어떻게 하면 야구를 잘 할까 고민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정)은원이가 잘 해서, 리드오프를 맡는 게 팀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나도 잘 해야 하지만, 예전처럼 개막전부터 무조건 나가는, 그런 위치는 아니다. 물론 준비도 열심히 하고 있고 나가면 자신있다”라고 했다.
달라진 자신을 인정하고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다. 그리고 한화 후배들이 잘 되길 진심으로 바랐다. 한화는 이런 선배를 올해 단 5000만원에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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