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경산수화로 담은 전북과 영월의 산하…위대한 감동에 '눈물'까지

최인 기자(=전주) 2024. 2. 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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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홍성모 화백,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기념 '전북의 산하 그리고 영월' 전시회 마무리

'실경산수화의 대가' 오산(悟山) 홍성모 화백의 '전북의 산하 그리고 영월展'이 새해 벽두 전북 문화예술계에 적지 않은 화두와 자극을 던져주면서 마무리됐다.

전북 부안 출신인 홍성모 화백은 전북의 산하는 물론 20대 후반부터 강원도 영월의 빼어난 산수에 매료돼 실경산수화를 통해 영월을 알리는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실경산수화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는 홍 화백은 올해 초에 겸재미술관에서 '영월에 들고 영월을 품다' 展을 성황리에 마쳤으며 영월관광센터와 영월군 예술창작스튜디오에서 '영월 10경과 영월인의 천년미소 창녕사터 오백나한상' 전시를 개최하는 등 전문인들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전시를 이어갔다.

2024년 1월 18일부터 2월6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관(1,2,3층)에서 가진 2024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기념 초대전 '전북의 산하 그리고 영월'전시회는 그래서 더욱 의미를 더했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고향인 전북 부안의 곳곳과 전주향교, 전동성당, 군산 선유도와 장자도를 비롯해 강원도 영월의 산하를 담은 5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월명무애 200cm*920cm 한지에 수묵담채 2019 ⓒ프레시안
<프레시안>은 전시회가 마무리되기 이틀 전에 전시장을 찾아 홍성모 화백과 얘기를 나눴다.

프레시안: 고향에서 때 맞춰서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기념하는 초대전을 열었는데 모처럼 고향에서 이처럼 규모가 큰 대작 전시회를 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홍성모 화백(이하 홍성모): 일단 저 자신이 고향에 대한 보은을 좀 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을테고 그런 뜻에서 굉장히 나 자신이 기뻤고 또 전북의 산과 강을 화폭에 옮기면서 또 보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너무 멀리서 소홀히 했구나하는 아쉬움도 크게 일었다. 차후에는 지금 영월에서도 하고 있지만 옛날에 했던 그것들을 좀 보완해서 전북의 산과 강에 대해서도 역사적인 스토리텔링을 하고 싶다.

프레시안: 이번 전시를 전북도민들이 보면서 홍 화백의 고향이 원래 전북 부안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전북에 머물면서 계속 작품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이제 전북인의 바람일텐데….

홍성모: 아직은 올해까지 영월에서 마지막 남은 작품이 65m 길이의 동강 4계를 그리는 미디어 아트로 영상으로 제작하는 것이 남아 있다. 그걸 봄 여름 가을 겨울 해서 그 안에 동강이니까 래프팅 하는 것도 있고 심마니들의 활동도 담고 그걸 미디어 아트로 완성하고 나면 이제 올해가 갈 거고 이걸 총망라해서 서울에서 영월군 지원 주최해서 전시회가 남아 있고 그러고 나면 이제 조금은 이제 제1 고향인 고향과 제2 의 고향을 했으니까 이제 또 전북에 산과 들과 강도 이제 섭렵해서 글로 한번 쓰고 화폭으로 옮기고 싶다.

그는 '동강 4계'를 그리기 위해 지난 2년여 동안 동강 현지를 답사하고 사생을 하면서 준비했다고 한다. 길이 끊기면 래프팅을 하고 드론을 날리면서 동강의 유려한 자연을 눈에 담고 다리품을 팔아 그곳에 얽힌 절절한 사연들을 채집하고 그 이야기들을 동강 4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고 한다.

영월읍 앞에서 시작한 동강은 평창을 거쳐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가수리까지 이르는 전체 길이가 65㎞인데 이를 100분의 1로 축소해 65m의 화폭에 담고 있다.

프레시안: 전북하고 영월은 지리적 특성이 좀 다르지 않는가? 전북은 평야지대지만 영월은 완전히 산악지대인데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나?

