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 친모에 징역 8년 선고

권상은 기자 2024. 2. 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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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 2명을 살해하고 냉장고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친모 고씨가 작년 6월 30일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자녀 2명을 출산하고 곧바로 살해한 뒤 시신을 수년간 냉장고에 보관해 온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의 30대 친모에게 1심에서 징역 8년형이 선고됐다. 이 사건은 신생아 번호는 받았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이른바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는 계기가 됐다.

수원지법 형사 12부(재판장 황인성)는 8일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모(36)씨에 대해 이같이 선고했다. 검찰의 구형량은 징역 15년이었다.

고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병원에서 여아와 남아를 출산한 뒤 자택과 집 근처 골목 등에서 살해하고 비닐봉지에 넣어 수원시 장안구 자신의 아파트 냉장고 냉동실에 시신을 보관해 온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고씨는 이미 3명의 자녀를 두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또 출산하게 되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감사원이 보건복지부에 대한 감사를 벌이는 과정서 드러났다. 감사원이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출생 미신고’ 영아 사례를 발견해 수원시에 통보했고, 수원시는 고씨를 수사해달라고 경찰에 의뢰했다. 지난해 6월 21일 자택 압수수색에 나선 경찰은 냉장고에서 피해 아동 시신 2구를 발견하고 고씨를 긴급체포했다.

고씨는 지난달 18일 결심공판 최후 진술에서 “아이들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엄마였지만 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보듬어야 할 아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줬다”며 “세 아이를 키우면서 경제적으로 허덕이고, 이 아이들(피해 아동들)조차 지킬 수 없다는 찰나의 잘못된 선택으로 아이들 모두에게 되돌릴 수 없는 일을 저질러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고씨는 현재 임신 중인 상태로, 이달 말쯤 출산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검사와 변호인이 제출한 출산대책, 이 사건 범행의 내용이나 피고인의 심리상태를 종합했다”며 “구치소의 보호 아래 연계된 병원에서 출산을 하는 것이 산모와 아이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더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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