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국 단체 관광객 모집 중단…M503항로 변경 보복조치

문예성 기자 2024. 2. 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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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즉각 반발…"대만 민중과 관광업계 불만 키울 것"
【타이베이(대만)=AP/뉴시스】 대만 당국이 7일 자국 여행업계에 중국 단체 관광객 모집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최근 중국이 대만에 가장 근접한 M503 민간항로를 일방적으로 조정한 데 대한 보복조치로 풀이된다. 사진은 2019년 지난 6월1일 대만 타이베이의 장제스(蔣介石)기념관을 찾은 중국 관광객들의 모습. 2024.02.08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대만 당국이 7일 자국 여행업계에 중국 단체 관광객 모집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최근 중국이 대만에 가장 근접한 M503 민간항로를 일방적으로 조정한 데 대한 보복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대만 교통부 관광서는 “중국은 지금까지 대만 단체 관광 허용과 관련된 조치를 내놓지 않았고, 또한 M503 민간항로를 일방적으로 조정했다”면서 “이에 중국 본토 관광 모객을 즉일 중단한다”고 밝혔다.

관광서는 다만 3~5월로 예정된 일부 중국 단체관광 상품의 모객이 마무리된 점을 감안해 이들 상품은 예정대로 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전했다.

중국과 대만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초 상호 단체관광을 중단했다.

중국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간 봉쇄했던 국경을 지난해 초 개방하면서 대만인의 중국 단체관광은 허용했지만, 중국인의 대만 단체관광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한국, 미국, 일본 등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하면서도 대만은 대상 지역에서 제외했다.

대만도 2020년 코로나19 이후 지금까지 양안 단체관광 불허 입장을 고수해 왔다. 다만 지난해 8월 매일 상호 방문자 수를 2000명으로 제한하는 양안 단체관광 재개 방안을 발표했지만, 실제 이행하지는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달 초 왕궈차이 대만 교통부장은 "오는 3월1일부터 대만인의 중국 단체관광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M503 항로 변경으로 대만이 중국 단체관광 재개 계획을 번복한 것이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은 “관광은 상호적이고 서로 선의를 보여주는 일”이라면서 “대만은 (중국에) 선의를 보여줬지만, 중국은 대등하는 선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정부의 대만 사무 부처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대만판공실)의 주펑롄 대변인은 “대만 민중은 본토 관광 재개를 오래 전부터 기대해 왔고, 대만 관광업계도 민진당 당국에 관광금지령을 취소할 것을 촉구해 왔다”고 밝혔다.

주 대변인은 “대만 관련 부처는 지난해 8월부터 중국 단체 관광 재개 계획을 발표하는 동시에 부가조치를 제시했는데 이는 정치적 속임수”라면서 “오늘 관광부처는 기존 (단체 관광 재개) 계획을 버리면서 언행이 앞뒤가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조치는 양안동포 간 교류를 저해하고 양안동포의 복지를 훼손하며 민진당 당국에 대한 대만 민중과 관광업계의 불만만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저녁 중국민항국은 사이트에 게재한 성명에서 “2월1일부터 M503 남하 항로의 편치(編置·절충조치)를 취소하고 W122와 W123 항로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비행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중국민항국은 또 "이번 조치는 (해당) 공역에서의 운항 효율을 높이기 위한 최적화 조치"라고 설명했다.

M503 항로는 대만해협 중간을 가로 지나는 남북 항로로, 대만 중간선에서 약 7.8㎞ 떨어져 있다. 이 항로에서 둥산시·푸저우시·샤먼시를 가로로 연결하는 것이 W121·W122·W123 항로다.

중국이 2015년 1월 이들 항로의 개통을 일방적으로 선언하자 대만 당국은 민간 항공편 안전을 이유로 강력히 항의했다. 이후 중국은 대만과의 협상 끝에 기존 M503 경로에서 서쪽(중국쪽)으로 6해리(약 11㎞) 떨어진 절충(offset) 항로를 사용하고 W121·W122·W123 항로는 잠정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만이 비행정보 구역 근접성을 이유로 반대했음에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18년 중국의 제안을 받아들여 M503을 항로로 승인있다.

중국 민항국은 2018년 1월 M503 북상 항로의 사용과 W121·W122·W123의 동쪽에서 서쪽으로의 사용을 일방적으로 선언해 대만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중국의 일방적 항로 변경은 대만해협 중간선을 무력화하고 친미 독립 성향의 민진당 당국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sophis7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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