홍성모: 영월에 처음에 반한 이유가 부안고향에 있는 우리 집이 완전한 평야이기 때문에 논에서 해가 뜨고 해가 지는 풍경에 익숙해 있다. 그런데 처음 1982년에 영원을 처음 갔을 때 거기는 앞뒤로 산하고 강 밖에 없었다. 전북 부안은 어디 가도 막히는 데가 없는데 영월을 가다 보면 산에 막히고 또 강으로 막히고 가다가 또 되돌아와야 되고 꽉 막혀 있지만 그래도 인심이라든가 문화적인 마인드라든가 지역 인사들의 영월을 바라보고 사랑하는 마음이 잘 정립돼 있었다. 그래서 내가 노후에 평생 뼈를 묻으면서 그림 그릴 수 있는 곳은 강원도 영월인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그런 자연을 품고 있는 영월이 부럽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지금 영월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한상 두부 작 ⓒ프레시안
프레시안: 또 영월이 '단종애사'라는 이런 스토리텔링이 있기 때문에 그걸 그림으로 표현했는데….

홍성모: 그렇다. 영월군은 반경 5㎞ 이내에 문화재와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환경이 다 같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걸어서 10분만 걸어서 5분만 나가도 내가 화판 들고 가서 그릴 수 있는 풍경이 있다. 또 단종은 불과 4개월 동안만 영원에서 머물면서 살았지만 6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월 사람들은 단종을 신처럼 모시고 '영월은 곧 단종'이라고 말한다. 영월군 문화관광 정책도 보면 단종에 대해서 스토리텔링을 쫙 해 놨어요. 그래서 작년에도 국내 관광 순위 상위권에 든 지자체가 영월이다.

프레시안: 전북에 대한 관심도 앞으로는 많이 가질 텐데 전북에는 어떤 점이 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홍성모: 일단 와서 보니까 사람들이 많이 '놀랐다'라는 말을 하더라. 이런 큰 전시들이 없고 또 좋은 작가들도 많은데 그런 작가들이 너무 문화 정책에 있어서 너무 소외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들고 또 이런 계기로 인해서 문화 예술인들이 이렇게 좀 발돋움하고 자기 작품만을 하면서 생활할 수 있는 또 발표할 수 있는 그런 공간들이 좀 많았으면 하는 그런 바람을 갖고 있다.
▲향적봉에 서서 95cm*211cm 한지에 수묵담채 2023 ⓒ프레시안
프레시안: 앞으로 홍 화백께서 전북의 산하를 그림으로 표현하신다면 어떤 점을 표현하고 싶은가?

홍성모: 어차피 내가 스토리텔링 작가니까 또 그림을 그리면서 글을 쓰니까 일단 전북 곳곳에 숨은 곳들을 찾아내고 끄집어내서 '아~ 전북에도 이런 산하가 있구나. 이런 강이 있고 산이 있고 이런 들이 있구나' 라는 것을 좀 표현하고 알리고 싶은 그런 마음이다.

프레시안: 전라북도특별자치도 출범을 기념해 열린 이번 홍 화백의 초대전을 도민들이 많이들 오셔서 보셨을 텐데 전북 도민들에 대한 한 말씀도 부탁드린다.

홍성모: 이번 전시기간 동안 너무너무 사랑해 줘서 고맙고 또 많은 사람들이 와서 이렇게 작품 보고 전국에 또 14개 시군의 그림들을 보고 '여기 우리 집이 있네' '우리 동네네' 그런 것들을 기쁜 마음으로 보고 또 어떤 그림을 보면서 내가 설명을 해 줄 때 눈물까지 흘리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저의 애향심도 고취시키고 감동시켰다. 이번에 전북에 대한 작품은 광범위하지만 그래도 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앞으로 도내 14개 시군의 아름답고 알리고 싶은 곳을 좀 더 많이 광범위하게 그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프레시안: 홍화백의 작품의 특징을 간단하게 설명해 달라.

홍성모: 저는 대학(원광대 미술교육과 졸)에 다닐 때는 서양화를 전공하다가 건강 상의 이유로 동양화로 옮겼지만 저는 실경 산수를 하고 있다. 실경이라면 우리 산수에서 실경산수와 진경산수와 관념 산수가 있는데 저는 이제 관념보다는 일단 실제 있는 풍경을 현장에 찾아가서 그곳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또 그 동네에 대한 풍경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그걸 풀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제 작품은 실제 있는 풍경과 실제에 있는 글이 공존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프레시안: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줘서 감사하다. 앞으로 전라북도에 대한 관심도 많이 가져주시고 전북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서도 깊은 관심을 가져 주기를 당부드린다.
▲남천교 청연루 160cm*336cm 한지에 수묵 2023 ⓒ프레시안

[최인 기자(=전주)(chin5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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