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결성·전공의 집단행동 시사…정부 “엄정대응할 것”
“어떤 희생 치르더라도 반드시 승리할 것”
전공의 파업 참여 여부 관심 쏠리는 가운데
복지부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내려
尹 “의대 증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정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의료계에서 집단행동에 돌입하기 위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맞서 정부도 수련병원마다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리고 윤석열 대통령 역시 “의대 정원 확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정부와 의료계 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의협은 지난 7일 오후 8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결의문에서 “정부는 (의협과의) 의료현안협의체를 애완견에 채운 목줄처럼 이리저리 흔들며 시간을 보내다 의대 정원 증원이라는 목적 달성을 앞두고 싫증난 개 주인처럼 목줄을 내던지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강도 높게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즉각적이며 실효적인 투쟁을 위해 가장 강력한 형태의 ‘의대 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대위’를 구성하고 비대위에 투쟁의 전권을 부여하겠다”며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전 회원의 동참과 전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한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추진을 규탄하는 동시에 격렬한 투쟁 서막이 올랐음을 공표한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임시대의원총회는 비대위 설치 자체를 의결하기 위해 열려, 이날 당장의 의협 집단행동 계획이 구체화되진 않았다. 비대위원장 선출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가 맡게 됐다.
의협 관계자에 따르면 애초 임시대의원총회는 설 연휴 이후 열릴 것으로 예상됐다. 긴급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맞춰 비대위 체제로 발빠르게 전환해야 한다는 판단 하에 개최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의협이 설 직후 총파업에 나설 시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 파업 참여 여부가 파급력을 좌우하게 되는 만큼, 전공의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파업에 대한 공식적인 계획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앞서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집단행동 가능성을 충분히 시사해왔다.
지난 5일 대전협은 수련병원 140여곳, 전공의 1만여명을 대상으로 ‘의대 증원 시 단체 행동에 참여하겠느냐’를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8.2%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빅5’로 불리는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의 설문 참여율은 86.5%다.
정부의 의대 증원 2000명 계획이 발표된 직후 ‘빅5’ 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들이 별도의 집단행동을 준비하는 것은 아닌지 주목받는 이유다. 해당 병원의 전공의들이 아직 계획을 구체화한 것은 아니며, 대전협의 설문에 참여 의사를 밝힌 정도이다.
다만 일부 병원 전공의협의회는 자체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논하면서 집단 행동 발생 시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협은 설 연휴 마지막날인 오는 12일 온라인으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어 의대 증원 등 의료현안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박단 대전협 회장은 지난 7일 SNS에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발표, 보건복지부의 (집단행동 금지)명령 등 작금의 사태에 유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발표한 의대 증원 규모를 두고 “(2000명은) 너무 지나친 숫자”라며 “할 수 있는 모든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불법 집단 휴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의 기조를 세우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복지부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7일 서울시청에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 주재로 회의를 열고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에 대응했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기 전에 일부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서 제출을 검토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각 수련병원에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렸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7일 KBS 대담을 통해 “의대 정원 확대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인 것 같다”며 “우리나라 고령화 때문에 의사 수요는 점점 높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 증원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 인력을 확대하면서 의사의 법적 리스크를 많이 좀 줄여주고, 보상 체계를 좀 공정하게 만들어주는 한편 소아과, 산부인과, 응급의료, 외과, 흉부외과 이러한 필수 진료를 의사들이 지킬 수 있게 하는 정책, 지역 의사들이 전부 수도권으로만 가지 않고 지역 완결적 의료 체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더는 지체할 수 없게 의료 개혁을 추진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의대 증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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