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세 간이과세 기준 1억400만원으로 상향…민생 활력 제고
간이과세자 기준 30% 상향…"14만명 혜택볼 듯"
세수 결손 4천억…정부 "경제성장으로 대응 가능"
전기료 한시적 20만원 지원…연매출 3천만원 이하 대상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기준이 현행 8000만원에서 1억4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한시적으로 연매출 3000만원 이하 영세 소상공인에게는 최대 20만원의 전기요금도 지원한다. 소액영업소득자의 간이회생절차도 최대 6개월 이상 단축돼 빠른 채무조정(빚줄이기)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8일 서울 성수동 소상공인 현장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 열 번째, 함께 뛰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살맛나는 민생경제’를 개최하고 이 같은 정책을 내놨다. 전기요금과 이자비용 지원과 폐업 위기 안전망 확충을 통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먼저 영세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세금 부담 완화를 위해 연매출 8000만원 미만까지 적용받는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기준을 30% 상향한 1억400만원까 올린다. 간이과세자는 개인사업자 중에서 부가가치세율이 낮고 세금계산서 발행 의무가 면제되는 소규모 사업자다. 간이과세자 기준 상향으로 14만명의 소상공인·자영업자가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간이과세자 기준 상향으로 세수 결손은 4000억원 정도가 예상된다”며 “통상적인 경제성장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 결손보다 지원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달중에 부가가치세법령을 개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올해에 한해 연매출 3000만원 이하 영세 소상공인 대상으로 사업자당 최대 20만원까지 전기요금을 지원한다. 전기요금은 1킬로와트(㎾)당 2021년에는 100.7원이었다가 지난해에는 11월 132.4원까지 급등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오는 15일 신청 안내 공고를 내고 21일부터 신청을 받아 다음달 초 지원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전자기기(냉난방기,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와 에너지 절감효과가 높은 설비(고효율 히트펌프 및 LED 조명)를 설치할 때는 각각 40%와 70%의 지원을 받는다. 개방형 냉장고를 도어형으로 교체·개조·신규 설치해도 소요비용의 40% 지원 받는다.
◇이자부담·대출지원
정부는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도 경감한다. 7% 이상 고금리 대출을 이용 중인 중신용자 소상공인은 오는 26일부터 최대 10년 장기 분할, 4.5% 저금리 대환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소상공인은 또 다음 달 29일부터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에 납부한 이자를 최대 150만원까지 돌려받게 된다. 최대 300만원의 은행권 이자환급은 지난 5일부터 이미 시작됐다.
정부는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운영자금 등을 빌릴 때 꼭 필요한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의 보증 재원을 1조원 늘려 소상공인 대출 문턱을 낮춘다. 취약 소상공인 11만명에게 3조7000억원 규모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정책자금을 공급한다.
정부 관계자는 “자영업자 부채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약 2배 증가하고 체감경기 회복 지연과 고금리 영향 가중으로 연체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 부채는 2019년 686조원에서 지난해 3분기 1052조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0.79%에서 1.24%로 증가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는 고금리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다보니 소상공인의 비용 이슈가 가장 큰 상황”이라며 “원가 부담을 완화하려는 대책을 많이 발표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시에 자생력을 키울 수 있게 구조개선을 도모할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구조개선 차원에서 소상공인의 빠른 채무조정을 지원해 폐업 부담도 낮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소액영업소득자가 간이회생을 받는 데 걸리는 법정 소요기간을 최대 6개월 이상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소액 영업소득자는 회생절차 개시 신청 당시 회생채권 및 회생담보권 총액이 50억원 이하 채무가 있는 영업소득자를 말한다.
정부는 이밖에 전통시장에서 쓰면 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을 지난해보다 1조원 늘린 5조원 규모로 발행한다. 또한 골목형 상점가를 새로 지정해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을 25만개로 대폭 확대키로 했다.
노희준 (gurazi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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